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캐릭터와 카툰의 이해력을 높히고 그림이 어렵지않음을 알려주고 싶은 김충원 저자의 마음이 담겨있다. 연필은 4B나 2B가 좋은지 샤프가 좋은지.. 지우개는 어떤걸 써야 좋은지.. 드로잉을 하기 위해 종이는 어떤 것을 써야하는지.. 등등. 그림을 그리기 위해  준비해야할 것도 잊지않고 챙겨주신다. 

난 컵같은 사실적인 사물이 단순화과정과 의인화를 통해서 유쾌하고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로 변신해가는 것이 신기했다. 정교하게 그린 그림보다는 최대한 단순하게 귀엽고 깜찍하게 그린 캐릭터가 더 정감있어 보인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사진이나 각종매체를 통해 본 익숙한 사물의 형태에 약간의 '변형'을 해서 더 독특하게, '유머감각'이란 양념을 더해 더 재미나게, 어느 한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더 익살스러워지는 캐릭터화 작업이 꽤 흥미로웠다.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잡고 몇 컷으로 할 지 정하는 것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들을 비교해볼 수 있어서 신기했고, 이런 작업들이 모여서 한권의 만화책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만들기 쉬운(?) 만화책에 관한 설명도 너무 신기했다. 

선과 명암을 통해서 최대한 간결하게 대상의 특징을 잡아 표현한 캐리커쳐 작업은 새롭고 신선한 부분이었다. 연필, 펜, 붓 등 어떤 것으로 그리느냐에 따라 캐리커쳐의 느낌이 달라지는데, 같이 실린 그림을 통해서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또 고정관념을 깨서 정말 재치있는 이야기를 담은 카툰을 봤을때는 상상력이라는 것의 중요성도 새삼 느꼈다. 

책은 '스케치 쉽게 하기'라는 이름처럼 예를 하나하나 다 보여줘서 이해가 더 쉽게 잘 되었고, 무엇보다도 아기자기한 캐릭터들과 캐리커쳐들, 재미난 카툰을 본다는 자체가 더 즐거웠다. 그리고 그림이라는 것이 멀게 느껴지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책의 뒤쪽 부분은 직접 연습해 볼 수 있는 연습장으로 되어있어서 연필만 있다면 바로 연습해볼 수 있다. 드로잉의 기본인 선 긋기 부터 다양한 얼굴 표정 만들기, 상상력을 동원해서 카툰 완성하기.. 등등. 재미나게 그림을 그려 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보고 나서 나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고, 멋진 캐리커쳐를 그려보고 싶어졌다. 아직은 남들에게 내보이기 꽤 부끄러운 실력이지만 시간이 더 지난 뒤에 분명 달라 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