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마술사가 되는 5가지 팁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 글인데 왜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걸까요?

 

요즘 독자는 읽는 것을 귀찮아하고, 읽는다면 뭔가 이득이 있어서입니다. 잘 쓰려 애쓰지 마세요. 당신의 글 속에 독자에게 유익한 것이 있다면 독자는 알아서 찾아 읽으려 할 테니까요.

- p.48

 

지금은 정보와 속도전의 시대다. 사람들은 자신을 위한 무언가가 있어야 우리 말에 관심을 둔다. 즉 상대방의 니즈가 충족되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언론, 면접, 대화, 만남, 발표, 대입 등 각개 각처에서 사용되는 말하기와 글쓰기. 그 중요성은 예전보다 오히려 더욱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글을 쓰고, 말하는데 있어서 우리가 알아둬야 할 것은 무엇일까?

 

매력적인 글쓰기와 언어를 구사하는 근본적 프레임. 그것은 바로 단어다. 마음을 움직이는 단어는 먼 곳에 있지 않다.

 

“기초의 힘”

글을 분해해보면 어떨까. 주요 문장들이 있을 것이고 그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들이 존재할 것이다. 즉 글은 곧 단어로 이루어진다는 것. 어떤 단어를 쓰느냐에 따라 글의 성격 또한 다른 모습을 나타낸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레고’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 될 것이다. 단순한 블록에 불과하지만 어떻게 조립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주제의 결과물로 완성된다. 실생활에서의 집짓는 모습만 봐도 기초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다. 말의 뼈대가 되는 단어, 우리는 ‘단어’ 그 자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때론 구구절절한 말보다는 몇 개의 단어 혹은 사자성어가 우리의 마음을 관통하듯이.

 

“공감”

글의 주제가 서평이라면 그 대상은 책에 관심이 있는 독자일 것이고, 면접이나 시험이라면 해당 기관의 평가관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즉 문장을 쓰는 사람이 아닌, 읽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맞이해야 한다. 대상을 고려한 단어는 이를 맞닥뜨린 대상을 공감으로 이끈다. 단적인 예로 잘 만든 이메일 아이디 하나가 평범한 지원자를 수많은 경쟁률을 뚫은 승리자로 만든 일, 오래 걸리는 메이크업의 특성을 고려한 ‘1초 눈썹 메이크업’ 광고의 흥행은 독자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한 사례다.

 

책에서는 이러한 고려 없이 자신의 말만 하는 사람을 들어 ‘지식의 저주’에 빠졌다고 표현한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아는 무언가를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는 언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로 드러난다.

 

“간결한 조화, A=B다”

적절한 단어들을 재료로 선정했다면 이제 그것을 하나로 만들 때다. 간결하고 심플한 조화는 단어 자체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프레젠테이션에 글이 많으면 오히려 집중이 어려워지고, 그럼을 그리거나 캘리그라피나 문장을 쓸 때도 여백이 없으면 눈이 피로해지듯. 단순한 단어 배열은 곧 대상의 머리에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입력된다. 비빔밥을 만들 때 불고기 비빔밥, 야채 비빔밥 등 대상의 입맛에 맞도록 조정하되 불필요 재료는 뺄 것!! 그 안에 긍정이 더해지면 금상첨화!! 특히나 지금처럼 바쁘고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서는 간결하고 심플한 것이 생명이다.

 

“감정을 장착한 단어”

감정에 호소하라. 지금은 스토리가 있어야 생존하는 시대다. 대입, 취업, 관계, 소셜미디어, 방송 등 각종 분야에 있어서도 스토리가 있어야 살아남는다. 같은 이야기지만 어떤 감정을 지닌 글인가에 따라 그 이야기의 힘은 크게 달라진다. 책에서는 사연이 있는 단어로 ‘신데렐라 익스프레스’를 소개한다.

 

일본 도쿄역 신칸센 승강장. 이 도카이도 신칸센 막차는 도쿄와 오사카에 떨어져 지내는 인연들에게 ‘마법의 열차’와도 같습니다.

막차가 오사카에 도착하는 시간은 11시 45분. 자정 전에 집에 들어가야 하는 ‘신데렐라’를 제시간에 도착하게 하니까요.

그래서 이 열차는 이렇게 불립니다. ‘신데렐라 익스프레스’

- P.133

 

여기서의 감정은 뇌가 좋아하는 긍정의 감정이다. 사랑, 인정, 감사, 존중 등의 감정을 담은 단어들은 독자를 클릭으로 이끄는 미끄럼틀 단어가 될 것이다.

 

정통 가정식 레스토랑입니다. -> 엄마가 차려 주던 저녁 식탁을 다시 만나세요.

 

여기서 더 나아가 감정에 오감을 더하면 어떨까? ASMR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자율감각쾌락반응)이 대세인 요즘. 기본적인 감정 안에 청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단어들이 더해진다면 그 글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꿀벅지, 꿀팁, 달콤한 장미향 등)

 

“반전으로 승부. 상식은 거둘 뿐”

때론 잘못된 내용 그 자체보다 그러한 사실을 은폐하거나 바꾸려하는 행동들에 더욱 분노할 때가 있다. 연인관계에서도 진솔함이 신뢰의 기반이 되듯. 말하려고 하는 사실이나 쓰려는 내용에 단점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컨셉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단어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못나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유기농 과일. ‘하도 진해서 따르기도 힘듭니다.’라고 말하는 케첩 광고. ‘저는 말을 잘 하지 못하지만 대신 거짓말도 못합니다.’라고 말한 어느 총리의 이야기 등은 솔직해서 오히려 빛나는 반전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핸디캡을 컨셉으로 만들어 반전승부를 노리자.

 

그리고 보다 신선한 표현을 위해 상식은 잠시 접어두자. ‘뉴턴은 틀렸다’, ‘찬란한 슬픔’ 등 이질적인 단어들은 보고 듣는 이의 이목을 더욱 효과적으로 집중시킨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단어를 보고 들으며, 또 쓰고 말한다. 이해인 수녀님이 <나를 키우는 말>에서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 나는 말하면서 알지”라고 표현한 것처럼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단어, 좋은 단어들을 통해 나를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감정의 단어들은 표현이 서툰 우리에게 보다 영향력 있는 보탬으로 다가올 것이다.

언어, 단어, 공감, 글쓰기, 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