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물결과 늙은 파도 이야기

책의 크기와 분량은 아담사이즈였지만
단숨에 읽어내려갈 만한 쉬운 책은 아니었다.

물론 읽는 사람에 따라 느껴지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책장을 몇번이나 덮고 생각하게 하는 그런 책.
한페이지 한페이지 읽을때마다 의미를 되새겨보고
곱씹어보게 하는 내용들이었다.

멘티와 멘토의 관계인 어린물결과 늙은 파도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단면이 아닌 나의 인생 전체 를 보게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인생 너머에는 또 다른 인생이 펼쳐질 것이라는 것 또한 말이다.

저자 짐 발라드는 이 짧은 이야기에서

나는 진정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내 존재의 드러난 것들 이면에는 무엇이 있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라는 우리 모두가 알고 싶어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사람의 일생은 신(神)의 바다에서 일었다가 스러지는 물결과 같다' 는 요가난다의
비유를 통해 제기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은 인생사를 빗댄 것 이다.

인생은 긴 여행이고, 파도가 마지막 순간에 부딪혀 흩어지는 육지는
인간이 죽음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죽음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어린 물결에게
늙은 파도는 그 것을 운명이라고 표현한다.

인간이 살면서 죽음에 이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사람들은 정작 자신이 죽는 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하고 산다.

나 또한 내 자신이 언젠가는 죽게 되는 것은 알지만
그것은 그냥 막연히 먼 미래일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백살까지 살지, 바로 내일 죽을지 모르는 것이 인간의 삶인데 말이다.

하지만 어린 물결 곁에는 항상 늙은 파도가 있고 어린 물결에게 가장 큰 축복은
늙은 파도가 항상 자신과 동행한다는 것 그 자체였다.
함께 있으면 근심은 사라지도 마음은 안정되었다.

세상을 살다보면 온갖 세상사의 유혹을 만나기 마련이다.
이것은 잔물결들로 표현하였는데 어린물결도 이 잔물결들을 만나
갈등하게되고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먼 바다로 흘러흘러 가서
파도도 만나고 햇빛을 빨아들이려고도 한다.

햇빛을 모으면 모을수록 그것들은 어린물결을 빠져나갔지만
어린물결은 여전히 더 움켜쥐려고 애썼다.

이것은 인간의 어리석은 욕심과 이기심이다.
인간은 욕심을 부리면 부릴수록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고
진정 중요한 가치는 잊어버리게 된다.

이럴때는 주변의 유혹들에 신경쓰지말고
자신의 세계에 귀를 귀울여야한다.

늙은 물결은 보이는 것은 단지 그림자라고 말한다.
어린물결 마음을 겉에서, 안으로 향하게 하라고도 말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진정한 자아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을 갖게된다.

도피나 경쟁에 의하지 않고 순응과 깊이 귀 기울임에 의해
어린 물결은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 물결은 젊은 파도가 되고, 깨달음을 얻게되지만
육지라는 운명은 저 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늙은 물결은 그 것은 끝이 아니라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젊은 파도는 육지에 부딪히고 이것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파도가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은 지극한 깊이의 일부 였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가 죽음을 맞이 한다고 해도 그것은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 이라는 것.

이 작은 책에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 뿐만아니라
우리가 인생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우리의 인생은 지금 이순간이 다가 아니라
영원히 지속 되는 것이라는 큰 메시지가 담겨있다.

내가 지금 느끼는 고통, 시련은 지극한 깊이의 인생에서
얼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까?
아마 보이지도 않을 만큼의 작은 티끌 일 것이다.

지금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이 인생이라는 큰 틀에서 지금의 문제를 바라본다면,
아무것도 아닌 일 이라는 것. 분명 깨닫게 될것이다.

세상은 계속 순환하고, 지금 인생이 인생의 끝이 아니라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에 힘들어하는 이,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이

현실에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어보고
이 작은 책에 담겨진 진리를 찾아내는 그 느낌 꼭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