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이형진의 옛이야기 '흥부네 똥개 '
출판사 : 느림보
이형진 글, 그림



귀여운 똥개 한마리가 잡으러 오는 사람들로 부터 쫒겨 가며 벌벌 떠는 모습을 그린 흥부네 똥개..
표지 그림을 보는 순간 어떤 내용일까 몹시도 궁금해 지더군요.
역시나 아이 손에 먼저 들려진 흥부네 똥개.. 아이는 받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읽어내려가더군요.
'엄마 읽어봐~ 너무 재미있어...'
그 한마디에 저도 '그래~'하며 읽어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엄마 소리내서 읽어줘~' 아이도 한번 더 보고 싶은지 이번엔 저에게 소리내어서 읽어달라고 하더라구요.
너무 재미있다면서 말이죠~



흥부네 똥개에는 놀부도 놀부 마눌도 제비도 나오지 않는다죠~
그것은 흥부네가 키우는 똥개의 입장에서 똥개의 시선으로 내용이 전개가 되니 당연한 것이겠죠..
그렇다 보니 기존의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를 완전히 깨는 새로운 내용의 동화일 뿐이더라구요.

전 독특한 느낌의 그림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도 재미있고 특히 옷에 패턴화를 시켜 옷감을 표현한 세심함과
형태의 테두리의 도드라진 표현들이 좀 더 해학적이며 색채의 화려함이 전체적인 내용과 잘 어울리더라구요.

나물죽 냄새를 맡으며 '내일은 똥이 향긋하겠지?' 하며 아픈 흔들이를 걱정하는 똥개 점박이의 모습이랍니다.



동네 사람들은 나더러 똥개라고 놀려.
흥부네 식구들은 그렇지 않는데!

식구들은 날마다 배가 고파.
나는 똥 한 덩이만 있으면 되는데..

어제 아침부터 막내 흔들이가 이상해.
똥 맛을 보면 아픈 걸 금방 알 수 있거든..

아버지는 흔들이를 업고 집을 나섰어.
약초 냄새 폴폴 풍기는 항약방 똥은 정말 맛있었어.
그런데 아버지 어깨가 축 늘어졌어.

불쌍한 점박이를...

식구들은 나만 내려다봐.
왜 그렇게 나만 바라보는 거냐고, 멍멍?

점박이라는 똥개의 시선으로 본 흥부네 똥개는 이렇게 귀엽게 쓰여졌지만
왠지 모를 서글픔을 안고 있는 동화랍니다.
흥부네 가족의 가난과 아픔..
'아~ 이래서 흥부네 똥개구나~' 하게 만드는 마지막의 반전까지..
책을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최선을 다한 점박이에게 마지막까지 흥부네 가족이 함께였으면 하는 생각..
참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왜?? 점박이를 데리고 가지 않았을까???
아이는 왜??라는 질문을 제게 합니다.

전래동화를 새롭게 각색한 옛이야기로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아이에게 이해시키기에 충분했던
동화책이었던 것 같아요.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점박이를 등장시킴으로써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과
점박이가 흔들이를 생각하는 마음, 마지막에 표현된 인간의 또 다른 이면들..
많이 생각하고 또는 많이 느끼고, 슬프게도, 즐겁게도 하게 만드는 색다른 동화책이었답니다.

아이에게 너무 멋진 동화책 한권을 선물해 줄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 같아요.

독후활동



아이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어떤거냐고 물었더니 마지막 페이지를 펼치더군요.
아이의 눈에도 참 아쉬운 장면으로 기억이 되었나 보더라구요.
몇번을 지우고 그린 끝에 점박이를 그릴 수 있었어요.
그런 후 색연필로 색칠까지...

아이는 점박이에게 편지를 쓰겠답니다.



점박이에게
점박아 슬프지?
내가 키워줄게.
사랑해 ♡

짧막한 편지지만 아이의 눈에는 점박이가 가족을 잃은 슬픔만이 느껴지나 봅니다.
내가 키워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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