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42. 복지전쟁

 

국민 복지정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연금입니다.

이 책은 미국 퇴직연금의 과거에서 현재까지를 살펴보고 어떻게 연금제도가 회사와 시(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재정을 말아먹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복지. 좋긴 하지만, 적당히 하는 게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회의적으로 보고 있고 그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현재는 국민연금이 수익률이 좋은 투자수단의 하나로 꼽히고 있긴 하지만, 젊어서 납부하는 사람에게 있어선 절대 좋은 수단 중 하나로 보이지 않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것은 국민연금이 아닌 – 미국엔 국민연금 개념은 없습니다. - 퇴직연금이지만, 연금이라는 개념의 성격은 유사합니다.

 

미국의 퇴직연금은 한국의 퇴직금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그렇지만 차이점이 있는데.. 미국의 경우, 퇴직금의 수령대상이 지급받을 돈의 전체나 혹은 일부를 적립하기보단 대부분을 지급하는 회사나 기관이 지원하는 개념입니다.

... 왜 이런식으로 퇴직금제도를 만들었는지.. 그 부분부터 의문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누적되는 비용은 누가 책임지는가라는 의문이죠. 어이없긴 했지만, 경기가 좋았을 때 이런식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결국 이렇게 만들어진 퇴직금 제도는 회사의 부실을 만들고, 뉴욕 운송기관들의 부실을 만든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퇴직금은 별 문제 없는 듯 싶습니다.

미국에서 과거 만든 퇴직금에 비해 턱없이 큰 금액도 아니고, 지급대상의 임금에서 일정부분을 떼어서 퇴직금으로 적립하는 개념이므로, 이 준비된 지급금을 엉뚱한 곳에 쓰지만 않는다면 부실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죠.. - 가끔 이렇게 적립된 퇴직금을 엉뚱한 곳에 쓰는 문제가 생기긴 합니다... -

 

미국의 경우는 퇴직금이 퇴직금이라기 보단 연금의 형태로 만들어져 이 책에선 퇴직연금으로 불리는데...

처음엔 위험한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60세 초,중반부터 지급되던 것이 계속되는 노동조합의 투쟁덕분에 지급받는 금액은 늘어나고, 처음 지급받는 시기는 50세 초,중반으로 줄어들고, 기본 복무연수도 줄어드는 등.. 매우 웃기는 상황으로 진행되었더군요.....

말 그대로 웃기는 상황이었습니다.

호경기때 불경기의 상황에 대비하지 않고 파업이 겁나서 계속 받아주던 것이 결국은 기업과 시의 부실과 적자를 가중시켰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현대자동차에서 노조가 깽판치는 꼴과 매우 유사합니다.

다만...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미국의 노조는 정직원과 비정규직의 차별은 없었고, 그들은 한국의 은행원들과 같이 자신들은 많은 임금을 받고, 뒤에 오는 직원들은 적은 임금을 감수하게 만드는 협의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선 한국의 노조보단 훨씬 양심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업의 운영보단 자신들의 권익과 지나친 것을 바란다는 점에선 역시 문제가 있었던 듯 합니다.

 

기업을 말아먹고, 시의 재정을 모두 말아먹으면 결국 파산하거나, 인원을 줄이고, 임금을 줄이는 등 노동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들은 대화보단 강탈을 원했던 듯 합니다.

 

이 책은 가능한 노조의 입장과 회사 및 정부의 입장을 합리적으로 보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만... 역시 노조의 지나친 이익의 요구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GM의 경우 대부분의 이익을 퇴직연금에 붓는 상황이 되어서 결국 글로벌 경쟁에서 좋지 않는 결과를 보았고, 뉴욕시의 경우도 비슷했던 듯 합니다. 지하철의 슬럼화에는 이런 노조의 지나친 요구가 큰 영향을 미친 듯 합니다. - 책에선 과거 지하철 노동자들의 열악한 업무환경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그들이 왜 퇴직연금을 요구했는지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자체는 필요했다고 보지만, 시간이 가면서 지나친 요구가 늘어났다는 게 문제죠...

 

그 외에 샌프란시스코의 부정부패도 소개하고 있지만, 이 내용은 따지고 보면 이 책과 관계없는 듯 싶기도 합니다. 부정부패에 의하여 연금기금을 말아먹었다는 내용인데.. 이건 연금자체의 문제는 아니죠.

 

복지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복지 지상주의는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호경기때는 좋을지 몰라도 불경기의 복지금은 회사와 정부기관의 부실에 큰 ‘기여’...를 하는 매우 ‘소중한’ 존재입니다. 뭐든지 ‘적당히’가 좋다는 것을 여기서도 인식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