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뮤지컬 교과서 <뮤지컬을 꿈꾸다>

 뮤지컬을 꿈꾸었습니다. 처음 본 뮤지컬은 무대 위가 아니라 극장에서였습니다. <사운드 오븐 뮤직>. 산 위에 올라 팔 벌려 노래하던 줄리앤드루스는 어린 내게 더 없이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그 위로 쏟아지는 종소리, 대위화성으로 아카펠라를 합창하던 수녀들의 노래는 '아, 저런 게 화음이구나' 생각하게 해줬습니다.

처음 아이들을 만나서, 번개치고 천둥 치던 밤 가정교사 줄리앤드루스의 방으로 몰려든 아이들에게 불러주던 'My favorite things"는 춤 하고 먼 내게도, 발로 왈츠 스텝을 따라 하게 했지요. 폰트랍 대령과 정원 앞에서 주고 받던 사랑, 'I must do something good'은 나도 착한 일을 하면 이 다음 커서, 저렇게 고운 사랑을 할 수 있을 거란 설레임을 주었습니다. 나치의 우편배달 소년과 사랑을 나누던 맏 딸, 그 둘이 부르던 이중창은 노래도 좋았지만 동동 울리다 또로로로 건반을 타던 반주가 아주 황홀했고, 인형극 속 양치기 소년과 양들의 요들은 언젠가 기필코 요들을 배워보리라는 욕심을 내게 했지요.

 쿠쿠 인사하던 막내 딸 새끼 손가락 사소한 상처 내밀 때, 손가락에 입 맞추고 가슴에 대던 줄리 앤드루스의 따뜻하고 따뜻하던 웃음을 잊을 수 없고, 에델바이스 처연하게 부르던 대령, 안쓰럽게 무대 뒤에서 바라보다. 목 멘 그의 노래를 뒤 이어 합창하던 사랑스런 가족들을 보면서, '그래 노래란 누군가 목이 멜 때 도와 같이 거들어 주는 것이구나.'생각하게 했습니다.

 온 가족 무사히 국경을 넘어 알프스 능선에 섰을 때, 저렇게 서로 손 잡고 붕붕 날 듯 달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자유'구나 생각했습니다. 첫 뮤지컬은 꿈이었습니다. 장면마다 스민 결, 그 결을 꿈꾸게 했습니다.

 

 

 

처음 공연장가서 처음 본 무대 뮤지컬은 피터팬이었는지, 올리버 트위스터 였는지 가물합니다. 추송웅 씨가 노래하는 게 참 재미있었지요. '래를 저리 불러도 노래처럼 들리네' 생각했습니다. 말을 하는 건지 노래를 하는 건지, 분명 선율과 리듬, 높낮이가 뚜렷한 데, 말이 너무도 또렷해서 말을 듣고 있는 건지, 노래를 듣는 건지 헷갈렸지요.

 

 

고등학교 시절, 음악실에 찾아 온 음악선생님 후배분이 '시립가무단'이라 소개했을 때, 어찌나 우러러 보이던지, 춤도 추고 노래도 하던 꿈 속 사람이 현실에 찾아온 듯 황홀하게 바라봤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뮤지컬을 꿈꾸다>를 읽으며, 생애 첫 뮤지컬로부터, 세 번을 보고도 또 보고 싶던 '지하철 1호선',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사랑은 비를 타고(창작 뮤지컬)등 소극장 뮤지컬, 스케일과 화려한 무대 전환에 매료되어 잠 든 꿈 속 마다 공연장인 듯 설레게 했던, '지붕 위의 바이올린',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아가씨와 건달들',... 그 아름답던 무대가 가슴 밑에 숨어 있다 마구 솟구쳐 올랐습니다.

 

 

영화 <씨네마 천국>에서 다 큰 토토가 짓던 표정, 낡은 영상을 보며, 간질거리게 몸 밖으로 뛰쳐나오던 행복감을 주체할 수 없어 머리를 쥐고 웃는데도 눈물이 고이던 모습을 나도 하고 있다는 걸 거울 안 보고도 알 수 있었습니다.

 

책과 책에 나오는 노>

 

<뮤지컬을 꿈꾸다>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뮤지컬 교재'라고 보면 적절합니다. 웅대하던 신화와 고전을 담던 오페라가 대중적인 종합예술 뮤지컬로 변화해 온 역사를 책의 시작으로 합니다. 작사자와 작곡자가 창작의 중심이다 연출에게 그 역할을 양보하게 된 과정을 다음으로 다루고, 뮤지컬이 무대로 가기까지의 공정을 해설사전의 형식으로 담습니다.

 

변천 과정에 등장했던 작품들과 영국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다시 영국으로 뮤지컬의 '본좌' 역할을 경쟁하던 역사를 설명합니다. 또, 우리나라에 뮤지컬 장르가 들어오던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 온 역사도 순서 대로 다루는 책입니다. 상세한 설명과 깊이 있는 해설은 없지만, 뮤지컬에 대해 단편 단편, 알게 해주는 요소들을 기술, 편집, 내용면에서 잘 담은 책입니다. 작가가 말 했 듯, 저도 이 책을 우리 아이에게 주고싶네요.

 

 

사진도 글도, 음악을 공부하려는 어른을 위해서가 아니라,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 친구들이 쉽게 뮤지컬이 뭔지를 잘 설명해줍니다. 뮤지컬 교과서란 평이 공감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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