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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흔히, 교회 다니는 사람이 왜 그래, 또 절에 다니는 사람이 왜 그래 하는데, 다 조금씩 모자라기 때문에 교회나 절을 찾는 게 아닙니까. 천사는 교회에 들어올 자격이 없어요."
느닷없는 말씀에 , 얼마 전 불국사 취재를 갔을 때 선원에 붙어있는 '오도자불입(悟道者不入), 깨친자는 들어오지 말라!" 는 현판앞에서 발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불국사를 중창한 월산스님께서 쓰신 글이다.무슨 말씀인가? 공부 목적은 쓰기 위함이니, 도를 닦는 답시고 학생에 안주하지 말고 하루빨리 공부 마치고 나가 세상을 위해일을 하라는 말씀이다. 이와 같이 교회에서 무엇이 옳은 삶인지 배웠으면 밥값을 해야 한다는 준엄한 한마디를 나그네 정수리를 향해 내리친 것.
법정 스님도 평소 신심이 돈독한 불자들에게 절을 올 거 없다고 하시면서 부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라고 하셨다. P22
**** 죽음은 삶의 완결
"우리는 죽음을 당하는 일로 여기는데, 저는 그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생명을 다 내어주면 그게 곧 죽음'이죠. 삶의 완결, 완성이라고 할까요. 살다가 죽는 건 내 삶을 '다하는 거죠. '적극 나서서 맞아야할 게 죽음'이에요.그렇게 생각을 하면 나 하나만 살려고 든다면 제대로 된 삶을 수 없고 , 따라서 제대로 된 죽음이 될 수 없죠."
삶을 다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확'와 닿았다. 다한다는 말은 힘을 다 쏟는다는 말씀아닌가. 시인 고형렬이 쓴 연엉 이야기[ 은빛물고기]에 나오는 대목이 떠올랐다.
알래스카 바다에서 되돌아오는 젊은 연어들은 기어코 극동의 조국, 한반도 동쪽 내로 올라와서 알과 정력을 쏟아내고 암수가 함께 죽는다.죽기에서 실패하는 연어는 없다. 종족 한 세대가 다 함게 죽어서 허연 배때기를 뒤집어 쓰고 쓰레기 처럼 떠내려가면서 그 마지막 몸뚱이들을 다른 물고기들에게 보시한다. 이 장엄한 떼죽음이 벌어지는 하천은 새로 태어나는 자리이다. 그 개별 목숨은 종족 영원성 속으로 사라지는데 이 사라짐 안에서 삶과 죽음은 서로 꼬리를 물고 있어 본래 구별되지 않는다.
말씀 그대로 있는 힘을 다 쏟아 부어 이룬 열매가 곧 죽음, 그런니 죽음은 완결이다. 그 완성을 절집에서는 열반이라 한다.
......
법정스님은 손을 꼭 쥐고 무슨 말씀을 전하고 싶으셨을까? 평소에 하시던 말씀 그대로 당신은 '살 때 삶에 철저해 털끝만치도 죽음을 생각하지 않은 만큼, 죽음에 앞서 삶에 조금도 미련두지ㅣ 않는다. 사는 것도 내 자신 일이고 죽음 또한 내 자신 일, 철저히 살았으니 , 철저히 죽는다. '는 말씀아니었을까.P 24
올해(2010)가 초조대장경을 팔 때 한 자 파고 향 샤르고 세 번 절하고, 또 한 자 파고 향 샤르고 세 번 절하고 또 팠던 것처럼 정성스러운 삶을 살아 보자. 그것이 바로 불공이고 기도'라고 시월 초 군인들과 나눴던 애기를 꺼내면서, 종교 바탕에 지극한 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지극함이 사라지는 게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렸다.
우리가 일상 경험영역에서 식사보다 신비로운 일은 아마 없으리라. 그것은 죽은 것이 산것으로 화함이요. 어떤 존재물을 그 본성을 지킨 채, 더 차원 높고 더 넓은 다른 현실 안으로 포섭함이다.
우리 삶이 제대로 사람다우려면 마냥 한가롭기만 해야 한 것은 없지만, - 거기에는 느림이 있어야 한다. 하기야 일을 찬양할 수도 있겠지만, 일이나 힘씀은 역시 쉼에서 그쳐야 하는 법이고, 위대한 업적이나 크나큰 기쁨은 뛰면서는 이루어질 수도 음미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주에서 경주를 거듭한다는 것은 산에 산을 포개 쌓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바람을 포개는 꼴이 된다.
