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만 스물여덟이라는 젊은 나이로 이세상의 눈이란 눈은 제다 뿌리고 간것같은 사진만을 내려 놓고 간 이의 눈오는 풍경속에 펼쳐진 시어들이 아직녹지않은 상태로 그 눈밭에 뿌려져 있음을 느껴본다...

어느 사진인들 다 추억거리며 이야기 거리가 없겠냐 만은 유독 하얀 눈들에 먼저간 이들을 그리고 ... 지나가고 있는 지금..이라는 이시간속에서 과거를 끄집어내고 그리운이를 끄집어내고 보고품이라는 .그리움도 닳고 닳아 녹아서 다시 눈이되어 쌓이고  쌓이고... 그 눈위에 내맘은 더 깊어진 더 높아진 그리움으로 쌓여서 파묻힌다..... 

하루종일 눈이 내리는날 그 눈의 갯수를 세워본적이 있는가....
머리속을 하얗게 지우고난 후 그리운사람만 가득채워본적이 있는가...
이렇게 채워져 부른 그리움은 눈사람으로 부풀어 오른다...  
눈사람도 사람이다... 나의 그리움살점을 떼어다 붙인....또다른 나... 그대이기에... 

멋진 영상사진속에서 그렇게 한참을 한참을 걷다가 눕다가 ...잠들어보았던 시(詩) 이다...


< 목차>
서문 / 김경주 
*눈을 만나다 
*사랑
*상실
*너 혼자 올 수 있니
*자장가
*에필로그 

	상실 #11    밤마다 나는 떨어지는데  눈 뜰때마다 떨어지고 날아 한바퀴씩 구르는데  내가 내지른 비명이 다시 돌아와 내뺨을 철썩철썩 때리는데  정말이지 나는 조금도 자라지 않아요 가끔 아파트 옥상에선 여자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내려요 나비가 되어 날아가요 나비를 잡으러 아이들은 맨발로 거울 속을 달려요  반대편에선 수만 마리의 나비떼가 달려들어 내 몸을 뜯어 먹어요 아침마다 나는 태양 아래서 검어지고  주름진 그림자를 길게 늘어놓는데  날마다 흘러나오는 내 초유 (初乳)를 먹는데 정말이지 나는 조금도 자라지 않아요      P 157 너혼자 올수 있니  #01 너혼자.               1. 너 혼자 올수 있겠니           2. 너 혼자 올라올 수 있겠니       3. 너 혼자 여기까지 올 수 있겠니 안개가 자욱한데, 내 모습을 볼 수 있겠니. 하지만 다행이구나 오랜 가뭄끝에 강물이 말라 건너기는 쉽겠구나. 발 밑을 조심하렴. 밤새 쌓인 적막이 네 옷자락을 잡을지도 모르니 조심해서 건너렴. 나는 삼십 센티미터의 눈금을 들고, 또 나는 사십센터미터의 눈금을 들고, 또 나는 줄자를 들고 홀로 오는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1. 너 혼자 말해 볼 수 있겠니            2. 너 혼자 만져볼 수 있겠니          3. 너 혼자 돌아갈 수 있겠니 바스락 바스락, 안게속에서 네 옷깃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네가 네 청춘을 밟고 오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하지만 기운을 내렴 . 한때 네가 두들기던 실로폰 소리를 기억하렴. 나는 , 나는, 나는, 삼십과 사십센터미터의 눈금을 들고, 줄자를 들고, 홀로 오는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딩동동 딩동동, 네 주머니 속에서 울리는 내 소리를 기억하렴. 하지만,           1. 너 혼자 내려갈수 있겠니     2. 너 혼자 눈물 닦을수 있겠니   3. 너 혼자 이 자욱한 안개나무의 둘레를 재어 볼수 있겠니  * 박상순 < 너 혼자 >                  P213 너 혼자 울수 있니  #06 쇼윈도 앞에서 멈춘 사람들은 자신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밤의 유령들처럼 그저 희미하다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늦은 밤에만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끔 자신이 어디에 있는 모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집에서도 길을 잃었다며 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P222 너혼자 울 수 있니 #07 친구는 런던에서 방콕에서 뉴욕에서 엽서를 보냈다 나는 귀마개를 쓰고 지칠때 까지 걸어다녔다 새벽2시가 되면 반짝이는 창문들이 있어 숨겨진 이야기들이 빛으로 새어 나오는 창문들  한 밤중 모두가 잠들었을때  세상이 모든 딸들은 부끄러움 때문에 죽는다지  먼곳에서 온 엽서에는 늘 얼룩진 몇 줄이 있다. 그 보이지 않는 말들이  내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비밀 새벽2시가 되면 빛나는 창문들이 있어  나는 걸어 다니다가 문득 그곳을 보곤해                                        * 김연수                P225          너 혼자 올 수 있니 #09            해가 서서히 지는 게 고맙지 않아? 만약 촛불처럼 갑자기 꺼진다면 어떻게 되겠어 ?  * 영화 <데드맨>에서 인디언 노바디가 한말             너 혼자 올 수 있니 #19 우리는 가벼운 책이 되고 싶었지 바람이 불면 한 장씩 날아가는  침묵에 이르는                            P250   자장가 # 05 나는 아직도 밤마다 그림자 꿰매기 놀이를 해요 웬디처럼 헐렁한 엄마옷을 입고선  삐뚤삐뚤한 박음질에 열중하지요 이 그림자는 너무 얇아  밤이 되면 그림자는 한없이 더 얇아져요 대낮의 길바닥을 다 쓸고 다니던  그림자는 밤만되면 너덜너덜해져 나의 밤을 꼬박 새우게 만들어요 이렇게 꿰매지 않으면 바람 부는 날 팔랑개비처럼 가볍게 날아가버릴지도 몰라     P 273  자장가 #07 나는 내 사랑하는 음악들과 함께 있습니다 한 음악의 순식간에 길어진 머리털을  한 음악이 가위가 되어 잘라냅니다 한음악이 슬픔으로 내 발등 위로 떨어져 내립니다 나는 내 사랑하는 음악들과 함께 있습니다 한 음악이 한 음악에게 입 맞추고  한 음악이 슬픔으로 내 몸을 찌릅니다 나는 음악들의 혀끝을 조금씩 잘라냅니다 음악들은 비명을 지르지 않습니다 내 사랑하는 음악들은 소리가 없습니다 음악들 밖으로 빗소리가 들립니다 내 집뒤에 사는 올빼미는 눈이 멀어 날지 못합니다 비가 오는 이런 밤이면 구슬프게 우는 것이  오래전 내가 잃어버린 음악들 같습니다.        P277 자장가 #15 영혼을 가진다는 것은 비밀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파스칼 키나르               P 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