책, 너무 친한 친구들은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중 2번째 작품이다. 먼저 출간되어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4번째 작품이었다. 시리즈가 차례로 발간 되지않고 4권부터 발간 된 이유는 정확하진 않지만 4권 작품으로 인기소설로 완벽하게 자리잡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물론 2권을 읽어본 현재의 시점으로 봤을 때 1권부터 차례로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현재 2, 4권만 내왔고 곧 5권이 출간 될 예정이다. 국제도서전에 갔을 때 원작으로 구매하고 싶었지만 그 역시 판매중인 상품이 아니었다. 진작 타우누스 시리즈를 알았더라면 지난 독일 방문 때 소장용으로 전작을 구매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내용은 타이틀에 거의 드러나 있다. 6월, 월드컵의 열기로 수사중인 형사들역시 축구중계에 관심이 뜨겁던 어느 날 동물원 우리에서 사람의 손이 발견된다. 얼마지나지 않아 한쪽 발과 그리고 그 두부위가 제거된 시체가 발견되는데 환경운동가이자 교사인 '파울리'였다. 파울리에게는 적이 많지만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타이틀을 통해 살인자가 대략 누구일지 요나스의 죽음 이후 짐작이 되었을 것 같다. 갑자기 누군가와 친해지면 주변인들은 그 둘 사이를 의심하거나 '들어온 돌'에 대한 의심을 갖기 시작한다. 정말 순수하게 친해질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다. 파울리의 친구들 역시 환경운동을 통해 만났고 그 역시 친구의 애인을 지나치게(?) 위로 해주어 아내와 결별하기도 하는 등 흥미롭다 못해 은근 막장스럽기도 하지만 쿨하게 넘어가 줄 정도를 정확히 지켜냈다.

 

하지만 책을 단순히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찰떡 궁합 수사물로만 해석하기에는 너무 아쉽다. 왜냐면 이 책은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와 남편과 헤어진 여형사 피아의 성장소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제 소시지공장장의 아내로 그동안 자비로 책을 출간하며 남편의 투정을 받아내야 했었다. 여형사 피아역시 전 남편에게 한쪽 발을 넣었다가 동물원장 산더에게, 저돌적임과 동시에 지나치게 여린 루카스에게 붙들려 흔들리고 있었다. 그 뿐인가. 그녀를 따라다녔던 스토커에 의한 잔혹한 사건에 오랜시간 괴로워했다. 저자는 끊임없이 글을 썼고 그녀는 자신의 감정에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 저자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피아는 연인이 생겼다. 물론 피아의 우유부단한 태도와 공과사의 선을 지키지 못한 흐트러진 모습도 보였지만 그녀가 감정을 철저히 단속하고 외면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인간적이고 발전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권의 책속에 독자의 시선에 따라 느껴지는 감동요소가 많다. 불안한 청춘들에게는 루카스와 그의 친구들의 방황이 맘에 들것이고 연인을 잃은 아픔에 허우적대는 이들에게는 스베냐와 피아의 감성에 흔들리기도 할 것이다. 혹은 사랑자체나 기대자체, 그리고 가정환경적 요소로 유년시절 부터 괴로워했던 사람들 조차 등장인물들의 아픔에 동병상련의 감정이 들 수도 있다. 그뿐인가. 열거하면 끝이 없다. 나이들어 등단하는 작가들은 자신의 삶속에 묻어있는 깨달음을 감출수가 없는 법이다. 무슨 고민이 있었든 그대가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심각하게 잔인하지 않으면서도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범인을 추적하며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방법, 너무 친한 친구들을 읽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