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홍길동.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소설이며 드라마와 영화 만화로도 만들어진
우리에겐 너무나도 친숙한 의적의 이름이다.
그런데, 그 홍길동전 소설을 읽어본 이는 얼마나 될까?
나 또한 어린시절 짧은 동화책으로 읽어본 기억밖에 없다.
물론 그 내용도 전체적인 흐름만 기억하는 정도이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고.."
참으로 유명한 길동의 대사(!)..
기억나는 구절이라고는 길동의 이 한줄의 말 밖에 없다니..

그래서 이번에 깊은 책속 옹달샘(출판사 이름도 참 이쁘다.)에서 나온
홍길동전을 다시 읽어보면서 홍길동이란 인물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나의 고전책꽂이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씌여졌는데,
어른들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한자와 고사성어에 약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어려운 한자어를 쉽게 풀어쓰기 보다는 아이들의 논술능력 향상을 위해서
그대로 쓰는 대신에  주석을 달아서 이해가 쉽도록 도왔으니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아직까지 홍길동전과 같은 의적이야기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월이 아무리 변해도 자신들의 이익만 탐하고 백성들을 괴롭히는  못된 탐관오리는
예나 지금이나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 시대에도 홍길동과 같은 인물이 존재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사람들 마음속에 은연중에 자리잡고 있어서가 아닐까..
서자로 태어나 자기가 처한 현실을 비관하고  살기보다는 정말 옳은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실천에 옮긴 홍길동. 이 시대가 원하고 있는 영웅상과도 맞아 떨어지지 않는가!

이책은 또한 그저 홍길동전의 이야기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책의 뒷부분에는 홍길동 이야기가 나오는 옛 문헌 정보와 관련 자료를 실어
홍길동전을  더 재미있게 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의 생애와 서출이 아님에도 홍길동이란 인물을 만들게 된 배경이나,
홍길동전의 문학사적 가치, 홍길동전의 한계와 홍길동전에 나타난 민중의 모습
그리고 홍길동전을 쓰게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는 '칠서의 난'에 대한 설명과
실존인물 홍길동의 삶과 연표, 홍길동 이야기가 나오는 옛 문헌까지..

이 책 한권에는 홍길동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 시대적배경까지 자세히 나와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부분에는 조선시대의 이름난 서자들 이란 글이 있다.

유자광, 어숙권, 영조대왕, 유득공, 박제가, 이덕무.....
서자의 출신에도 불구하고 입신양명한 이들의 예를 보면서
아이들은 깨닫는 바가 많을 것이다.
조선시대처럼 신분의 제약이 심했던 시절에도 자신의 뜻을 펼쳤던 이들이 있는데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가 해내지 못할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지나가는 한마디 하자면,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된
'책만 보는 바보'라는 책에는 위에서 언급한 서자들 중 몇몇의 이야기가 나온다.
서자인 이도 양반인 이도 있지만 그들이 신분에 관계없이 우정을 나눈 이야기인데
너무 따스하고 좋은 내용이라 홍길동전을 읽은 후 아이에게 읽게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추천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이 홍길동전도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