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많이 하지만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아마 거의 해 본적이 없을 것이다.

죽음이라는 단어는 그만큼 금기시 된 단어였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 삶에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죽을 때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사람들이 대부분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지금은 아마 급작스러운 사고로 밖에서 죽지 않는 이상 대부분 병원이나 요양원일 것이다. 다들 집에서 평소처럼 살다가 평화롭게 죽기를 바라겠지만, 노화로 인해 결국 독립이 불가능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다. 나혼자 살 수 없는 시기가 찾아온다면? 예전처럼 자식들이 부모를 봉양하는 시대도 아니고 아마 대부분 병원이나 요양원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삶에 대한 주도권이 내가 아니라 병원 혹은 요양원이 갖게 되므로 삶의 질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식단에 밥을 먹고, 간식을 먹는 것도 체크되는 공간, 내 짐은 겨우 사물함 한칸으로 줄여야 하고, 잘 모르는 사람과 같이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 내 삶에 대한 주도권이 없는 사생활이 사라진 이런 노년의 삶이 과연 행복할까?

병으로 죽는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말기암환자가 되어도 수술이나 항암치료에 급급해서 내 삶을 살지 못하고 병원치료를 하다 결국 병원에서 죽게될 것이다. 작가는 심각한 질병에 대해서는 고통스러운 연명 치료보다는 오히려 완화치료가 삶의 질도 높이고,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심각한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 말고도 해야할 다른 중요한 일들이 많다. 조사를 해 보면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고통을 피하고, 가족 및 친구들과의 관계를 더 돈독히 하고, 주변과 상황을 자각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잃지 않고, 타인에게 짐이 되지 않고, 자신의 삶이 완결됐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241)

결국 마지막 순간에 어떤 삶을 살것인가? 사실 이 책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이 누구나 공평한게 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사람은 죽는다는 것이다. 과연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나는 어떤한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남고 싶을까? 이 책을 읽고 나는 어떻게 죽을까를 고민해본 것이 아니라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싶은가였다. 나는 지금 하고 싶은 것도 없이 그냥저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유한한 삶을 이렇게 흘려보내도 괜찮은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가 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끝이 다가왔을 때 아 이번생은 그래도 좀 즐거웠어 라는 생각할 수 있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어떻게죽을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