감옥 안에서 묵상에 잠겨 있는 실만 옹에게 간수장이 묻는다. " 성서를 보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 아담에게 '너 어디 있느냐?"고 물으셨는데, 이 말을 어떻게 알아들어야 하겠습니까?" 하느님은 전능하신 분이라면서 아담이 어디 있는지 모라 찾다니 그게 말이 되느냐는 물음이다. 이에 대해 랍비는 하느님은 사람 하나하나 에게 네게 주어진 몇몇 해가 지나고 몇몇 날이 지났는데 너는 네 세상 어디쯤 와 있느냐고 물으신다고 답한다.
"돌덩어리에다가 생명을 불어넣어 준게 이집트예요. 그리스는 너무 깎아 가지고 생명이 약화됐어요. 설명하면 약해지잖아. 우리나라 불상이 좋은 건 근육, 힘 줄 이런게 없어서예요. 그런게 있으면 눈길이 그리가고 정신이 팔려서 불상이 주는 숭고함이랄까. 철학이고 뭐고가 안 돼요. 내가 처음 그리스 조각을 보면서 '하, 이 사람 힘들겠다. '싶었어요. 날마다 눈을 부릅뜨고 있잖아요. 저기 내작품, 저 안엔 뜨고 감은 게 다 있어요. 저걸 감았다고 볼 수도, 떴다고 볼 수도 없어요. 부처님 눈 같이 그냥 있는 것이지. 감았다 떴다를 못하면 살아 있는게 아니거든요. 지금 내가 반가사유상 눈을 떠올리지 못해요. 전체가 보이기 때문에 눈에 눈길이 가지 않은거죠."
제주도로 귀향간 추사는 늘 주장하던 청고고아淸古高雅한 서법에서 벗어나 "내 칠십 평생에 벼루 열 개를 구멍을 냈고 내가 써서 몽당 붓이 된 붓이 천 자루는 된다." 고 외칠만큼 그 동안 다른 사람을 위해 써 오던 글을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서 쓰고 또 쓴 끝에 기굴분방奇崛奔放, 자유로워졌다. '아옹아법', 그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주착主着, 그 경지를 추사는 스스로 잘되고 못되고를 가리지 않는다는 '불계공졸 不計工拙'이라고 했다.
'법정은 맑아요. 맑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그 맑음이 옮아요. 가슴속이 눈 쌓이는 밤처럼 시원해요. 좋은 그림 앞에 있으면 좋은 기운이 내 마음에 스며들어 오는 것처럼 언젠가 삼청터널을 지나는데 차 안에서 느닷없이 한 말씀 하였어요.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마지막에 '목이 마르다'하셨는데 그건 '사랑의 갈증'이라고 ."
대 그림자 뜰을 쓸어도 먼지 일지 않고
달이 연못에 들어도 물에는 흔적없네.
"마음의 눈으로 그리는 일은 마음안으로 파고 들어가 자아 본성을 캐어 가는 길이며, 끝없이 껍질을 벗고 생명 본래 모습으로 귀의하는 수행이라고 믿습니다. 마음으로 그리는 길은 우리 마음을 비움으로써 비롯되어야 합니다. 비움이 크고 넓을 수록 공명共鳴이 크듯이, 마음을 크고 넓게 비울수록 마음의 눈, 빛의 눈이 우리안에 빛날 것을 믿습니다."
누구나 살다보면 울고 싶은때가있다. 그러나 다른 이 눈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 실컷 울 곳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건축가 김중업은 집 어느 구석에는 울고 싶은 곳이 있어야 한다며, 집을 지을때 꼭 울음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P54
흑인예수상을 그린 고진하 시 < 합장>을 떠올렸다.
성당 입구에
미륵반가사유상처럼
오른쪽 다리 들어 왼쪽 무릎에 올려놓고
두 발과 두 손에 박힌 못 빼어 한쪽 손에 꼭 움쳐쥐고
다른 쪽 손으로 턱 괴고
가시면류관 헐렁하게 쓰고 앉아
눈웃음 짓고 있는 목조예수상이 모셔져 있지요.
.....
한 몸뚱이에 환희와 괴로움이 깃들듯
한 몸뚱이에 붓다과 예수가 동거하는 저 상에서
...합장한 두 손이 춤 멈춘 꽃잎처럼 이뻤어요...
