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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는 길... >
1. 미래사   - 한려수도의 수려한 풍고아속에 먹물옷을 입다.
2. 쌍계사-    꽃비 내리는 십리길, 그리움이 가득한 곳
3. 통도사 - 깨우침의 보금자리, 금강 계단에 합장한다.
4. 해인사 - 풍랑같은 번뇌, 가야산에 내려놓다.
5. 송광사 - 잠깐 속세의 마음을 떼어놓고 떠나는 산사여행
6. 불일암 - 무소유의 성정에서 대숲 바람소리 친구가 된다.
7. 운문사 - 파르라니 깎은 머리 , 밀짚모자에 감추옵고
8. 화엄사 - 각황전 계단에서 작은 깨달음에 물들다.
9. 직지사 - 비로전 천불상에서 내 부처를 찾는다.
10. 길상사 - 맑고 향기롭게 , 도심에서 길을 찾다.

1. 미래사 - 한려수도의 수려한 풍광 속에 먹물옷을 입다.

스님을 출가할 때 심정이 초인훈 소설 [광장]의 이명준과 비슷하다고 했다. 남도 북도 아닌 중립국을 선택했지만 그 중립에서 조차 바다로 뛰어내린 그런 심정이 , 그러나 스님은 출가를 결심하게 되면서 그 동안 가졌던 온갓 시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P11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일주문과 본당사이에 바로 이 천왕문을 세워 그림이든, 아니면 나무로 깎아 만들었든 조금은 무서운 사천왕의 조상을 모시는것이 일반적이다.
이 천왕문은 사찰을 지키고 악귀를 내쫒아 청정도랑을 만들고 사람들의 마음을 엄숙하게 하여, 사찰이 신성한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하여 세워졌다. 그러나 가장 큰 의미는 수행자의 마음속에 깃든 번뇌와 좌절을 없애 한마음으로 정진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 P 20

2. 쌍계사 - 꽃비 내리는 십리 길 그리움이 가득한 곳
일주문에는 ’삼신산쌍계사’라고 현판이 걸려이싿. 쌍계사란 이름은 두개의 계곡, 즉 이 일주문을 가운데 두고 두개의 계곡물이 합쳐지기 때문에 그렇게 붙여진 이름이다. P29

이렇게 경내를 천천히 돌고 있노라면 문득 쓸쓸해진다. 갑자기 ’인생무상’아란 말도 떠오른다.
산을 가다가 올라가던 길을 멈추고 잠깐 되돌아보면 인생이 무엇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법정스님은 말씀하셨다는데, 이렇게 절에서 나오면서 문득 뒤돌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P 33

3. 통도사 - 깨우침의 보금자리, 금강계단에 합장한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 금강계단
법정스님은 20여년 전인 1959년 3월 15일 이곳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자운율사를 께사로 비구계를 수계 받았다.
그 이전까지는 엄밀히 말해서 사미인 셈이고 이때부터 정말 승려가 되는것이다.
이렇듯 계단은 승려가 계를 밟는 장소다. 금강은 그 무엇으로도 깨트릴수 없이 단단하고 보배롭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단단하고 보배로운 것은 바로 부처의 몸, 진진사리 때문이다.   P35

옛날 대갓집 중에서 제일 큰집이 아흔 아홉간이라고 했는데 통도사는 580간이나 된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간다.

통도사라는 절 이름 자체가 불법을 통달하여 중생을 계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곳 통도사가 더욱 뮤명한것은 삼보사찰의 하나인 불보사찰이란 점이다. 통도사는 당나라에 수도를 떠난 자장율사가 석가여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와 이 저을 개창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1400년 동안 법등이 꺼진 적이 없는 사찰이다.   P40

지붕이 丁자형의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는 통도사 대웅전은 정면과 측면의 구분없이 동, 서, 남 세 방향에 서 보이는 정면이 모두 똑같아 불교건축이 백미라고 불린다. 뒤편에 부처의 정수리 사리를 각종 진신사리를 봉안한 금강계단이 있어 정작 대웅전 안엔 불상이 없다.   P45

구룡신지에 관해 전해 내려오고 있는 전설이 있다. 자장스님이 통도사를 창건할때 9마리 용이 있었는데 자장스님이 불력으로 연못의 물을 펄펄 끓게 했다. 8마리 용들은 모두 도망갔으나 한마리의 눈먼 용이 절을 잘 지킬테니 살려달라고 애원하여 스님은 이곳에 머물게 해 주었다고 한다.   P47

