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Open

02. even if ~instrumental~

03. New York State Of Mind

04. 僕がどんなに君を好きか、君は知らない (내가 얼마나 너를 좋아하는지 너는 알지 못해)

05. LOVE~Destiny~

06. DESPERADO

07. MOON RIVER

08. Intermission

09. Because Of You

10. LATELY

11. わかれうた (Wakare Uta / 이별노래)

12. Heart Of Mine

13. 白い恋人達 (Shiroi Koibito Tachi / 하얀 연인들)

14. Close

15. Stardust 


음악을 들으면서 ’객관적이긴 다 틀렸군.’ 생각했다. 그러니 이 글은, "자기 취향에 맞지 않아 부리는 공연한 트집’ 일 가능성이 높다. 

음반을 올렸다. 

01. open 
아주 감각적이다. 좋다. 비 쏟아지는 복잡한 도심. 복잡한 도심은 빗줄기 하나 더 받아낼 틈새가 없다. 차는 더 밀리고, 클락숀은 나란한 차의 멱살을 잡아 밀친다. 그때 냉정한 번잡함과는 아주 독립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두 소리는 같이 섞여 있어도, 전혀 다른 세계의 소리다. 발자국은 소음 그득한 거리에서 세련되고 정갈한 바의 문을 연다. 소음은 문 뒤로 사라지고, 발자국만 남는다. ’아, 피아노 앞으로 가는 거였군" . 고요하게 피아노가 울린다. 선율은 곱고 따뜻하고 우아하다. 

딱 여기까지만 들었다면 좋았겠다 싶다. 뭐 못들어줄만하단 얘기는 전혀 아니다. 필이 안 온다. 틀어놓고, 흘려듣다가 흘려들어서 그런가 하고, 다시 귀 기울여 들어도 남는 건 부드럽고 매끄러운 선율과 어쿠스틱하고 빼어난 연주 뿐이다.  바에서 듣는다면, 아무런 방해받지 않고 내 자리에 마주한 누군가와 대화에 몰두할 수 있을 것 같은 음악이다.

북클릿을 넘겼다. 우와 무지하게 잘생겼다. 모델이다. 대책없이 말랑말랑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라고 믿을라니 믿어진다. ’백마 탄 왕자님의 달콤 말랑말랑한 세레나데.’다. "참 별게 다 트집이다. 나이 먹은 아줌마 같으니라구." 뭐 어쩌겠나? 음반 자켓에서부터 음반 속 음악, 뜨르르한 세션까지 기획의 냄새가 풀풀나서  음악이 보이지 않는 걸.

09. Because Of You 
앗, 뭐지? 반주는 정갈하게 수면을 유영하는데, 목소리는 저만큼 달 떠있다. 지금껏과 달리 피아노 앞에 앉은 연주자를 쳐다봤다. 뭔가 호소를 하는 것 같은 선율을 따라 가수를 레이스를 하고, 어쿠스틱한 기타와 건반은 바람에 퍼덕이는 잎사귀를 조용히 받아내는 그림자 드리운 수면처럼 상반된 협연을 벌인다. 재미있는 편곡이다. 그러다가 드럼이 움직인다. 리듬감을 갖고 천천히 가수의 호흡에 조응한다. 그리고 위에서 시작된 바람이 내려와 수면을 흔든다. 
헌데, 안타깝다. 이 독특한 구성
과 배합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에 해방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10. LATELY 
느닷없는 블루스다. 

11. わかれうた (Wakare Uta / 이별노래) 
웬 라틴풍?


음반 전체의 구성과 짜임새를 보면 나무랄 게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간 바에 세련되고 도시적인 연주자가 들려주는 멜랑꼬리한 시간. 마지막엔 우아한 여사장님까지 같이 협연을 하는 그림이 나오는 음반이다. 연주는 수준급이다. 실례지만, 이퀄라이저에서 목소리를 뒤로 빼고 연주를 키워서 들으면 아주 좋다. 그런데, 이 가수에게 소울이 느껴지지 않는다. ’에이, 세레나데에 웬 소울 타령이야?’ 물론 오버일 수 있다. 그러나 말랑말랑 뭉게뭉게 뽀샤시 이쁘기만한 사랑고백은 인스턴트 식품처럼 밋밋한 맛이 난다.
드라마에 삽입되면, 딱 좋을 음악이고, 여린 가슴들과 사랑하는 사람들 분위기 잡을 때 살랑 바람일게도 할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