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워낭소리가 영화로 붐을 일으켰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러 극장으로 향했을 때 난 무엇이 그리 바쁘다고 놓쳤는지 모르겠다. 상영기간이 끝나고서야 빨리 가서 볼 것을 하면서 아쉬움을 곧잘 나타내곤 했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책으로 만나 내 나름대로 음향의 소리를 짐작해 보면서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는 맛이 너무나도 좋았다 아니 좋았다기보다는 실감이 났다고 하는 것이 더 솔직할 것 같다.

할아버지와 소와의 하루 하루 생활을 아주 진솔하게 잘 기록이 되어있어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이 순간에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냥 소를 부려먹는 할아버지가 아닌 친구 같으면서도 애인처럼, 또는 자식처럼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소가 먹는 먹이에는 농약도 치지 않는다는 진한 할아버지의 사랑. 어찌 말을 할 수가 있겠는가?

이 소 한 마리가 있음으로 인해 든든한 것을 느끼면서 할아버지는 살아왔다 일소가 일을 하지 않으면 죽게 된다는 할아버지의 한마디 즉 이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울리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즉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나면 죽도록 일을 해야 하는 우리아버지들의 삶을 대변해 주는 대목이 아닌가 하는 내 나름대로의 느낌을 말한다.

할아버지와의 소와의 진한 사랑과 그 둘 사이에서 약간의 질투를 하면서도 같이 사랑을 나누는 할머니의 잔소리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것 같다.

소가 죽었을 때 그 소를 땅에다 묻어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진한 사랑. 우리 젊은이들은 그 사랑의 십분의 일이라도 이해를 할까 싶다.

같이 생활을 하고 같이 지내온 세월이기에 소를 보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은 길게 적혀있지는 않지만 한 대목만 읽어도 가슴깊이 와 닿을 것이다.

소의 일생이 그리고 할아버지의 일생이 꼭 우리 아버지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식과 아내를 위해서 뼈 빠지게 읽을 하다 보니 어느덧 흰머리가 생기면서 이빠진 호랑이처럼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다가 나중에는 마지막 자신이 가야하는 길을 혼자서 가게 되는 거......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만큼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한 번 더 느끼면서 내색하지 않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제대로 건네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많은 채찍질을 하면서 반성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