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1.

섬 / 흘러다니는 등대  / 그대를 위한 詩 / 촛불  / 燈

燈하나 / 燈 둘 / 밤하늘  / 죽은 예수 / 우주 침입자

홀里 / 꿈길밖에 길이 없어  / 十  / 길 / 영변 할머니 /

닻 노래 / 나무  / 구두병원 아저씨 / 이름 없는 한 섬에서

어느 벗으로부터 온 葉書

 

2. 

★  / 연탄 /이쪽 / 비 / 거리에서 / 빈 들/ 쑥 /칡

칡1 / 에스키모 / 바다연습8 / 바다연습9/ 想 / 入門

 

3

찔레꽃 / 물 같은 사랑 / 한 땅의 비명 / 바다연습 1 / 바다연습2 / 바다연습3 / 바다연습4 / 바다연습5 / 바다연습6 /바다연습7 / 강행군/ 어둠/ 빛나라/ 내 뒤의 바람에게 / 天安1 / 天安2 /

天安3 /天安4 / 기도 / 눈1 /눈2 /눈3

 

4

낮게 그리고 낮게  / 산 / 잠 / 바라보기 / 밤 / 바다

풀잎 / 잠의 寺院 / 回憶 / 꽃姿態  / 太白山 / 正午

사마귀1  / 사마귀2 / 겨울먼지 / 눈 / 겨울밤

 

* 빛의 나라를 꿈꾸는 방랑자의 노래 / 엄경희

	天安 4   나뭇잎들이 푸른 즙을 짜서 햇빛 속에 뿌린다 여기 정말 自然같은 自然이 얼크러 설크러 흐드러진 정말 길 같은 길들이 놓인 이곳 나는 밤 내 꿈을 풀어 여기에 서리어 내도 좋겠고 한 生을 다 묵어도 되련만 누군가 새벽같이 와서 노을이 사그러지고 날이 저무니 어서 떠나자 한다 서둘러 가잔다   < 기도  /  노창선 > 하느님, 오늘은 이렇게 당신께나 기대 있겠습니다 왠지 하늘이 무거워서 바라볼 수 없고 먼지의 작은 알갱이까지 여린 살을 마구 때려 아프게 하고 눈물만 자꾸 나오게 하고 오늘은 하루 쉬어 당신의 등에나 기대 있겠습니다   이름이 없어도 좋아요 눈부신 自然을 우리에게 사랑의 꽃이 없어도 좋아요 고요하게 잠든 평화를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 꼭 한가지만 물어봐도 될까요? 언제쯤이면 제가 민들레 꽃 같던 여섯 살로 시냇물 같던 일곱 살로 돌아갈 수 있나요? ? ? ? 왜 말씀이 없으세요?아멘     <  눈1   / 노창선> 나는 이거리에 살이 터지고 흐르는 함박눈예요 저 뼈가 다 보이는 바람과 목이 쉬인 이 바람의 아들예요 우리 엄마는 손 한번 잡아 보지 못하고 첫 애인과 눈 맞춤으로 나를 낳았대요 난 그 후 몇 개의 밤낮을 떠돌다가 하얗게 살을 감추고 속에서만 불이 되어 여기 쉬고 있어요 어디까지 왔나 돌아보는 이 어둠 속의 길 어디로 가야 하나 이 끝없는 밤 말들은 다 쓰려졌고 이제는 눈물이나 웃음의 꽃 그런 꽃으로나 일어서려 하는데 무릎이 자꾸 시려 오네요     < 산 / 노창선> 등마루에 기어가는 길 하나 솔숲에 머리 담그고 無常에 잠겨 있다   얽히고 맺힌 반짝이는 풀들이 명상 속에서 어떻게 풀어지고 있을까.   숲가엔 패랭이꽃 명징한 눈들로 피어 있으리. 무구한 바람은 꽃 얼굴로 햇빛 나르며   산 잔등에 굽이치는 길 하나 바다에 머리끝은 수없이 헹구고 있다.       < 잠 / 노창선 >  잠은 어느 곳에서나 산재해 있다 양치질 하는 아침 치약 냄새 밖으로 밀려나기도 하고   설교를 지나는 기차를 관조할 때나 차창에 기대어 떠나는 자신을 생각할 때나 줄곧 붙어다니며 나의 밑바닥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잠은 유년의 바위 곁이나 나무 속으로도 빛을 달고 간다   할머니 혹은 어머니의 자장가가 바위가 되고 나무가 된 지금 잠이 날아가서 불 밝히는 세계 나는 그안에서 교감하고 영교의 악수를 나눈다   오 색맹이 된 천지여 눈감고 불타는 곳이나 지켜 보거라 불이 너를 몰고 가는 곳이나     < 잠의 寺院  / 노창선>   영원에서 시작하여 영원에서도 끝나지 않는 잠의  寺院     잠이여, 여기 날아와 날개를 쉬어라 솟구치는 빛을 꺾어 내리고 흘러가는 것들마다 무게를 주는 너의 곤한 날개,   네가 자리한 가을 뜰엔 꽃들이 明燈하다 어둠의 꼭대기를 불꽃으로 기르고 혼미 속에서 춤추며 일어서는 빛 그러나 그 빛은 너의 오관에 젖어서 멀리 가지 못한다   사물들은 두툼한 외투 속에 저마다의 태양을 키운다 그 自由의 시간에 메마르고 메마른 손으로 낙엽을 태우면 연기마저도 제 갈길로 가 버린다.   나는추적한다. 태양 속의 핵, 핵 속의 핵, 그리고 또 그 속의 無名을 (아! 無名은 끝없다)   잠이여 날아와라, 내게 너의 寺院이 무너지지 않는 한 광휘 속의 중심들은 모두 제 자리를 지키리라       < 꽃姿態  / 노창선>   알고 싶다 그대 속 은밀한 곳까지 새벽 뜬 눈으로 뵈는 꽃 망울 스러질 듯 스러질 듯 무지개 이슬방울이 그대 無上正覺위를 달리다가 푸르름 앞에 結氷하는 것 無上으로 無上으로 스러지는 者 꽃의 壓力 天官 그대 사슬에 매인 者 일어나라 풀밑 어둔 곳까지 별들 내려와 있다 無垢光 첨예한 손가락이 어둠 속 풀뿌리 풀뿌리 속 죽음 그 白玉 같은 죽음을 데불고 사라진다 끝났다 끝난 자리에서 알고 싶다 형적을 감춘 그대 은밀한 곳까지     < 太白山  / 노창선 > 홀로라도 남아 지키리   타는 넋으로 잇고 이은 진달래 靑松山 가슴을 덮다 누어 버려도 영 죽잖을 진달래 질긴 뿌리로 버티리   햇빛 극치 山봉우리에 거울 같은 배달나라   살 가르어 지워 버리리 바닷바람 같은 것   다 버리고 가더라도 발끝 채일수록 커지는 씨앗되어 홀로 남아 사르리 타오르는 해   지친 天地를 동방의 東海의 풀밭 융단에 눕힐 때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