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이란 특색있는 제목처럼 이 책에는 음식을 사랑한 24명 작가들의 음식이야기가 담겨있다. 34가지 동서양의 음식들을 소개하는 글들은 그들 각자의 색깔을 입어 특별하고 개성이 넘친다. 책을 보기 전에는 '음식'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경험과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음식을 소개하는 단순한 에세이형식의 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책을 보고나니 아니었다. 음식들의 유래부터 알려주고 음식이 어떤 맛이었는지 왜 사랑하게 되었는지 각자의 경험에 비추어 자세히 알려주다보니 음식레시피나 맛집소개글을 늘여놓는 다른 책들보다 내용도 더 풍성해보였고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세상에는 많은 음식들이 있다. 평생 먹어도 다 먹지못할만큼의 알지 못하는 음식들도 많다. 똑같은 느낌을 갖고 기억하는 음식들이 없듯이 나에게도 특별하게 기억되는 음식들이 있다. 소풍날이나 운동회때 먹었던 김밥, 졸업식때나 먹을 수 있었던 짜장면(나도 정직한 발음의 자장면이 아닌 짜장면으로 기억하고 싶다.), 새벽 기차여행에서 먹었던 따끈한 우동처럼 행복하고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는 음식들이 있다. 쓰라린 아픔으로 기억되는 쌀국수도 있고, 떠나간 옛사랑을 기억나게하는 아련해지는 볶음밥도 있다. 음식들은 늘 같은 모습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누구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먹느냐에 따라 특별하게 기억되느냐 평범하게 기억되느냐인것 같다. 

책을 보면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이 나올때면 어떤 맛일지 궁금해졌고, 나도 좋은 느낌을 갖고 있는 음식들이 나올때면 입맛을 다시게 되었다. 그리고 공감할 수 없는 음식이 나오면 필자의 견해가 너무 주관적으로 보였다. 아마도 내가 맛집이라고 인정하지않는 음식점이 소개되어지다보니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이 책은 음식을 어떻게 느껴왔는지 각자 개인의 느낌에 따라 각각 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책에 34가지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장소가 짧게 코멘트 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배가 고파지는데, 24명이 안내하는 음식들 중에 어느 것부터 맛볼지 계속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은 이번 한 편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출간예정이라는 것이 기쁘다. 다음편에 어떤 맛있는 음식들이 나올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