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아라비안 나이트? <새빨간 거짓말>에 대한 소개글은 간단하면서도 이렇게 멋진 문구가 있을까싶다. 아라비안 나이트는 천일야화라고도 하며 아내의 부정에 분노하여 매일 신혼을 치르고 신부를 죽이는 일을 반복하는 왕이 세헤라자데라는 처녀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빠져 1천1일을 보내게 된다는 큰 줄거리를 뼈대로,  세헤라자데라가 들려주는 이야기들로구성된 구전문학이다. 이야기가 액자식으로 구성되어있는 아라비안 나이트와 마찬가지로 <새빨간 거짓말>도 MCC 버크셔가 들려주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들과 에일사, 포비 부인, MCC버크셔를 둘러싼 신비한 이야기들이 액자식 구성을 띤다.

에일사는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MCC 버크셔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낡아빠진 초록색 자켓과 흰색 바지, 가죽 구두를 걸친 그는 뭐하나 온전한게 없어보였다. 에일사는 엄마(포비 부인)이 운영하는 골동품가게에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취직을 시켜주고, 그는 아무리 볼품없고 쓸모없는 골동품이라도 사람들에게 그 물건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골동품을 팔기 시작한다. 때로는 신나고 즐겁고 유쾌하게, 때로는 아름답고 달달한 로맨스로, 때로는 미스터리하고 신비스러운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경영란에 시달리던 골동품 가게는 MCC 버크셔로 인해 조금씩 상황이 좋아지고, 그가 하는 말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던 에일사와 포비부인은 점차 혼돈스러워한다.

MCC 버크셔가 어떤 존재일지 책을 읽는 내내 궁금했다. 갑자기 나타난 그의 존재에 대한 의문이 강해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중요하지않았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일뿐이라는 그의 말처럼 그의 이야기를 그저 즐겼으면 됐다. 아라비안 나이트를 보면서 그 속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에 이야기에 풍덩 빠져든 것처럼 <새빨간 거짓말>도 보면서 MCC 버크셔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그냥 한번 빠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