"그때 법정 스님은 앞산을 가리키며 저 산이 내 얼굴이 내 모습이니 바라보라고 하면서, 그저 묵묵히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면 소리를 듣게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날 저녁 공양을 먼저 와 있던 젊은이들과 함께 했는데 '스님은 여럿이 먹으니까 참 맛있다. 혼자서 하는 식사는 주유소에서 기름 넣은 거나 다름없다'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을 들으면서 홀로 앉아 드시는 식탁을 떠올렸어요. "
원불교들에게 늘 당부하는 말씀은 뭘까?
"사람들이 가진 것 가운데 무엇보다고 시간이 소중해요. 저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한 번도 보지 않았어요. 일평생 시간을 잘못 쓴일이 없어요." 큰 어른들은 어쩌면 이리 한결 같을까. 법정스님도 '시간은 목숨'이라고 하셨다. " 그리고 시시한 사람이 되지 말라고 해요. 시시한 사람 취급을 받으면 속상하잖아요. 시시한 생각을 시시한 사람인거예요. 가치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시한 생각을 할 틈이 있겠어요.? 성공이 거저 오지 않아요. 잘 가꾼 벼를 거둬들이는 농부는 부지런히 피땀을 흘렸기 때문에 알곡을 거둬들이죠."
***쓸모없음이 주는 넉넉함
스승은
바람에 일렁이는 대와 뜰의 연못이
서로 거리낌없이 넘다들어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뛰어난 장인은 자취를 남기지 않듯이
사람 관계 또한 이와 같아서
기대하는 바 없이 비워 낼때
삶에 숨통이 트인다고 했다.
자로 잰 듯
빈틈없는
일본자기와는 달리
조선백자항아리는
이지러지고
아무렇지도 않은 순정純精함이
식솔을 아우르던 맏며느리처럼 어질다.
노자는
바퀴살 서른개가 바퀴통 하나에 모이는데
가운데가 비어 있어야 하고,
진흙을 이겨 그릇을 만드는데
가운데가 비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없음'이 받쳐 주기에 '있음'이 이롭다.
어둠 없는 빛은 생각 할 수 없고
빈탕이 있기에 채움이 드러난다.
'텅빈 충만'은
'쓸모없음이 주는 넉넉함'이다.
** 법정스님의 수필집 [ 서 있는 사람 ]
"...서까래끝에 못을 박아서 풍경을 달았는데 못 끝이 보이지 ㅇ낳았으면 좋겠다. 현관에 섬돌을 놓고, 뒤꼍에 바싹 붙은 나무들을 쳐내면 좋겠다고 ..과연 스님 말씀대로 못끝을 가리고 섬돌도 놓고, 뒤꼍에 나무를 처내 말끔히 정리하고 나니 집이 안온해지더군요. 그게 쉽겠어요? 절대 미감을 갖추신 분이셨어요." P103
진현 선생글은 꼭지마다 선생 성격 그대로 진솔한 삶이 생생히 녹아들어 생기 넘친다. 인터부 내내 조남숙 여사는 넓은 부채로 시원한 바람을 일으켜 주셨다. 그래, 바람은 저 혼자 바람일 수 없다. 움직임이 바람이다. 소리 또한 그와 같아서, 나 아닌 다른 무엇에 부딪치고 너와 내가 비벼대는 관계 속에서 비로소 소리가 된다. P 104
****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전기 [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 헬렌켈러 [ 사흘만 볼 수 있다면]
***헬렌 니어링 [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 김종철씨가 펴낸 환경잡지 [ 녹색평론]
법정스님은 만남은 눈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을 듣고 보니 만남은 날 목숨이 온 목숨으로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는 스님이 법문하시면서 꼭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하셨던 책으로, 나 역시 그 책을 읽고 나서 삶이 바뀌었다.
건축가 송효상은 나무에 결이 있고 바람이나 물에 결이 있듯이 땅에도 결(地紋)이 있다고 했다. 하물며 사람에게 결이 없겠는가. 사람 결은 뭘까? 목숨을 주고 받으며 만드는 숨결이다. P 107
" 스님을 모시고 나가면 몇 걸음 걷다가 멈추고 주머니에서 메모지와 연필을 꺼내서 뭘 적고, 말씀하시다가도 또 적곤 하셨어요. 마치 삼보일배三步一拜하듯 오보일기五步一記를 하셨죠. 방 안에서 글을 보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밖에 나다니면 어김없이 메모를 하시더라구요.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법정 스님을 보면 '적(는)자'는 분명 '생존'한다. P 113
돌아오는 길, 성덕대왕 신종에 적바람된 말씀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부처님 말씀을 글로 옮기면 불경이고,
부처님 모습을 만들면 불쌍이고 ,
부처님 목소리를 만들면 종소리니라.
