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좀 많이 특이하다.

 '나'는 여동생을 사랑했고, 여동생과 관계 맺던 장면을 어머니에게 들켜 가족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마을을 떠나게 된다. 마을을 떠돌던 '나'는 마을을 떠난지 5년만에 폐병에 걸려 죽게되면서 소설이 시작한다. 특이하게도 죽은 '나'가 이 소설의 화자이다.

설정만 놓고 봤을때는 굉장히 자극적일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나'가 죽어 몸을 떠나 가족들 곁으로 가서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방법이 마루야마 겐지가 "문장으로써 영화보다 더 영상적인 표현방법으로 독자의 마음에 와닿게 하고 싶다"는 바람처럼 절제된 문장으로 시각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나'는 죽어서 가족들을 보러가는데 가족들은 '나'가 없어도  '나'가 떠나기 전과 다름없는 생활을 꾸려나간다. 나는 죽었지만 여동생은 다른 사람의 아이를 낳고, 이 아이가 가족으로 편입이 된다. '나'는 결국 내가 지은 죄를 죽음으로서 속죄하고 해방된다.

 물의 가족이라는 것이 결국 그런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없어도 가족의 피를 이은 누군가가 내 자리를 대체하고, 이것은 마치 물이 자연에서 순환하는 것과 같다. 또한 삶과 죽음도 끊임 없이 흘러가는 것이 마치 물을 닮아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