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이 '미술 교과서'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린이도 우리 그림을 쉽게 이해하도록 만든 어린이들을 위한 책입니다. 그림에 관련한 책들을 더러 보기도 했지만, 우리 그림을 이렇게 친절하게 다루면서도 집고 갈 이야기들을 잘 챙겨내는 책을 처음 봤습니다. 정말로 읽는 이를 위한 배려가 그득한 책입니다.

편집과 표지도 '그림책'의 모양입니다. 양장본이고 두께도 얇습니다. 책 내용도 보면 "... 이네요." 처럼 부드러운 말 글체로 써내려갑니다. 동화 속에서 화자가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책을 생각하시면 딱 맞습니다. 때문에 책을 받아들고는 살짝 실망했습니다. "생각보다 얆은데다, 완전히 아이들용 책이네."하고 말이지요. 헌데, 한 장 한 장을 넘길수록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낯 선 것을 친근하게 보는 시각을 알려주는 책

쉬운 말글로 되어 있지만, 내용은 그림과 인물화에 본 바탕의 의미를 잘 풀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옛사람들이 바라본 우리 몸, 우리 얼굴」 을 보면 음양오행과 몸의 부분들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합니다. 이어서 종교와 그림, 기록과 미의식을 담긴 그림으로 발전해 오는 몸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잘 설명합니다. 「왜 사람을 그렸을까?」 에서도, 사람과 자연의 관계, 사람 그림으로 드러내려는 것, 그리는 방식의 변화들까지 초상화의 의미를 풍부하게 이해하도록 안내해줍니다.

또, 동양과 서양의 인물 그림의 차이, 초상과 자화상과 풍속화 속의 인물 등을 비교해서 보여주면서, 설명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선명하게 알려줍니다.

휴대폰으로 찍어서 사진이 흐릿합니다만, 글 속에 그림이 있습니다. 그림에 대한 설명은 도상과 글을 같이 실을 수 있어서 노래나 극과 같은 다른 예술보다 책으로 설명하기가 아주 좋습니다. 그럼에도 간혹 글 따로 그림 따로 보다 보면 그림의 어느 부분을 말 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지요.

그런데, 이렇게 본문에 그림의 부분을 따서 함께 편집을 해놓으니 글과 그림이 보다 더 잘 연결이 됩니다. 이렇게 친절한 책이 교과서라면 정말이지 공부할 마음이 절로 날 것 같습니다. 

 

그리기를 자연스럽게 자극하는 편집

책은 작품에 대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누구나 그리는 방법에 따라 그려볼 수 있도록 빈 페이지를 남겨두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화선지도 끼워져 있답니다. 인물화에 대한 이해와 기법 설명을 들었으니 한 번 해보라는 권유입니다.마치 초등학교 저학년들을 위한 따라하기 페이지처럼 본이 될 만한 그림과 방법을 순서에 따라 보여줍니다.

해설은 쉽게 쓰되 내용이 깊고 품이 넓으며, 친근감을 유발하는 구성과 편집 방법이 있고, 누구나 해 볼 수 있으니 여러분도 해보라는 동기도 안겨줍니다.

 이런 미술책으로 수업을 한다면, 어린이들이 우리 그림에 대한 긍지도 높아질 거라 생각됩니다. 어른들을 위한 책인줄 알고 주문했기 때문에 살짝 실망은 했지만, 어린이를 위한 풍부한 예술교과서의 가능성을 본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좋은 책입니다. 

빨리 우리 아이와 같이 보고, 실습을 위한 페이지를 채워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