<연꽃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이 아니라
한 두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왜 가을이면 나뭇잎이 지나? 저 나무는 언제부터 저러고 서 있었나? 저 바위는 언제부터 저기 있었을까? 저 바위 목숨은 언제 다할까? 이렇게 아프다가 죽으면 나는 어디로 갈까? 허구 많은 사람가운데 하필이면 왜 이 부모님 몸을 빌려 태어났을까? 모두 근원을 향한 물음, 세상 현상이 궁금했던 소녀는 자연스레 불교 책과 만난다. 그렇게 만난 반야심경, 그 가운데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에서 딱 걸렸다. "나는 눈코입귀가 다 있는데 왜 부처님은 없다고 하셨을까?" 큰 숙제였다. 의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가다 보니 천수경도 외우고 초발심자경문 가운데 초심, 발심을 다외웠다. .... P141
법정 스님 앞에서 거리낌 없었던 진명스님. 불일암 가는 차안에서 법정스님은, 정진하고 있는데 불쑥불쑥 '스님 계십니까!'하고 사람들이 들이닥치며 소리를 질러 대는 통에 참기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진명스님은 말씀 끝나기가 무섭게 "스님! 그게 싫으시면 글 쓰지 마세요. 글을 쓴다는 건 사람을 부르는 일입니다. 그 사람들도 많은 고민 끝에 글을 쓴다는 건 사람을 부르는 일입니다. 그 사람들도 많은 고민 끝에 어렵사리 찾아오는 건데 그렇게 예의 없는 사람 취급하시면 어떻게 해요? 저도 그 가운데 하나 인데." 하고 퇴박을 놨다. 법정 스님은 "그래, 진명이 말이 맞다."며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셨다는데. P 144
그 스님이 사월초파일에 키우던 난초를 밖에 내놓고 햇볕을 쬐게 했다. 그런데 그만, 부처님 오신날이라 모처럼 절에 온 아이들이 꽃을 다 꺾어 갔다. 초파일 행사를 다 마치고 돌아와 그 광경을 본 스님은 '아, 내가 아직도 많이 모자라는 구나.'하면서 어디론가 떠났단다. 꽃을 꺾어 간 아이들에게 화는 커녕 당신 정성이 모라자는구나 하는 마음을 내는 수랭, 가슴 속까지 '쏴'해지는 맑은 소식이다. P 162
**** 법정 스님이 전하려던 메시지는 무소유가 아니었다.
스승은
소유하려 들면
텅 빈 마음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여유가 사라진다고 했다.
우리 필요는
대상이 아니라, 쓰임새다.
의자를 가지려는 까닭은 '앉기 위함'이요.
사랑을 구하는 까닭은 '설렘과 끌림' 때문이다.
우리 필요는
소유가 아니라, 쓸모이다.
본디 인도 원주민이었던 집시에게는
소유, 의무라는 낱말이 아예 없다.
차지하지 않아서 외려 자유로운 집시들에게서
가지지 않음이 주는 자유로움과
홀가분함을 길어 올려야 한다.
스승은
우리 둘레에 있는 생물과 무생물을 두루 아울러
우주가 내린 선물이라고 했다.
우리 모두는 똑같은 우주 자체이다.
누가 누구를,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가질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서로 쓸모를 찾아 기댈 뿐이다.
법정 스님하면 선뜻 '무소유'를 떠올리지만
스승이 전하려던 메시지는 무소유가 아니었다.
곱다랗고 가지런한 '함께하는 삶'이다.
함께하는 삶이란
있고 없음은 서로를 낳아주고,
쉽고 어려움은 서로 이루어주며,
길고 짧음은 상대를 드러내 주고,
높고 낮음은 서로 다하게 하며,
음과 소리는 서로 화답하고
앞과 뒤는 서로 뒤따르는 삶이다.
