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솔직히 말하자면.. 다소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역사라는 것에 약하다보니.. 
사실에 어느정도 바탕을 두고 그 위에 상상을 추가한 본 이야기는..
읽으면서.. 어디까지가 역사이고 어디부터가 허구며 상상인지 상당히 헷갈렸다.

사실 뭐.. 굳이 그 경계를 다 알 필요는 없겠지만..

자백하건데..;; 

한.국.인.으로서 기본은 알아야 하는 게 아닐까..하는 자책..같은 게.. 들었다.. ㅎㅎㅎㅡ.ㅡ;;;

신령을 뫼시고, 받들며
왕족의 품에 안겨야만 하는, 신라 왕족의 노리개로 전락해버린 신녀, 천관녀.

아주 어릴 때부터 신내림으로 인하여 따로 이름조차 받지 못하고 대물림된 이름만을 갖고 살아야만 하는 그녀는
어느날 영내에서 자신의 신기를 몰아내는 무서운 살기에 놀라 그곳을 찾아 나섰다 무현을 만나게 된다.

가야인임을 누누이 강조하는 아비가 가야인을 죽이며 아비 자신과 그의 목숨을 연장해가고 있음에..

가눌길 없는 신라에 대한 살기를 내뿜던 그는
천관녀를 만나게 되고..  그리고 자신에게 비뚤어진 점을 지적하는 그녀에게서
알 수 없는 부끄러움과 연모의 마음을 품게 된다.

성골이상의 왕족만이 품을 수 있는 여자인 천관녀를 품는 무현.

보일듯 말듯, 집힐듯 말듯한 무현의 감정에 확신 없이 흔들리며 아파하는 천관녀와

신라왕족을 능멸하려 그대를 품었노라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 무현.

그로인해 파생되는 상처와 그 밑에 깔려 더 많은 상처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무현의 아픔들이..

작품 안에서 무게있게 다가선다.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깊이와 무게감이 있고..
역사를 바탕으로 한 착실한 조사와 연구가 돋보인다.

문장 역시.. 구어체를 혼용하여 사용함으로써.. 맛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인물의 무게 싣기에서는 다소 실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천관녀, 무현, 유신, 그리고.. 용춘까지..
작가는 너무 많은 인물들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인물의 균형은 이뤘으되
누구 하나 절절히 살려내는 것에는 실패한 듯 보인다.

한권짜리 책에서.. 너무 많은 인물에게 무게를 줌으로써.. 

주인공들을 위주로한 사건과 그로 인한 긴장감 조성에는 무리가 있었다.

조마조마하거나.. 안타깝게 바라볼 일이 없이..  모든 이야기가.. 그냥 무던히 넘어갔던 것이 너무 아쉽다.
물론 첫 장면을 천관녀의 처형장면으로 배치하고..

피가 뿜어져 나오게 함으로써 긴장감을 다소 조성할 수 있었던 부분은 있으나.. 

로맨스라는 소설의 특성상.. 그리고 왠지 느낌상.. 절대 천관녀가 죽은 것이 아닐거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으니..

그리고 읽으면서도 내내 내생각이 맞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으니.. 

나같은 독자에게는.. 긴장감이 많이 부족한 책이었다.

작가가.. 살려낸 인물들이 다 멋지긴 하지만..
작가로서 조금만 더 냉정하게 죽일 부분은 죽이고 살릴 부분은 살리면서

강약조절을 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연작의 일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

차라리 연작의 일부분이라면...
역사 흐름을 주욱- 따라가며 그들, 인물들의 사랑 이야기를 릴레이식으로 전개하는 것이라면..

이렇게 여러 인물의 무게를 대등하게 싣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거라면.. 강약조절의 실패가 아닌 연작에 대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져

작가에게 존경심을 표하게 될 것 같다..ㅎㅎㅎ;;;
(그렇게 된다면.. 나처럼 역사에 약한 독자들은 더더욱 헷갈리겠지만 말이다.. 하하하..;;; )

어쨋든.. 무게감 있는 좋은 책을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연작을 기대해 본다면..

독자로서 너무 지나친 압박을 주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