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랜 기간 중국측에서 단군과 고조선에 관한 역사적 논란을 거들먹거려왔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단국이야기의 유래와 고조선에 대한 진중한 역사책을 찾다가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제목이 눈에 확 띄었는데요 남북 학자들이 함께 고조선 연구에 대한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흥미로와서 단번에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이 책은 그냥 역사 이야기가 아닙니다. 책을 둘러보니 여러 학자들이 단군과 고조선에 대한 자신의 연구논문들을 한 책에 묶어 내놓은 것이 이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각 논문의 중점이 각기 다른데 이를 전체적으로 잘 흐르게 묶어 놓아서 한 흐름으로 읽어 나갈 수 있게 했다는 게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논문들의 묶음집이다보니 글의 문체는 매우 전문적이고 독자에게 그리 친절한 편은 아닙니다. 이 분야에 각별한 관심이 없는 분이시라면 자칫 졸음과 싸우셔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꽤 자세하고 고조선 시대의 생활까지 좀더 집중적으로 파해쳐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때문에 고조선 시대에 관련하여 책을 쓰시는 분들이나 저처럼 개인적으로 중국에 왜 자꾸 고조선을 비롯 고구려까지 자신들의 역사의 일부분으로 끌어들이려 하는지에 분노하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고조선의 이해를 더 깊게 갖출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물론 이 학자들의 주장의 신빙성들은 저같은 비학자 출신의 독자에게는 각 연구의 증거자료들과 논리에 대한 아무런 비평의 잣대를 갖추지 못해 전해주는 것을 그대로 듣고 흡수할 수 밖에 없지만, 이런 전문 연구책들이 앞으로도 더 많이 나온다면 언젠가는 이 책의 내용물의 신빙성까지도 견주어 비교해보고 판단할 수 있을 때가 오겠지요.

 

여하튼 이 모든 것을 떠나서라도, 솔직히 한국서적 중에서 남북 학자들이 함께 책 출판에 힘쓰는 프로젝트가 그리 흔하지 않기에 그 이유 하나 만으로도 개인소장용의 값어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겐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