돈연스님은 다른 종교지도자들과 스님이 친교를 쌓는 물꼬도 터 드릴 만큼 다른 종교 가르침을 이해하고 소통하려고 애썼다. 1970년 대 중반, 베네딕도 수도원에 '불교는 마음이 일어나면 가지가지 법이 이러나고, 마음이 없어지면 모든 법이 사라진다는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는 마음법이다. 그런데 당신들은 모든걸 하느님이 만들었다고 하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나서 함께 탁마를 해보자 ."는 편지를 보냈다. 얼마뒤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다녀가라는 초대장이 왔다. 법정스님에게 여쭸더니 흔연히 다녀오라고 하면서도 왜 그렇게 복잢한 일을 하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P 183
사람이 존재하는 한 종교가 필요한데 출가 지향이 아니라 재가 지향이어야 하며, 모든 수행자는 따로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돈연 스님, 수도자라 부르든 목회자나 성직자라 부르든 그 자체가 직업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씀한다.
"수행은 누구라도 저마다 제 일터에서 자투리 시간을 써서 하면 돼요. 재가자로 만들어진 수행이 보다 더 뜻이 있다고 봐요. 그러니까 스스로 열자. 다 열어놓고 힘닿는대로 , 할 수 있는 만큼 하자는 거지. 권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에요. 이게 부처님 생각이었어요. 송광사를 가든 해인사를 가든 절에 가면 좋잖아요. 그런데 70퍼센트가 예배공간이에요. 주거공간은 한 20퍼센트쯤 됩니다. 나머지 10퍼센트는 절 살림을 사는 사람들 공간이에요. 예배 시간이 얼마나 됩니까? 나머지 시간엔 죽은 공간이에요. 국사를 모셔 놓고 일년에 한 두번 재를 지내요. 그곳을 그냥 놔둘 까닭이 어디 있어요? 사람들이 와서 자고 가게도 하고, 이벤트나 잔치를 해주는 공간으로 써야지요. 쓸모없는 공간이 넘쳐 나는 데도 자꾸 뭔가를 지어 대요. 쓸 방법은 찾지 않고, 경제논리에 어긋나요." P 187
" 모든 종교 전통을 훑어 올라가 보면 소리 내어 낭송을 하잖아요. " 그게 말로 울리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새기고 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종교 기본훈련임을 알았다는 노일경 목사...
"스님은 제가 무례하게도 외로우시면 결혼이라도 하시라는 농을 건넬 만큼 친근하게 보듬어 주시던 정감어린 분이셨어요. 나이가 조금조금 들면서 느끼는데, 사람답게 사는 일이란 일상에서 거짓말 덜하고, 남에게 피해 덜 주고, 상식에 맞게 ㅅ할고, 시대 흐름을 너무 무시하지 않고, 지나치게 냉소하거나, 애써 좋은 척하지도 않는 삶인것 같아요. 그게 중도라면 중도이고, 자연스러움이라면 자연스러움인데, 스님은 그렇게 잘 정연되어 있으면서도 티를 내지 않는 분이셨어요. 일부러 수준 높여서 다가서려 할 필요도 없이 있는 그대로 대해도, 그대로 받아들이셨어요."
노일경 목사가 목회를 하는 월곡교회를 찾았다. 차도 들어가지 않는 좁다란 골목 안에 있는 교회에 들어서면 예배당 앞 화단에 십자가가 뿌리 내리고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보통 교회십자가는 지붕위나 높다란 벽에 걸려 있는데, 땅을 디디고 서 있는 십자가를 만나기는 처음이다. 성자가 아닌 '사람 예수'를 만난 기분이다.
