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이런 러블리한 책이라니-

표지부터 제목, 그리고. 김경주, 작가. 아! 또 있다! 난다!

요즘, 내가 정말 좋아하는 출판사, 난다.에서 김경주 시인님의 에세이가 나왔다.

그것도 심지어, 육아. 아아 아니구나; 태아일기! +_+

 

결혼,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김경주 시인님인데.

이렇게. 자상하게ㅠ_ㅠ 누가 시키지도 않은 태아일기를 다 쓰시다니...놀랍기도 했고, 정말정말 멋져보였다!

 

이 책은 2011년 1월 24일 일요일에 시작됩니다.

아내가 임신 6주차에 접어들어 남긴 첫 기록은 양귀비 씨앗만한다고 한 아이의 심장 크기와 심장 소리를

처음 맞닥뜨린 날의 떨림이지요. 시인은 제 삶에 출연한 아이의 존재에 형언할 수 없는 경이로움과 함께

엄청난 혼란을 마주하게 됩니다.

 

아내 앞에서는 뜨겁게 손을 잡아주며 아이와 함께하는 미래의 밝음에 대해 떠들어댈 줄 아는 사내라지만

잠든 아내를 뒤로한 채 서재로 올라온 그는 제 앞에 놓인 생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고민하는 사내라지요.

(나는 이 문장이, 가장 .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내 남편도 이런 생각을 할까?. 계속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

남자, 라는 그 이름의 책임감. 아이를 갖고 난 후 엄마가 갖는 느낌과는 또 다를 그들만의 무거움.

약 40주의 간의 신체적, 정신적인 힘듦,은 비단. 여자들 것만은 아니겠구나. 그런 믿음이 점점 커지게 만들어 준 문장이기도 하고...)

 

2011년 9월 16일 아이가 태어나는 그날까지 시인의 이러한 낮과 밤, 밝음과 어둠의 양면적 고심은 계속됩니다.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가장에, 가족의 화합을 도모하는 수장이어야 한다는 게 사회적으로 그가 맡은 임무라지만

한편으로 제 존재에 깊숙이 천착해야 하는 글쟁이인 까닭에 때때로 홀로여야 한다는 게 개인적으로 그가 누릴

의무이기도 했거든요.

 

이 책을 읽고나면, 누구나 남편이 이렇게 알콩달콩한 태아일기를 써주는 걸 꿈꾸게 될 거 같은데-

나 역시 그렇게 되버렸다 ㅋㅋ

집에 이 책을 들고가서 남편에게 이러쿵 저러쿵 설명을 해 주니, 역시. 뭔가 표정이 달라져갔다.

뭔가..점점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그래서 쿨하게 이야기했다. 난 괜찮다고. 굳이. 그렇게.

그런 일기같은 거 쓸 필요 없다고.!! 우리 남편도 나중에, 아기를 가지면 충분히 걱정과 고민이 많이 생길텐데.

이런 것까지 부담주진 말아야지-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이 책 정말. 좋은 거 같네! 더더욱. 부부애가 깊어지게 만들어주는 책인가 보다!

히히~

 

(이런 일기 같은 리뷰. 조금 부끄럽지만. 여튼, 이 책은, 시인님의 감정이 오롯이 담긴 책이라. 감히 리뷰, 라고 쓰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