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느낌의 그림이 따뜻하고 왠지 모를 향수를 자극하는 <빨래하는 날>은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신간이에요

시공주니어 행사 때 낱권으로 여러 권 구입하면서 처음 접하게 된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들

하나 같이  마음에 차고 넘치며 소장가치가 있는 좋은 책들이었던지라

이번 신간에 대한 기대감 역시 가득이었는데요

 

 

 

우리 조상님들의 옛문화가 담겨 정감가고, 주인공 여자 아이가 재미나게 들려 주는 구어체의 이야기 역시 재미있는

<빨래하는 날>, 어떤 이야기인지 소개해 드릴게요

 

 

 

오늘은 우리집 큰 빨래하는 날!

이불 홑청, 벽장 가리개, 새로 짜 둔 베.. 집안 구석구석 큰 빨랫감을 털기 시작하자

 바쁜 엄마의 손길을 따라 아이들도 신이 났어요

 

 

 

엄마는 빨랫터에서 잿물에 삶은 빨래를 방망이로 팡팡 두들기고

아이들은 엄마가 준 빨래를 말간 물 나오게 헹구고 있어요

 "언니랑 나는 엄마가 준 빨래를 말간 물 나오게 헹구는데, 헹구고 짜다 보면

신기하게도 기분까지 말개지지요"

 

 

 

 

엄마가 빨래를 탁탁 펴서 널어 햇빛에 밝구면(빨래 말리는 것) 마당은 펄럭이는 빨래로 가득 차고

아이들은 널어 둔 빨래 사이에 쏙쏙 숨어 숨바꼭질 하느라 바빠요

 

 

 

엄마가 햇볕에 바짝 마른 빨래를 풀함지에 넣고 조물조물하고 계세요

하늘이 어둑해지면 풀 먹여 말린 빨래를 장독대에 널어 이슬이 먹게 하고요

 

 

 

별이 초롱초롱할때쯤 구김살이 없게  빨래를 밟아요

밤하늘엔 별이 뜨고, 널직한 마루에서신이 난 아이들과 엄마, 그리고 언니, 할머니까지..

흡사 그림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아요

 

 

 

잘 밟은 빨래는 또드락 똑딱, 또드락 똑딱 다듬잇돌 위에 올려 방망이로 두들겨요

"두들길수록 빨래가 반질반질해지는데, 두드릴 때마다 그 소리가 다르게 들려요

들을수록 참 맑고 아름다운 소리예요"

언젠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들어본 방망이질 소리가 정말 이 묘사 그대로였던 것 같아요

 

 

 

어느덧 밤이에요 엄마는 뜯어서 빨래한 옷들을 다시 꿰매는 바느질을 하시고

아이들은 화로 옆에서 군고구마를 먹고 있네요

깊어가는 밤에 그렇게 바느질을 하시면서 엄마가 들려 주는 이야기도 듣고, 놀면서

엄마한테서 옷 만드는 법, 이불 만드는 법도 배워요

 

 

 

이 그림은 바느질 전에 인두로 솔기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에요

 할머니, 엄마, 언니가 옷의 솔기를 만드는 동안 옆에서 인형 옷을 만들고 있는 주인공 소녀 참 귀엽지요

언젠가는 엄마나 언니처럼 인두를 쓸 수 있을 거라 기약하며 열심히 수련 중이에요

 

 

 

다림질까지 예쁘게 마무리하고 옷걸이에 가지런히 옷을 걸어 두어요

남은 열로는 표지속 그림처럼 우리 주인공 소녀가 두근두근 떨리고 뿌듯한 마음으로 손수건도 다리고요

 

저고리, 치마, 바지, 두루마기, 배자, 속옷, 버선, 옷고름, 대님...

엄마의 손길, 할머니의 손길, 그리고 햇빛과 바람과 물과 이슬 같은 자연의 손길이 묻어

더 예쁘고 소중한 옷가지들을 갖춰 입고 온가족이 명절을 기다려요 

어서 명절이 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