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는 내가 좋아하고 즐겨보는 장르이다. 많은 여행관련서적들을 살펴보면 예쁘고 멋진 풍경과 건축물을 찍은 사진들이 많이 나오고 그곳에 가는 방법, 주변관광지, 추천 맛집 등이 주로 다루어지는데, <지하철 타고 도쿄 한 바퀴 지하철 명물 여행>은 조금 특별하게 다가왔다. 여행관련서적치고는 너무나 얇은 두께에 한번 놀랬고 안에는 여행서적에 나오는 흔한 사진들이 없어서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도쿄의 지하철역을 따라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관광을 하게끔 안내하는 이 책에는 사진이 없다. 귀엽고 깜찍하고 정감 넘치는 일러스트가 사진을 대신하고 있는데, 그림으로 즐기는 도쿄가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작가의 전작 <지하철 타고 도쿄 한 바퀴 야마노테선 명물 여행>을 보지 못했는데, 이번 편과 같은 시리즈라면 살펴보고 싶다. 도쿄 지하철의 주요 역 주변을 돌며 지역 주민과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먹을거리, 잡화, 문화콘텐츠 등을 하나하나 직접 손그림으로 그려 소개한만큼 정성가득하고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도쿄에 이렇게 명물이 많이 존재한다는 점도 부러웠다. 흔한 과자하나도 빵하나도 자신들만의 상품으로 바꿔 관광객들의 이목을 끄는 일본인들의 정신이 너무나 부러웠다. 흥행하는 상품이라면 일단 수용해서 더 많이 돈을 벌어 이윤을 남기기 위해 정신없이 외국문물을 수용하는 우리나라사람들이 나는 늘 안타까웠다. 한국적인 것들이 너무 많이 사라지는 것 같아 늘 아쉬웠는데, 일본은 자신들의 것을 소중히 지켜가는 것이 흔한 먹거리나 장신구에서도 느껴져서 부럽기도 했고 슬퍼지기도 했다.

도쿄에는 지하철이 노선만 13개에 역은 무려 200개가 넘는다고 한다. 도쿄가 꽤 큰 지역이라고해도 200개의 지하철역이 도시 곳곳에 퍼져있다면 조금만 걸어가면 지하철역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말인데, 지진이 심한 나라이면서 지하철이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어딜가나 손쉽게 지하철역을 찾을 수 있어서 낯선 이방인들에게 조금은 위안이 되고, 지하철을 타고 도쿄를 하루동안 마음껏 관광할 수 있게 1일 패스권을 생각해낸 발상이 괜히 나온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도쿄의 명물은 다름아닌 지하철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하철로 떠나는 도쿄여행 이 책을 참고해서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