4. 해인사   - 풍랑같은 번뇌, 가야산에 내려놓다.
해인사가 창건된 것은 802년 , 신라 애장왕 3년때이다.
당대의 그 유명한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 화상과 그 제자인 이정화상에 의해 해인사는 창간되었다. 두 스님에 의해 해인사가 지어지게 된 전설은 아래와 같이 전해저 온다
신라 애장왕의 왕후가 등창병이 났는데 아무리 약을 써도 효염이 없었다.
마침내 황의 사신이 당대의 고승인 두 스님을 찾아와 치료법을 물었다. 두 스님은 오색실을 사신에게 주면서 " 이 실 한끝을 궁전앞에 있는 배나무에 매고, 다른 한끝을 아픈곳에 대면 병이 나으리라." 라고 일러주었다.
사신은 궁궐로 돌아와 두 스님이 일러준 그대로 시행했더니 배나무는 말라 죽고, 왕후의 병은 씻은듯이 나았다고 한다.
이에 감동한 애장왕은 두 스님에게 전답을 주고 그 전답에 해인사를 짓게 했으며 또한 절의 공사까지 직접감독 했다고 한다.   P55

홍류동 계곡을 따라 들어간다. 홍류동은 가야산 국립공원입구에서 해인사에 이르는 4km의 계곡을 가리키는 말이다. 가을 단풍이 붉은 나머지 물이 붉게 보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지그의 보에 ㄴ오히려 천천히 들어가는 동안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계곡을 따라 멋지게 자리고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더욱이 이곳 홍류동 주변 풍광이 각별한 이유는 신라의 대문장가 최치원이 만년에 이곳에 숨어살다가 어느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어 더욱 그렇다.    P57

다시 경사가 심한 돌계단을 오르면 해인사의 제3문인격인 ’해탈룬’,’불이문이 나온다
불이는 둘이 아닌 경지라는 뜻으로 근본진리는 오직하나이고 둘이 아니며 하나를 깨달으면 백 가지에 통할 수 있다는것을 의미하고 있다. 결국 너와 내가 돌이 아니며 , 만남과 이별도 둘이 아니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더 나아가 시작과 끝도 둘이 아니고, 삶과 죽음도 둘이 아니며, 부처와 나도 둘이 아니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P61

1995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팔만 대장경은 750년 동안 .....아무런 피해없이 저장될수 ....
장경각을 가만히 보면 위아래로 두개의 창이 이중으로 나있고, 아래창과 위창의 크기가 서로 달라 자연적인 기후조절과 일정한 공기의 흐르을 이용한 통풍뿐아니라 채광이 조절도 가능하다. 이외에 숯과 횟가루 , 소금을 모래와 함께 차례로 놓은 판전내부의 흙바닥은 자연적으로 습도를 조절할 뿐 아니라 해충의 침입을 막아 지금까지 오랫동안 보관되어 있는 팔만대장경은 부패하거나 쥐와 좀벌레가 갉아먹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P64

해인사 뒤편 화엽수림 속으로 난 길을 한참 올라가면 성철스님이 만년에 머물렀던 백련암에 이르게 된다. 가야산 호랑이라고 일컬어졌던 성철 큰 스님. 큰 스님은 학승들의 참선 수도를 독려하고자 매일같이 이 산길을 따라 백련사와 해인사를 오르내렸다고 한다. 그 큰 스님이 거닐었던 오솔길을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보는것도 좋을 듯 싶다.
성철 큰스님은 8년 동안 눕지도 않았다는 장좌불와 , 10년 동안 바같출입을 하지 않았다는 동구불출의 일화도 가지고 있다.   P65

5. 송광사   - 잠깐 속세의 마음을 떼어놓고 떠나는 산사여행

송광사 가람배치의 가장 큰 특징은 대문 바로 앞에 물이 흐르고 있는 계곡을 배치한것이다.
풍수적으로 임수라고 해서 집 가까이 물을 두기는 하지만 앞마당 발 ㅗ앞에 계곡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조계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계곡물이 그대로 경내안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 계곡물을 건너야 비로소 절 안으로 등러갈 수 있는데, 그 물을 건널수 있는 다리 능허교( 무지개 다리)는 조선 숙종때 만들어졌다.
이 곳 능허교는 시줏돈을 받아 만들었는데 , 다리를 완공하고 보니 엽전이 많이 남았다. 공사를 감독하던 스님은 그걸 자기 주머니에 넣지 않고 다리 아래에 매달았다고 한다.... P80

