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74. 책과 세계

 

책과 세계.

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인진 잘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책과 세계라는 주제자체가 흥미로워서 읽게 되었습니다.

 

충분히 기대에 충족하는 책이었습니다.

책이라는 매체와 이 매체와 세계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서로가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에 대한 그런 느낌의 책입니다.

 

책의 시작은 텍스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사물을 안다는 것의 본질부터 시작하는 느낌이 참... 흥미롭습니다.

제목은 책과 세계이지만, 책은 자연이라는 것에서 모든 것을 얻는 대부분의 사람들에 비해서 텍스트로 정보를 얻는다는 근간에서부터... 불행하다는..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필자의 말은 처음부터 반전의 느낌으로 흥미를 가져옵니다.

과연 이렇게 접근하는 책은 어떤 내용으로 진행할 것인가라는 기대죠.

 

다음 장 세계의 근본문제에서부터 진행되는 각 고대국가들의 역사의 진행에 대한 내용을 보면.

메스포타미아, 유대인, 이집트문명에서의 텍스트와 문명의 진행을 통하여 그들의 문화가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메스포타미아와 그리스의 신과 영웅에 대한 얘기에선 인간은 결국 유한한 존재라는 것과 그들의 세계는 선과 악보다는 명예와 불명예의 관계에 대해 더 비중을 많이 두었고,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봅니다.

그리스의 경우... 척박한 땅 때문에 상업과 약탈이 성행한 폭력적인 문명의 시작을 얘기하면서, 이런 문명의 시작은 신화에도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유대의 신화에서 보이는 히브리인의 모습도 야만적인 것은 만만치 않는 듯 합니다.

그들 유대인은 새롭게 도시를 만들기 보다는 ‘하느님의 명령’으로 기존에 있던 민족들의 도시를 빼앗아서 문명을 이룬 경우가 많았고, 기독교 이전엔 현세중심의 – 젖과 꿀이 흐르는, 자손들이 별과 같이 – 생활을 해 왔다는 내용입니다.

이집트 문명의 경우는.. 변함이 없는 듯한 나일강의 범람과 그 범람에 의한 풍요와 함께... 정지되어 있는 느낌의 역사의 진행을 겪었고, 이것은 텍스트 자료의 발전없음과 예술에 있어서의 형식의 강조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렇게 고대의 다양한 텍스트에서부터 근세까지의 텍스트, 책들을 살펴보면서 책과 세계의 연관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결국은 역사와 그 역사속의 텍스트의 철학적인, 사상적인 부분에 대해 알아보는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역사, 철학등에 관심 있는 분이시라면 읽어보시는 거.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