대학 1학년 봄이었다. 불일암 툇마루에 앉아 한동안 말없이 조계산 자락을 바라보던 법정 스님. '부모자식 인연도 부모자식이기에 앞서 사람과 사람 만남이다. 인연은 시간이란 체에 걸려진다. 시간 체 속에 사람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길고 짧음이 있다. 모든 부모가 자식곁에 오래 머물며 뒷바라지를 해줄 수는 없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데 대해 쓸데없는 상상을 하지 말라. 부모가 있고 없고에 매달림은 생각에 얽매이는 노예가 되는 일이다. 네 얘기를 객관화 '시키라고 말씀햇다. 그 말씀이 어릴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데 큰 도움이 됐따는 문현철 교수....P 226
2학년, 3학년, 해를 거듭할 수록, 스님은 현철을 대견해 하면서 지도자, 법조인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글쓰기 중요성을 말씀했다. 날마다 일기를 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이나 스치는 생각은 바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지만, 글로 정리해 쓰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생각을 정리정돈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글쓰기는 나를 찾아가는 기도와도 이어진다. 보다 넓은 사고를 키우기엔 시간이 짦다. 세상을 이끄는 리더가 되려면 사회개혁론을 비롯한 세상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며 공부하는 즐거움에 대해 말씀하셨다. P 229
법정스님은 길상가가 생긴 뒤에도 조주스님이 사시던 관음원처럼 작고 가난하고 친절한 절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보시함을 도둑놈아가리로 알라고 막말(?)을 하셨던 어른이셧으니, 살림하는 분 심정이 충분히 헤아려진다. P237
" 그 뒤에 법련사에 법문을 하시나고 해서 갔는데, 글은 유려하시잖아요. 그런데 말씀이 글학 달라서 확 깼어요. 사투리도 섞이고 '아이고 어쩌면 글하고 저래 다를까.' 싶었어요. 저는 '글 쓰는 사람들은 원래 저래 말을 잘 못하는 갑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러나 돌이켜 보면 수필은 간결하고 짧으니 쉬이 읽혀지마는 법문은 법이 좀 갖춰 있어야 알아듣잖아요. 제가 법문을 들을 만한 그릇이 되지 못했던 거지요. " P 240
" 스님께선 섞이는 것이 싫어서 비빔밥을 잡숫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마다 맛이 다른데 그것을 왜 섞어서 먹는지 보르겠다고 ."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죽이라는 말씀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난 나이고 싶다며 누구나 저마다 타고난 성품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어른이시니 어련하셨으랴.
"여느 사람들은 절에 가서 인연기도를 하면 배우자가 나타난다면서 열심히 빌러 다니던데, 저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어요. 우리 아무개 결혼을 하게 해주세요. 하는 생각이 한 번도 나질 않았어요. 나이가 들어서 생각해보니까 개들이 시집을 가면 또 식솔이 딸리겠죠. 그러면 인연이 더 복잡해지잔항요. 어쩌면 제 마음 깊은 곳에서 결혼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결혼을 해도 인생이고 하지 않아도 인생인데, 이 인생이든 저 인생이든 살아볼 만 하잔하요. 선책한 만큼 맹렬히 살면되지, 남들 눈치 보면서 허투루 살아서는 안되지요. 얼마나 소중한 삶인데 낭비하면 되겠습니까."
열려있다.
"유서는 남기는 글이기보다 지금 살고 있는 '삶의 백서'가 되어야 한다."
법정 스님 글 < 미리 쓰는 유서>에 나오느 ㄴ말씀이다.
스님 말씀처럼
유서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백서가 되게 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해답은 이미 스님이 주셨다.
언제 어디서건 순간순간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라고 .
그림은 그 저 부분 합이 아니다.
소는 그냥 소이고 ,
초원은 그냥 풀과 꼬칭고,
나무를 가로지르는 햇빛은 그냥 빛 한 줄기지만,
모두 모으면 마법이 벌어진단다.
영화 < 플립>에서 아버지가 딸에게 이르는 말이다.
화엄華嚴이란 '잡화엄식雜華嚴飾'을 줄인말로, 들판에 한껏 피어난 화려하거나 소박하고 이름 없는 꽃들이 공명共鳴하는 그림이다. 그 처럼 ' 맑고 향기롭게' 란 모두가 평등하여 제 라름대로 핀 자태와 향기가 어루렁 더우렁 공명하도록 디자인하고 실천하는 삶을,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은 높낮이 없이 어우러지는 공평한 세상을 일겉는다. P 261
* 날목숨이 온목숨으로
이 음식이 어디서 왓는고?
내 덕해응로 받기가 부끄럽네 .
마음에 온갖 욕심을 버리고
몸을 보호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 중략 > ...
그런데 스승이 풀이한 오관게 첫 머리글은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이다.
대체 이 음식은 ㅇ어디서 왔으며
음식이기에 앞서 무엇이었을까?
한 목숨,
우리과 꼭 같은 목숨이엇다.
이 목숨이 살아 있기까지
뭇몯숨이 얼마나 유명幽明을 달리 했을까?
뭇목숨 살신공야으로 이어온 삶.
중이 밥값이나 하고 가야겠다던
말씀에는
이 음식이 여기오기까지
해와 바람, 물을 비롯한
제 몸을 기꺼이 내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어머니 은혜와 심고 가꾸고 거두어들인 숨낳은 손들이 흘닌 땀을 헤아려 개체, 날 목숨이 아닌 전체, 온목숨으로 살라는 말씀이 담겨있다.
