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어린 시절 고양이에 물렸던 기억도 없고 딱히 고양이로 인해 내 삶이 달라진 적이 전혀 없는데, 이상하게 고양이가 무섭고 싫었다. 작고 연약한 강아지, 토끼들은 귀여워했는데도 좀처럼 고양이만큼은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나도 그리고 고양이들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하나가 될 수 없었던 사이인 모양이다. <고양이처럼 나는 혼자였다>란 제목을 보니 왠지 고양이도 외로워보이고 나도 저자처럼 쓸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내가 기억하는 고양이의 모습은 밤길을 어슬렁 거리거나 담을 넘나들던 길고양이의 모습이었다. 외로워보이면서도 날 무섭게 쫓던 눈빛이 머릿속에 각인되서 오랜 시간 고양이를 좋아하지않았던 것 같다.

 

왜 저자처럼 고양이와 친하게 지내지 못했을까? 고양이를 특히나 이뻐하며 기르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개와 다리 고양이가 시크해서 그들의 시크한 매력이 좋아서 기른다고 했다. 애완동물이라면 당연히 주인을 반기고 애교도 부려야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있던터라 혼자 도도한 고양이를 왜 좋아하는지 이해가 잘 안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친구네 집을 방문하면서 보게된 고양이들의 매력들이 점점 느껴지기 시작했다. 주인에게 애교도 가끔(?) 부리고, 물론 강아지처럼 사고도 종종 치기고 하고, 주인을 귀찮게 하지않는 배려심(?)이며, 욕망을 표현하고자하는 강렬한 눈빛들에 점점 매료되었다. 나와는 조금 먼 사이임에도 좋아지는데, 특별한 이유들로 만나고 함께 지내게 된 고양이들이라면 동물이기 전에 가족이고 친구고 자식일거란 생각이 드니 저자의 고양이들에 대한 감정들이 이해가 가진다.

 

저자의 직업은 화가이다.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화가답게 책에는 그녀의 그림이 줄곧 펼쳐지는데, 그림속에는 그녀의 동반자들이 늘 함께 한다. 나나, 랑켄, 바마(바마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기 입양된 아이이니 바마란 이름이 붙여진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왜 그런 이름이 붙여졌는지 이유를 아니 정감가는 이름인 것 같다. ㅎㅎ), 주디가 그 주인공이다. 화폭에 담아지는 저자의 생각과 느낌들, 그리고 그 속에 고양이들. 왜 그녀의 그림에는 고양이들이 항상 등장할까란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화가의 자유니 뭐라 할 자격은 없지만, 그녀의 삶을 책을 통해서 들여다보면 그녀에게 고양이들이 어떤 존재였는지 알게 된다. 고양이와 지내면서 불우한 가정사도 홀로 외로이 지내야하는 날들을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고양이들은 특별했나보다.

 

책은 한편의 그림집같은데, 그녀의 작품이 실려있어 내용면에서 더 풍성해진 느낌이다. 사진이라고해도 믿을법한 그림을 보는 즐거움이 있어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그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녀의 그림솜씨가 내가 느끼기에는 대단해보였다. 더 많은 작품들을 만나지 못한 것 같아 그점은 아쉽다. 화가 이경미, 기억해둬야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