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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1순위는 자연이라고 거침없이 말을 하곤 한다

내 어릴 적 기억이라야 개발되기 전 어쭙잖은 소도시의 회색빛 아스팔트 길에서 숨바꼭질하던 기억이 전부, 자연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친할 기회가 없었다

친구들이 말하는 그 흔한 쑥캐기 한 번 제대로 못하였고

산 한 번 제대로 올랐었던 기억 없었으니...

대학에 들어가 워킹만 하는 산악회였을 망정

한 번씩 산에 오르며

자연을 만나게 되었다

아마도 그 계기로 나는 자연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내게 그 흔한 시쳇말로 당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이요 하는 어리석은 질문을 한다면

나는 늘 답을 가지고 있다

1순위가 자연이라고

그 자연의 삶을 그려낸 책이 바로 포리스트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다

직장 동료가 어느 날 이 책 한 번 읽어봐요 하며 건넸던 책

첨 제목을 보았을 때 그저 뭔가 교훈을 말하려는 책인 것 같아

응 하고 대답만 하고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책이었다

몇 날 며칠이 지나고 빌려준 사람에 대한 예의상 펼쳤던 첫 부분

작은 나무가 어머니를 여의고 아이에겐 관심없이 남겨진 물건들에만 관심이 있어하는 친척들을 뒤로 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따라 들어간 산 속의 삶을 보면서부터 이 책에 대한

막연한 나의 편견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작은 나무에게 절대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이끈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교육을 보면서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이런 저런 끊임없는 지시에 시달리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남자란 모름지기 아침 일찍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말하고는 아이를 깨울 수 없어

이리 저리 일을 만들어 일부러 소리는 내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선 웃음이 나왔지만 그건 아이에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그의 철학의 시작이었다

개들을 운동시키기 위하여 했던 여우몰이 부분에선 산 속 생활을 하며 자연스레 터득한 동물의 습성에 대한 놀라운 지식이 감탄을 자아내고 무차별 사냥을 하지 않고 꼭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사냥하는 그들이 모습에선 사람이 그저 자연의 한 부분으로 다른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조금은 푼수 없어 보이지만 할아버지의 죽음을 알고 올라와 기꺼이 함께 했던 파인 빌리

인디언의 정신을 그대로 간직한 살아있는 전설 같은 윌리 존

보따리 장수로 한 달에 한 번 쯤 산 위 집을 방문하곤 하였던 와인씨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삶 속에 충직한 친구였던 리핏, 리틀레드, 블루보이...

그들과의 만남과 교류에서 작은 나무는 성장하고 있었다

산 속 체로키 족 인디언의 삶은 마치 자연을 벗삼아 살아온 우리의 옛 조상들의 삶과 닮은 면도 많았다

산에서 나는 그 흔한 잎사귀들 열매들을 따 먹고 이를 활용하는 작은 나무와 할아버지의 모습은 우리네 시골 아이들의 정겨운 모습을 떠올리게 하였다

자연을 거스르고 거만을 떨며 위선을 보이는 일부 개척촌의 사람들 모습은 오늘날에도 우리 주위의 어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게 하고

어려움에도 절대 당황하는 일이 없는 차분한 대처는 물 흐르듯 자연과 합일하는 삶에서 터득한 삶의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생아에 고아가 되었던 보잘 것 없던 소년은 산 속의 인디언 조부모와의 만남에서 그가 살아갈 인생에서의 가장 중요한 것들을 배웠으며 그가 살아갈 긴 삶의 여정속에서도 잃지 않을 행복한 유년기를 각인했던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마음이 따뜻한 사람

이라는 말이다

이 책에선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래서 정말 영혼까지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