온 누리는
서로서로
어우렁더우렁
한바탕 놀다 가는
놀이 한마당이다.
내가 제일 싫어가는 건, 무표정한 직업인이 되는 것이다. 해서 나는 초연한 수도승이기보다는, 자연인으로서 진리를 모색하는 철학자 되고 싶을 뿐이다. 불교 가운데서도 종교 측면은 나를 질식케 하지만, 철학 영역만은 나를 언제가지 젊게 하고 있지- .
물론 사회인에게 살아가는데 직업이 필요할 수 밖에 , 하지만 인간 본래 양심이라든가 의지를 잃어버리고 까지 거기에 얽매일 건 없을 줄 안다. 어쩌면 이 말은 빵의 존엄성을 모르는 철부지 말일지도 모른다만, 항상 하는 말이지만, 우린 생존만으론 살고 있는 보람이 없어, 줄기찬 생활이 , 창조적인 생활이 있어야 해. ...아듀... 1960. 10. 21.
山僧 법정 합장
나중에 스님이 이런 글을 쓰셨어요. 레오 버스카글리아라는 사람 어머니가 말리는데도 고집을 세우고 미국서 파리로 건너갔어요. 그 곳서 끼니를 굶다 못해 어머니에게 전보를 치죠. '굶어 죽어가요. 아들.' 돌아온 답이 '굶어라 . 엄마' 였어요...
법정 스님 말씀 가운데 수광 선생 가슴에 가장 깊이 뿌리내린 이야기는 모기 이야기다.
"시어머니 모기가 집을 나서면서 저녁밥을 지어 놓을까 보냐고 문는 며느리한테 말한다. '모진놈 만나면 죽을 거고 , 좋은 사람 만나면 얻어먹을 거니까.' 이래도 저래도 저녁밥 차리지 말라는 애기인데... 덕은 베풀지 못할 망정 산목숨 빼앗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애를 습니다.
달맞이꽃이 있듯이 봄맞이꽃이 있는데 가장 먼저 봄을 맞는 꽃이 매화다. 한겨울 매화를 보고 머지않아 모든 꽃들이 피어남을 알 수 있듯 이. 석가모니 부처님 깨달음이 민중생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예고편이다 그래서 한겨울에 피는 매화를 '석가모니 눈'이라 한다. "법정 스님 삶도 한겨울 매화처럼, 중생마음에 깃든 탐욕과 무지라는 번뇌 짐을 녹이는 약이었어요.
" 저는 법정 스님을 뵙기 전가지는 절을 잘 몰랐어요. 절에 가본적이 없고 스님히고 얘기를 해본적이 없어요. 법정스님은 제가 가장 처음 만난 스님이에요. 금생에, 그런말이 있더라구요. 미국에 이민을 가면 인연 있는 사람들이 마중 나오잖아요. 나중에 일을 할 때 대개 마중 나온 사람과 비슷한 일을 고른대요. 그러니까 맨 처음 누굴 만났느냐가 매우 중요하죠. 돌이켜 생각해보니까 제가 행운이에요. 럭킹해요. 럭기 !"
다음 생이란 몸을 바꾸는 다음 생이 아니다.
법정스님은 제게 무슨 기도를 하라든가 그런 애기를 하신적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성철 스님을 뵈면서 삼천배 하는 것을 알았어요. 그전에 법정스님이 간절함이 담기지 않은 절은 그저 '굴신운동'일 뿐이라는 글을 , 아마 불교 신문에 쓰셨을거예요. 그글을 보고 성철 스님을 따르는 스님들이 법정 스님 방으로 몰려가 스님이 아끼던 백제 와당을 박살냈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그런데 원정스님이 저를 법정 스님한테 다니는 신도라고 소개시켰어요. 그러자 성철스님이 대뜸 '그래, 법정이가 직필直筆이제!' 하셨어요.
산수화가 가짜라고 뒤집는다. 그리곤 조선 유학자들 사이에서 신사임당 산수화 평가가 사라진다. 그 뿐만이 아니라 신사임당이 그린 산수화도 종적을 감추었다. 대신 난초, 매화, 포도, 풀벌레처럼 집에서 자녀를 기르고 살림을 하다가 가끔 그렸을 법한 그림들만 모아 그림첩을 만들었다. 백세 스승 율곡 선생 어머니께서 규문을 벗어나 산천 곳곳을 누볐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법정스님은 [ 조선일보]칼럼에 그 이야기를 썼다.
생사 갈림길이 어떤 것인지 온존재로 느꼈을 것이다.
