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후 여성들이 읽으면 더 좋을것 같다. 

사회와 가정안에서 여성이 느끼는 제약들, 이상과 현실과의 차이들, 거기서 기원한 좌절을, 심리적 위축을 조금이라도 겪거나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주인공의 선택에 조금 답답해 질 수도 있을것이다.

이 장편소설은  여자주인공이 자기의 절친한 친구 (역시 여자)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아프리카가 배경인데, 우리나라처럼 서양의 문화가 밀려오면서 전통과 새로운 문화가 뒤섞이게 된 사회. 

그 시대의 여성 일부들은 교육을 받아 자신의 자주성과 의지에 대한 신념을 가지게 되었지만, 아직 그들의 주변에는 비논리적인 선택들과 의무들이 남아있었다. 그런 갈등이 있던 아프리카 사회가 이 소설의 배경이다. 

그녀들의 마음과 이상은 고결했고, 그녀들은 논리적이고 합당한 세상을 꿈꾸고 바랐었지만, 그녀들의 몸과 현실은 일부다처제가 지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그런 비합리적인 현실에 묶여 있었다(심지어 진보적인 남성동료들조차도 슬그머니 그 혜택을 누렸다. ) 

편지쓰기 형식이라 주인공이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박완서님의 소설처럼 다정함도 느껴진다. 

기억에 남는 문구.

p 67

여자들은 제발이지 이걸 이해하고 용서해야해요. 육체적 <배신>을 생각하며 괴로워해선 안됩니다. 중요한 건 마음에 잇는 거니까요. 두 존재를 잇는건 이 속에 - 이말을 하며 그는 자기 심장이 있는 가슴을 쳤어 - 있으니까요 ..... 저항의 극한적 한계에 내몰린 채 나는 내 손에 닿는 것을 먹는 겁니다. 이런 말 하기 뭣하지만 따지고 보면 진실은 추한 겁니다'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려고 그는 어린 나부를 <먹을 거리>의 차원으로 깎아 내렸지. 이렇게, 다른 <맛>을 맛보기 위해 남자들은 아내들을 배반하지. 

p 79

불행이 찾아올 때 그것을 이기려면 의지가 필요해. 흔히들 흘러가는 1초 1초가 삶을 단축시킨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 1초 1초를 강렬하게 살아해. 잃어버리거나 끌어모은 1초 1초가 모여서 실패한 삶과 성공한 삶을 만들지. 절망을 저지하고 그것을 제 크기로 축소하려면 힘을 길러야해!

p.86

한 마디로 말해, 부인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만한 것이라곤 전혀 없습니다. 저항하셔야 합니다. 외출도 하고, 살아야 할 이유를 찾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