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따분하고 조용하고 지루하다는 평을 들을 때가 있지만, 경박스럽지도 않고, 우아하며, 기품이 있는 클래식이 참 좋다. 댄스가수를 열렬히 사모한 적도 있고, 발라드 감수성에 빠져 허우적거린 적도 있지만, 한결같이 줄곧 사랑해온 음악은 바로 클래식이다. 어린시절 바이올린이나 플루트, 하프 같은 악기가 너무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사는 형편이 여의치않았고, 클래식음악은 어쩌면 나에게 사치라고 생각했었다. 학창시절에 음악시간이면 듣게되는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 바흐 등 위대한 음악가들의 음악이 그래서 나에겐 무엇보다 달콤한 소리로 들렸다. 성인이 된 지금 맘껏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되어서 무엇보다 행복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클래식보다는 대중가요가 더 활성화가 되어 있는 문화라 그 점이 늘 아쉬웠다. 그러던 중 클래식을 다룬 책이 있어 내 관심이 갔던 것이다.

 

책을 보고 나니 클래식이 더 좋아졌다. 아니 클래식에 관련된 사람들이 좋아졌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사실 나는 편파적으로 애정을 쏟았던 것 같다. 쇼팽과 베토벤을 특히 격하게 좋아했는데, 책에는 사실 쇼팽과 베토벤은 비중이 적다. 특히 쇼팽은 없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사실 별점을 한개 뺀 이유도 내사랑 쇼팽이 없어서가 크다...ㅠㅠ) 음악책에서 만나던 음악가들보다는 잘 모르는 인물들의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더 많이 나온다. 그들의 일생보다는 클래식 한곡을 소개해주고,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두세장의 페이지로 짤막하게 소개해주는 책이라 꽤나 흥미롭다. 홍승찬 저자가 왜 저런 상황에 이런 음악을 골랐지?하는 의문이 들다가 설명을 보고나니 저절로 이해되는 식의 이야기인 것이다. 장례식장에서 작은 연주회가 벌이는 일화는 보고나서도 정말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고인이 살아생전 좋아하시는 음악을 들려드린다는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긴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정말 행복한 죽음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도 죽을때는 음악과 클래식과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이 들었다. 뮤지컬, 성악, 교향곡 등 클래식 안에서도 나름 여러분야를 소개해줘서 흥미로웠다. 물론 한국인 뮤지션들도 다뤄줘서 더 좋았다.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 제목을 보니 클래식이 필요한 순간들이 따로 있나 싶다. 슬프면 슬픔을 위로 받기 위해, 기쁠땐 기쁨을 배가 시키기 위해, 우울하고, 졸리고, 짜증나고, 화나고, 울고 싶을 때 등 음악은 늘 함께하면 좋은 것 아닐까? 클래식은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거대한 하모니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한가지 악기로만 순수한 매력도 발산해내는 멋진 장르이다. 클래식에 이렇게 열렬히 빠져들게 된 이유는 몇년전에 본 일본드라마 <노다메칸타빌레>를 보고 난 후였다. 그전부터 좋아는 했지만 한정적으로 몇몇 음악가들만 알뿐이었고, 그들의 음악들도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드라마였지만, 매회 클래식이 한두곡은 나오다보니 자연스레 공부도 되고 클래식에 한층 가까워질수 있었다. 알면 알수록 더 잘 들리고 가까워지는, 그래서 너무나 매력적인 클래식. 안 반할 수가 없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