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살아 있는 사람들은 고마워 할 줄 알아야 한다.
...만약 그때 사망했으면
제齊나 지내주며 슬퍼하다가
점점 기억에서 사라질 생각을 하니
우리삶이 얼마나 허무하고 덧없는 것인지
새삼스레 되새긴다.
유달산도 꼭 보름달이 뜨는 보름날 가셨어요. 인도 타지마할은 달이 뜨면 네 군데인가 여섯군데서 달이 보인다죠? 달 뜰때 맞춰서 타지말할엘 가셨대요. 스님 삶 자체가 예술이잖아요. 스님을 통해서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떴어요. 스님 덕분에 정말 좋은 추억들을 가질 수 있어서 너무 고마워요."
" 말씀 끝에 스님이 같은 시대에 함께해주셔서 올곧게 살 수 있었다고, 너무 고맙다고 말씀도 드렸어요."
스님께 고마워하고 스님 덕에 행복해 하는 사람이 어디 피상순 박사뿐이랴.
구한말, 배우고 익힌 바를 몸소 실천한 선비이자 의병장이었던 면암 최익현 선생과 함께 살았다 해서 천하동생(天下同生)이라 했고, 면암선생이 세상을 떠난뒤 천하동사(天下同死)라 했다. 그 처럼 법정스님이 사셨을때 모든 종교가 벽이 없이 다함께 살았다. 그래서 법정스님이 우레 같은 침묵으로 시간과 공간을 버리고'비구 법정'이란 위패하나 앞 세우고 , 불에 드신 뒤 천하가 함께 울었다.
세상에 큰 스님 작은 스님이 어디 있노냐시던 어른이니 마음이 편치 않으셨으리라. 풀 먹인 모시적삼처럼 손을 스치면 베일 것 처럼 자신에게 엄격한 어른이셨다.
마음은 닦는게 아니라 쓰는 것이라던 당신 말씀처럼 마음 씀이 남다르셨다. 결국 법정 스님은 돌아가시고 난 뒤에야 어쩔 수 없이 길상사에서 하루를 묵으셨다.
매화는 반만 피었을때 운치가 있고, 벚꽃은 남김없이 활짝 피어나야 여한이 없다. 복사꽃은 멀리서 봐야 제대로 누릴 수 있고, 배꽃은 가까이서 볼때 그 맑음과 뚜렷함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하셨다.
며칠전,TV에서 장사익 씨 노래 <봄날은 간다>가 흘러나왔다. 선생은 그 노래를 들으면서 또 어른 스님 생각이 나서 눈물을 흘렸다. "이거 어떻게 좀 깨어나야 하는데 , 스님 생각만 하면 눈물 바람을 해요. 스님이 내가 이렇게 집착하는 거 좋아하지 않으실 낀데, 스님이 '벽파 너무 집착하지만 , 나 , 별나라 어린 왕자하고 같이 잘 있는데 너무 그러지마.'하시면서 보고 계실것 같아요."
부처님 열반도를 보면 제자들은 물론 사천왕도들도 이젠 외호할 부처님이 안 계시다는 슬픔에 땅을 치고 통곡한다. 보고 싶고 그리워서 그린게 그림이고 , 그림 솜씨가 없는 사람이 궁리 끝에 만든 부호가 글씨라는데...떠난 분을 그리워함을 인지상정이 아닐까..
범종은 하루 세번 울린다.
아침 예불, 점심 마지. 저녁 예불 때.
예외가 있다.
수도자가 입적했을 때 108번을 울린다.
삶을 깊이 되돌아 보는 , 삶과 죽음을 벗어난 소리다.
한 생을 마감하는 종소리는
순식간에 산중을 섭섭하고 엄숙하게 이끈다.
출가한 이는 너나들이
이 종소리를 들으며
시공간을 버리고 떠난다.
2010년 3월 11일 오후 1시 51분.
때 아니게 길상사 범종이 울렸다.
살 때는 삶에 철저해
그 전부를 살아야 하고,
죽을 때는 죽음에 철처해
그 전부가 죽어야 한다는 말씀을 담아,
'누구를 위해서 종은 울리나'하면 얼른
게리 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헤밍웨이 원작 영화를 떠올리지만, 영국 성공회 사제 존던John Donner(1572~ 1631)이 쓴 시에나오는 문장이다.
누구도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은 아니다
모든 사람은 대지 한 조각, 바닷물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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