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환 선생님께서 쓰신 책이 나왔습니다. 지은이를 보고 잠시 깜짝 놀랐죠. 언제 이런 글을 쓰신거지라는 생각예요.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니 저의 의문이 풀리더라고요. 1925년 잡이 <어린이>에 연재된 탐정소설이 원문이래요. 그 원문을 바탕으로 원작의 뜻과 글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현대 독자들이 읽기 쉽게 오늘날의 한글 맞춤법에 맞게 바로잡아 이렇게 세상에 나온겁니다. 그렇게 나온 "동생을 찾으러".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네요.

 창호의 누이동생 순희가 별안간에 없어져서 소동이 생긴 뒤 이레가 지났어요. 모든 식구들이 총동원되어서 순희를 찾았지만 어딜 갔는지 도통 보이질 않습니다. 없어진 그날, 순희는 학교 당번이라 반 청소를 하고 혼자 집으로 갔다고 하는데 그 이후로 보이질 않습니다. 순희가 없어지니까 오빠 창호도 눈물만 납니다. 열 하루째 되던 날 이른 아침에 체전부(우편 집배원)가 창호에게 우편물을 줍니다. 그 편지는 순희가 보낸 것으로 청나라 사람들에게 잡혀서 어떤 집에 갇혀 있다는 것이였어요. 창호는 혼자 청나라 사람들이 많이 사는 덕수궁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찾아보기로 합니다. 캄캄한 밤중, 소녀의 우는 소리에 이끌려 가보니 그곳이 바로 순희가 있는 곳이였어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으니 사흘이 지나면 순희를 보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창호는 혼자 몰래 들어갔는데 곧 들켜 잡히고 말아요. 다음 날, 용케 도망친 창호는 그길로 경찰서에 가서 모든 사실을 말합니다. 하지만 경찰들은 8시에 주임이 올때까지 기다리라 합니다. 창호는 그곳에서 기다리기로 결심했어요. 조금 지나서 창호의 아빠가 창호마저 없어진 것으로 알고 신고를 하러 왔다가 창호랑 만납니다. 창호에게 이야기를 들은 아빠는 집안 사람들을 데리고 경찰서로 와요. 9시가 조금 지나서 창호 식구와 경찰들은 그 집으로 향합니다. 창호가 도망간 것을 알고 그 집 사람들은 순희와 다른 사람들을 빼돌렸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순희가 보이지 않자 나가다가 대문 옆 쓰레기통에서 경성으로 향한다는 전보용지를 보고 창호 식구들은 미리 정거장에서 기다리기로 합니다. 학교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자 최 선생님과 동무 십여 명이 와서 같이 지키기로 했어요. 경성으로 갈 줄 알았던 창호일당은 그 집에 있는 청나라 사람들이 인천으로 향한다는 것을 알고 같이 기차를 타고 쫓아갑니다. 인천에 도착한 청나라 사람들은 청나라 거리에 어떤 집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학생 한 사람보고 00신문 지국으로 보냅니다. 이제 순희만 찾으면 된다고 생각하던 창호일당은 누군가에게 붙잡히고 말아요. 그 뒤로는 어떻게 될까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내가 창호가 되어서 순희를 찾아가는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긴박했지요. 시절이 지금이 아니여서 정확히 그 느낌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글을 읽으면서 눈에 장면들이 보이는 듯 했답니다. 게다가 글이 요즘 쓰는 단어가 아닌 옛날 말들이 많이 나와서 그 시절의 기분으로 돌아갈 수 있었어요. 마침내 순희와 창호가 만나서 재회하는 부분이 감동적이였어요. 그렇게 애타게 찾던 순희를 무사히 만나서 다행이였고, 동생을 찾으려는 창호의 끈질긴 노력에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꼼꼼히 읽고 곰곰이 생각하기"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린이의 아버지 방정환에 대해 알아보아요'라는 제목으로 황영숙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가 썼어요. 이 책을 단순히 동생을 찾는 오빠의 이야기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빼앗긴 조국을 되찾으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더 벅찬 감동과 희망을 느끼게 된답니다. 책을 읽고 7개의 문제에 답하며 다시 한번 책을 읽을 수 있고요. 다른 탐정소설도 같이 소개해서 탐정소설에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도록 했어요. 이번 여름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탐정소설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