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EPL경기가 방영되기 훨씬 이전부터 알렉스 퍼거슨이라는 감독을 꽤 오랜 세월 팬으로서 지냈었는데 이 책은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여러 에피소드들이 퍼기경과 함께했던 이들의 시각으로 적혀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물론 이 책은 2006년에 런던에서 발간되었던 것을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 퍼거슨 경이 은퇴한 것까지 적혀있지 않다. 오히려 그러기에 이 책이 맨 끝에 퍼거슨 경의 계속되는 도전을 언급할 때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후의 미래를 추억해보는 것도 재미가 꽤 쏠쏠했다.

 

퍼거슨 감독은 꽤 정치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되었다. 물론 퍼거슨 경 스스로도 정치에 꽤 관심이 많고 실제로 맨유감독이 되기 훨씬 전에는 정치적 운동까지 참여했던 아님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적도 있었지만, 정치가 꼭 정치판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실생활에서 여러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서 항시 필요한 기술이 아닌가 싶다. 맨유라는 구단에 들어와서 정착하기까지, 그는 도전이라는 명목하에 많은 이들과 여러 충돌을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특유의 협력 속의 자신의 신념대로 이끌어나가는 뚝심으로 그가 계획했던 목표들을 이뤄나갔다. 뚝심, 좋게 말하면 뚝심이지만 안 좋게 말하면 똥고집이나 아집으로 불릴 수 있는 부분이다. 그 나름의 똥고집이나 아집들이 없었다면 어쩌면 맨유라는 구단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힘들었을 것 같다.

 

퍼기 경의 그 화려한 성격과 고집들이 다른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도전이라는 한 목표를 위해 사용되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퍼기경이 존경을 받는 지도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다른 이들의 협력을 얻지 못했다면 결코 지금의 업적을 쌓지도 못했을 것이다. 결국, 퍼기경이 가장 존경받아야 마땅한 것은 사람들을 통솔하는 그의 장악력, 그로 인해 여러 협력 속에서 열정이라고 표현되는 그의 건강한 아집들, 그것들을 활용하여 빚어낸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결과물들이라 할 수 있겠다.

 

결국 이 책은, 퍼거슨 감독의 리더쉽 이야기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