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행한 모든 일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물결치듯 퍼져나간다!"

 단순히 청소년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모두가 깨달아야하는 진리가 담겨진 책이다.

 주인공 브렌트는 허영심많고 자기중심적인 보이는 것만 중요시하던 소년이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리'라는 자기 또래 소녀를 죽게 만든다.
그런데 '리'의 어머니는 뜻밖에도 브렌트에게 미국의 네 귀퉁이에 리를 닮은 바람개비를
직접 만들어서 세워달라는 요청을 한다.
다른 처벌은 원치 않고 오직 바람개비를 만들라는 벌(!)을 받은 브렌트는
버스를 타고 미국의 동서남북 끝과 끝을 여행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바람개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스스로 반성하고 깨닫게 된다.

 조금은 독특한 형식.
브렌트가 각 주마다 바람개비를 만드는 과정이 네단락으로 나뉘어져있고
그 네개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각 주에 세워진 바람개비의 영향을 받는 네 사람의 이야기들이
교차되어 들어가 있다.

꿈꿔왔던 사랑을 얻은 메인 주의 소녀,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 푸에르토리코 인 거리 청소부,
부모의 끝없는 기대로부터 벗어나 휴식을 얻은 한국인 입양아,
(미국 사회에서 한국 입양아들의 실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사라장 또한 소설속에 등장할정도로 상당히 유명하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죽음을 앞둔 할머니와 그 손녀의 이야기까지..

 그리 어렵지 않은 문장들도 이루어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지명과 미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읽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의 지리, 지명, 그리고 평범한 미국 소시민들의 가치관과 생각, 생활방식, 환경들을
엿볼 수 있는 교육적인 책이었다.

 또한 나중에 나의 아이가 태어나 청소년 시기를 보낼때
한번쯤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요즘 젊은사람들(나 또한 요즘 젊은이들에 속한다는걸 망각한..ㅡㅡ;)은 내면을 가꾸기보다는
겉치레와 보이는 것에만 너무 큰 비중을 둔다.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일년에 책 한권 사읽지 않는 사람도 너무나 많다.
주인공 브렌트 또한 그런 소년이었고,  이 글을 적고 있는 나또한 아닌척하고 있지만
겉모습으로 사람들을 판단하기도 하고, 남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아까워하기도 한다.

 그 넓은 미국 땅덩어리를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바람개비를 세우는 일처럼
세상 곳곳에는 보이지 않게 남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공을 이루어 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모르는 것일 뿐이고 그 사람들로 인해 우리 또한
소소한 기쁨과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리라.

 가볍게 읽고 넘길 수도 있는 책이지만,
그 속에 담긴 작가의 철학은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
"바람을 만드는 소년"
나를 한뼘 더 키우고 행복하게 만들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