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lody - Lalala, It’s Love (Coffee Prince OST) / 출처 - YouTube
 
음반을 들을수록 타루는 커피프린스 OST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졌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음색은 참 감미롭다. 부드럽고 가볍다. 곱고 예쁘지만 그의 소리에서 연상되는 모습은 성장한 여성이 아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은찬이가 겹쳐진다. 그냥 거리에서 또래의 동성친구들과 어울릴 때 나오는 포장하지 않은 소리를 닮았다. 때론 소녀같고, 때론 소년 같기도한 앳되보이는 친구, 발랄함도 있고, 감성도 예민한 한 친구들 만나는 느낌이다.
 
음반을 처음부터 다시 들어본다.
 
01. Night Flying
02. 세탁기
03. 연애의 방식
04. Sad Melody
05. Talk & Play (feat. naru)
06. Just Go
07. 쥐色 귀, 녹色 눈
08. 내일이 오면 (Duet with 권순관(No Reply))
09. Daydream
10. Slow Star
11. Don’t Let Me Down
12. Yesterday (new version)
13. 시간의 날개 (Sentimental Scenery)
 
 
내 맘대로 읽는 음반 Story
_ 우연히 찾아 들어가 본 학교 동창의 블로그
 

 
음반을 들어나가니 음악 속에서 비혼의 한 여성이 보인다. 일을 하고, 사랑을 하고, 뉴스도 읽는 여성이다. 웹 서핑을 하다가 나랑 감성이 비슷한 사람의 글을 블로그에서 만난다.
포스팅 해놓은 글이 지금 내 마음과 비슷하다. 회사에서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보다. 스스로에게 격려를 보내고, ’다시는 뒤돌아 헤매이지 않기를..’  적어 놓았다. 그 블로거 혼자 하는 다짐의 말인데, 내게도 격려를 보내는 것 같고, "그래 나도 헤매이지 말자." 다짐하게 만든다. 슬쩍 공감의 댓글을 남겨 본다.
남긴 댓글에 답글이 달렸다. 그 글도 공감이 간다. 그 블로그를 계속 구독하기로 하고, 포스팅 해놓은 같은 카테고리의 글들을 차례로 읽어본다. 일 이야기, 사랑이야기, 비전에 대한 고민, 촛불 광장을 다녀온 후의 소감글, 신문 기사를 보고 느낀 글, 때로는 밤에 때로는 낮에 포스팅 된 글을 읽고나니 친근감이 생긴다. 궁금하다. 찾아보니 사진이 있다. "어라, 얘잖아?" 학교 동창이다.
그는 밝고 귀여운 친구로 기억되는 사람이었다. "이 친구, 나랑 사는 게 비슷하군." 방명록에 글을 남긴다.
"반가워,^^ 우리 같은 시간을 사는구나..."
 

 
 
인상적인 곡들
 
01. Night Flying
노래의 선율과 반주의 선율은 따로 흐르는 듯 하다가 자연스레 만난다. 만들어진 사운드에 앞으로 나왔다가 뒤에서 받쳐주기도 하는 기타가 잘 만들어진 기계음의 사운드에 유기체 같은 느낌을 더해 준다. 타루의 목소리는 사운드 위를 유연하게 난다. 몸을 경쾌하게 흔들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가볍게 주먹을 쥐고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는 밝은 청년의 화이팅을 보는 것 같다.
 
08. 내일이 오면
’가벼운 일상을 시작하는 데에는
날 찾는 전화와 잠을 깨울 조금의 책임감’
으로 시작하는 노랫말 처럼, 수더분한 노래다. 권순관과의 두엣이 아주 잘 어울린다. 노래는 좀 정돈된 블로그 포스팅 같이 흐른다. 힘을 최대한 빼고 부르는 듯 한다. 하지만, 사운드는 보낸 하루의 모습이 다 들어있다. 바쁘게 달리는 차들, 일 하느라 분주히 움직인 동선, 소소한 충돌과, 스트레스를 주는 일들이 얼크러졌던 하루가 파노라마처럼 속도감을 갖고 진행된다. 다양한 음원들이 점멸하듯 쏟아지다 스트링의 음원을 타고 도시 한 복판을 이동하면 다른 골목이 나오는 것처럼 다른 음원이 더 앞 선 소리로 나온다. 전자 드럼이 중간 중간 속도감과 리듬감을 주어 경쾌한 느낌을 더해준다.
 
10. Slow Start
스윙팝서클의 사운드는 훌륭하다. 적절한 조율과 내달림과 풀어짐이 조화롭다. 해서 전반의 음악이 컴퓨터에서 구한 음원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연주를 듣는 듯 자연스럽게 들린다. 이런 스윙 팝서클의 사운드에 기타와 드럼을 직접 넣은 ’Slow Start’는 더욱 자연적인 맛이 난다. 사운드를 듣고 있으면 도시 근교의 산과 들로 나선 듯 바람이 느껴진다.
 
특별히 코멘트를 달지 않은 곡들도 듣는 사람의 호흡을 잘??엇보다 좋은 사운드와 잘 어우러진 타 간다. 인디 뮤지션답게 말랑한 사랑과 눈물 짜는 이별을 늘어 놓지 않고 그의 ’말(노래)’을 하는 진솔한 맛이 좋다. 이 시대를 직접적인 표현으로 노래한 07 ’쥐色 귀, 녹色 눈’ 도 화는 느껴지지만 과도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타루의 해석력 덕이다. 그저 터뜨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멈춰서서 생각 끝에 뱉는 말로 들린다. 일상과 감성은 고스란히 느껴지지만 블로그에 올린 글이 생각나는 이유다. 예술성과 자기 말이 담긴 가수를 만나는 일은 참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그 가수를 아주 잘 살려낸 스윙 팝서클, 정말 매력적이다. 박수를 보낸다.
 
★ 네 개 반 - 아쉬운 점
가볍게 나는 타루의 소리, 발성 좋다. 헌데 그의 우리 말 발음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좀 놓쳐지는 소리가 있다. 일상을 이야기하는데, 전달하려는 말이 설핏 설핏 뚜렷하게 들리지 않으니 아쉬울밖에. 별 반 개를 비워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