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의 작품은 30, 40대 여성이 공감하기 쉬운 작품이 많은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고민들, 일상에서 느꼈던 감정,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머릿속에서만 뱅뱅 돌았던 것들이 작품 속에 표현된 것들이 참 많았다.

이 책은 일상 속 남자들에게 뭉클함을 느낀 순간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옮긴이의 말에 보면 "원제의 '큔토스루'라는 말은 '찡하고 짠하고 뭉클하고'라는 뜻이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편의상 '뭉클하다'로 뭉뚱그려 번역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온 남자들에게 뭉클함을 느낀 순간은 사실 대단한게 아니다. 멜론주스를 주문하는 남자, 먹으며 자전거 타는 남자, 나갈때까지 문을 잡아주던 남자아이, 연극을 보다 눈물을 흘리는 남자에게 등등 평범하고 일상의 순간에 뭉클함을 느낀다. 평범하고 사소한 남자들의 모습에서 뭉클함을 느낀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도 사소하고 일상적이 그래서 별 것 아닌 나날을 조금은 설레고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뭉클함까지는 아니고 남자들에게 설렜었던 순간을 생각해보면, 사실 대단한 순간이 아니다. 셔츠를 걷어 올리고 자기 일에 열중한 남자, 운동을 열심히 하며 땀을 흘리는 남자, 이 작품에도 등장하지만 모르는 사람인데 문잡아 줄때, 같이 걷다가 찻길에서 안쪽에서 걸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자리를 바꿔줄 때 나도 모르게 두근거리며 설렐때가 있다. 키크고 잘생겨서가 아니라 자신의 일에 열심히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에 설레는 것이다.  

마스다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