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웰빙이 큰 흐름을 놓지 않고 있다. 지금 당장의 핫 이슈가 될 만큼 거세게 떠오르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중요한 키워드이다. 이에 맞춰서 바쁘게 몰아붙이는 삶이 아니라 한 템포 쉬면서 여유롭고 느긋하게 사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도끼질을 해서 이긴 사람은 쉴 새 없이 도끼질을 했던 사람이 아니라 중간중간 잠시 멈추고 도끼 날을 갈아주었던 사람이었다는 우화도 있듯이 나도 쉼에 대해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정작 바쁜 삶 가운데 휴식할 시간을 내기는 어려웠다. 지난 학기에 나는 왠지 분주한 삶을 살았다. 학점에도 신경쓰고 교회생활에도 신경쓰고 동아리 일에도 신경쓰느라 잠시 손에서 할 일을 놓고 있다고 해도 머릿속에서는 다음의 일정과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했다. 그 속에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나님의 평안'이 느껴질 리는 만무했다. 방학하고 나서야 여유가 생겼고, 그 중에 하나님의 휴식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 눈이 번쩍 띄었다. 어찌 손이 아니가리오.

내게는 휴식이라고 하면 왠지 게을러지는 것 같고, 아무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낸다는 기분이었다. 바쁠 때는 바빠서 죽겠다고 하지만, 할 일이 없을 때도 정말 심심해 죽을 것 같은 것이 사람이다. 바빠서 여기저기서 나를 찾는 것은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은데, 할 일도 없고 나를 찾는 사람조차 없으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함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으면 내 존재를 인정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도.

하지만 이 책은 나의 불안을 잠재워 주었다. 휴식을 통해 버릴 것을 버리고 하나님의 주되심을 인정할 수 있는 시간으로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또 잠시 멈춤에 대한 의미의 재해석을 해준 것이 내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휴식과 안식하기를 오히려(!) 훈련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을 알것 같다. 내가 이제까지 쉰다고 했던 것은 진정한 쉼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정작 진짜 바쁜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만큼의 여유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휴식이, 하나님이 주시는 안식이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그것을 깊이 고민할 시간조차 없다고 느낄 사람이 많지 않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