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창조력과 다투는 내게 소중했던 책 센세이션전. 

여기서 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를 만났다. 유디트를 여러장에 걸쳐 그리면서 사실적인 모습으로 그려낸 작가, 자신 안에 스민 유디트를 가감없이 끄집어 내어, 섬뜩한 전율을 전하던 사람. 여성이 화가로 살기 어려운 시대에 성폭력을 당하고, 그를 고발한 대가로 사회로부터 내팽겨쳐진 가운데에서도 끝내 자기 작품 세계에 대한 자긍과 당당함을 잃지 않았던 젠틸레스키. 그의 삶을 보면서, 창조적인 작품 작가의 고유한 세계관과 감성이 담긴 작품을 끌어내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삶을 요구하는지 생각하고 생각했다.

젠틸레스키를 시작으로 한 페미니즘전은 우리가 잘 아는 까미유끌로델, 오노요코를 비롯 주디시카고와 그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인상적이던 주디시카고의 작품 만찬회(?)는 놀라운 발견이었다.
페미니즘전에 이은 예술과 외설사이의 시시비비전, 고정관념을 깨부순 파격전 등으로 각 장을 전시회 이름으로 꾸며놓고, 전시회가 열리던 당시의 시대상, 작가의 표정, 작품의 전시형태, 작품의 특성을 눈 앞에 두고 보는 듯 펼쳐보이는 ’센세이션전’은 가끔씩 꺼내어 읽어보고싶은 책이 될 듯하다.
내 상상력에 갈증을 느낄 때나, 나의 창작이 관성에 빠질 때 말이다. 


<목차>

프롤로그 : [센세이션展]을 열며

Sensation 첫 번째 :
가부장제에 도전한 페미니즘展

성 스캔들의 주인공에서 최고의 여성 화가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비극적인 사랑으로 아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천재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
강렬한 신체언어로 메시지를 전달한 퍼포먼스의 여사제 오노 요코
미술사상 가장 불온한 디너파티를 열다 주디 시카고

Sensation 두 번째 :
외설과 예술 사이의 시시비비展
누구도 본 적은 없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누드화 프란시스코 고야
당돌한 창녀의 누드화로 부르주아의 위선을 조롱하다 에두아르 마네
인간의 본능을 해방한 에로티시즘의 대가 구스타프 클림트
인간의 불안과 고독을 위로하는 연민의 에로티시즘 에곤 실레
예술의 경지에 오른 대담한 포르노그래피 로버트 메이플소프

Sensation 세 번째 :
고정관념을 처절히 깨부순 파격展
인간의 육체를 통해 구원을 꿈꾸다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
그림의 계급을 없애고 평등을 실현한 최초의 리얼리스트 귀스타브 쿠르베
대중의 미의식에 정면으로 도전하다 오귀스트 로댕
혁명적 발상으로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린 미술계의 이단아 마르셀 뒤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