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EBS 교양 프로그램에서 화가 밥 아저씨가 "어렵지 않죠?" 라며 웃음 띤 얼굴로 풍경화를 그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수채화를 그리려면 일단 채색을 앞서서 잘 그려진 밑그림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드로잉을 하다가 많은 좌절을 맛보게 되는데 이 책은 모사를 제공함으로써 그 단계를 뛰어넘는다. 구도나 정밀한 묘사 테크닉이 떨어져도 트레이싱지에 그려진 걸 배껴그려는 과정으로 일단 채색으로 넘어갈 수 있다. 

저자는 자기다운 그림을 그리라고 가르치고 그림을 흉내내면 혼나기도 하는 하는 풍토를 우려하는데 배껴 그리다보면 기법을 습득하는데 아주 유용하다는 것. 스케치된 밑그림도 배껴그리다보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는데 유용한 연습이 될 거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수채화에서 채색 과정에 집중한다. 수채화에서 제대로 색을 내려면 어떤 색을 먼저 칠해야 하는지, 겹쳐 칠해야 할 곳은 어딘지, 어떤 곳은 비워둬야 하는지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수채화로 풍경하는 그리는 과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글을 잘 쓰는 방법 중에 필사도 많이 추천하던데, 그림을 잘 그리고 싶지만 무조건 그리라는 조언에 막막한 사람들에게 모사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다 보면 연습이 되고 자신의 선을 찾겠지만 그 연습 과정이 막막하면 계속 시간을 투자하는데 지치기 마련. 배껴그리기는 개성은 덜하지만 일단 완성도는 있는 봐줄만한 그림이 될테고 초반에 그림을 그리는데 괜찮은 동력이 될 것 같다.  

	미술학도나 프로 화가들 사이에서는 모사를 통해 기법을 배우는 전통이 있다. 모사를 함으로써 채광, 물감의 조합, 붓 처리 등을 습득해 자신의 기량을 살린 사람이 많다. 그중 제일 잘 알려져 있는 사람이 고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