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8년 발표된 선언문 <공산당 선언>. 왜 그리 오래도록 세계 모든 나라에 퍼지고 번져갈까?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을 해 보니 우리말로 출판된 <공산당 선언>만 해도, 열 권이 넘는다. 출판된 오랜 책들은 등록되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그 보다 많을 것이다.

<레즈를 위하여>는 <공산당 선언> 해설서다. 1848년은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이 서유럽을 들끓게 했던 때다, 프랑스 혁명, 영국의 차티스트 운동을 비롯한 운동은 봉건 왕조와 귀족의 지배를 거부하고, 상공인들을 비롯한 평민의 정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운동이 불처럼 인 후 세워진 공화정들이 평민(노동자)들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키는 정책을 펼칠 때다. 경제적으로는 기계제 대공업이 번성하기 시작하고 자유무역이 활발해지던 시기다. 
19세기를 민주주의 혁명으로 포부 넘치게 열었던 부르주아 세력은 권력을 갖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패하고 타락하기 시작했다. 초기 민주주의 혁명의 정신이라는 것이 빛을 잃어가는 현상을 보면서, 마르크스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지를 진단한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한계와 문제점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새로운 대안을 낼 세력은 부르주아가 아니라 노동자계급이라는 것을 밝힌 것이 <공산당 선언>이다.
한 시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마르크스는 앞 선 시대의 성과인 독일고전 철학, 영국의 경제학, 프랑스의 사회주의를 연구했고, 이들의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철학과 경제 개념, 이론들을 정리 한다. <공산당 선언>이 당시 공산주의자운동 세력이 발표한 일 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철학, 경제학적인 의의를 가지게 되는 배경이다.

<레즈를 위하여>는 담는 철학적 명제들과 당시 서유럽 나라들에서 벌어졌던 실제 상황, 그리고, 우리나라의 자본주의 현황을 <공산당 선언>의 본문들과 함께 서술한다.
황광우 씨는 서구에서 자본주의가 자리잡기까지 200년 이라는 긴 시간을 투여했음을 강조한다. 그 긴 기간 동안 진행되어 온 수 많은 역사를 제도로만 이해하고 적용할 때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인식이 화석화 될 수 있으며, 그 조차 사람들이 손보고 보완하고, 고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차단하게 만드는 점을 우려한다.

황광우 씨의 철학적인 사유 경험은 <레즈를 위하여>를 읽는 재미를 더 한다. 서구의 철학 뿐 아니라, 동양의 철학들을 인용하여 해설하기도 해서 풍부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우리 사회에 자본주의가 들어오고 본격화 되던 때를 지내온 경험, 노동자 편에서 운동을 해왔던 경험은 책의 설득력을 더한다. 

좁디 좁은 편견은 세상을 폭넓게 이해할 수도, 세상을 더 좋게 리뉴얼 할 방향을 찾을 수도 없게 한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던 선행 세대들의 인식의 성과를 만나는 읽기가 좀 더 자유롭게 되는 사회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