높은곳에서 내려다 보면 송광사는 솔개모양을 하고 있다.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정혜사를 이곳으로 옮길때 모후산에서 나무로 깎은 솔개를 날렸더니, 지금의 송광사국사전 뒷등에 내려않더라는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즉, 새의 등에 돌을 올려놓으면 새가 날수 없게 되기 때문에 석탁이나 석등을 설치할수 없다는 것이다.   P81

송광사에는 세가지 명물이 있다.
첫번째는 비사리 구시 이다 .
국사전 한쪽에 놓여 있는 이 비사리 구시는 우선 크기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두번째는 능견난사이다 .
이 능견난사는 저의 음식을 담아내는 일종의 그릇이다 손으로 일정하게 만들어진 수공예품으로써 그 정교함이 돋보인다.
마지막으로는 쌍향수를 말한다.
곱향나무로 불리는 송광사의 명물 쌍향수는 조계산마루 친자암 뒤뜰에 우뚝 서있다. 두 향나무가 같은 크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쌍향수란 이름이 붙었는데, 나무전체가 엿가락처럼 꼬였고 가지가 모두 땅을 향하고 있다.
수령이 무려 800년이나 되어 그 명물을 보기 위해 항상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 않고 있다.    P82

6. 불일암   - 대숲바람소리 친구가 되다

빠삐용이 절해고도에 갇힌건 인생을 낭비한 죄이기 때문에 이 의자에 앉아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본다고 하던 법정스님 .   스님은 이 빠삐용 의자를 굴참나무 가지로 직접만들었다.

법정스님이 1975년 부터 1992년까지 그곳에서 머물렀다니 햇수로 17년 . 대숲 속에 숨어있는듯 자리 잡고 있는 불일암은 법정스님의 성정처럼 정갈하다.
불일암 입구도 대숲으로 꾸며져 있다.            P86

7. 운문사   - 파르라니 깎은 머리 , 밀짚모자에 감추옵고

법정스님은 길을 나선 김에 말빚을 갚으러 경북 청도 운문사에 간다고 했다. 나도 그곳으로 간다. 경북청도는 묘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많은 여행지를 다니다보면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는 것처럼 이 곳 청도는 뭔지 모를 아득한 추억마져 되새김질하게 만드는 그런 힘을 지닌 곳처럼 정겹게 느껴진다.      P95

’ 호거산 운문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범종루를 들어서면 바로 경내이다. 1층의 문이 운문사의 정문이기도한 범종루는 2층 누각이다. ㅅ애소하다. 이렇게 규모가 큰 절인데도 일주문도 없고, 범종루가 대문을 대신하고 잇다. 이 범종루는 법고와 범종, 그리고 목어 또는 운판의 네가지 사물을 안치하고 있다.
이 네가지 사물은 조석예불시에 올리는것으로 , 법고는 네발달린 축생, 운판은 허공에 날아다니는 중생, 목어는 수중의 모든 생명, 범종은 지옥과 천당등을 모두 아우르는 일체 중생들의 성불을 발원하며 울린다.
곧 이소리는 각각의 인연 닿는 중ㅅ애들에게 부처님의 법음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P99

" 사업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그 사리암을 찾아 기도를 드린답니다. 그렇게 하면 하는 사업이 번창한다고 해요"
탐욕 부리자 쌀대신 물이 나왔다고 전해지는 암자가 바로 사리암. .
이곳 운문사가 있는 호거산까지 왔다면 사리암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운문사에서 동남쪽으로 차로 2~3 킬로미터르 간뒤 다시 가파른 산길을 30~40분 을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작은 암자이다.
이 사리암은 암벽 위 천태각에 모셔진 나반존자에게 기도하면 효험이 많다고 하여 사시사철 정성을 드리는 사람이 많다.
나반존자느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뒤 미륵불이 출현 할때까지 중생의 복 밭이 되겠다며 말세를 지키고 있는 보살이다.

사리암 찬태각 아래 사리굴에선 한 사람이 살면 한 사람 먹을 쌀이 나오고, 둘이 살면 두 몫의 쌀이 나왔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한 스님이 한꺼번에 많은 쌀을 얻으려고 쌀이 나오는 구멍을 쑤시자 그때부터는 쌀이 나오지 않고 물이 나왔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욕심때문이리라...... P117

8. 화엄사 - 각황전 계단에서 작은 깨달음에 물들다

법정스님은 화엄사 각황전 서남쪽 언덕위에 있는 연기조사와 그의 어머님의 이야기가 담겨진 불탑을 보고 이 모자간의 믿음이 지극하고 온화한 모습과 마주 대하는 것만으로도 수백리 밖에서 찾아갈 만한 절이라고 했다.   P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