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설립된 이래 대규모 동물 학대 사태와 자연재해로 피해를 당한 동물에게 도움을 주며, 보호소와 동물보호구역을 운영 중인 미국의 가장 큰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대표 '웨인 파셀'.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미국 광우병 사태와 함께 일명 '주저앉은 소'라 불리는 다우너소 영상으로 이 단체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동물을 대하는 더 나은 방식을 안내하는 인도적인 동물보호운동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그의 책 <인간과 동물 유대와 배신의 탄생>은 지구, 환경, 생명, 동물에 관심 있는 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이 책은 동물에 대한 인간의 상반되는 마음을 다루고 있다.

인간은 동물에 대한 동료의식과 연민을 갖고 있으면서도 동물의 존재를 철저히 묵살한다. 이 책이 악의 방향이 아닌 친절과 자비, 생명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도와주기를 희망한다는 저자.

 

 

 

『 인간이 저지른 잔인함과 부주의 때문에 생긴 문제의 뒤처리를 하느라 선량한 사람들이 바쁜 세상 』 - p10

 

『 자연이 동물에게 혹독하다고 해도 오직 인간만이 잔인한 일을 지른다. 하지만 인간은 또한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인식하고 고칠 수 있는 양심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중략) 동물은 지구 상의 생명의 역사에서도 우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왔으니 동물을 냉담하게 대하는 일은 오랜 유대를 배신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동물을 향한 연민은 오랜 유대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일이며, 동물보호는 유대를 바로잡는 일임과 동시에 우리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 - p10

 

이렇듯 동물에 대한 연민은 보편타당한 가치라는 것을 바탕으로 사람과 동물 유대의 역사, 동물도 생각하고 느낀다는 점, 온갖 학대와 이익집단과 산업 세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인도주의적 극복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 인간이 야생동물에게 강하게 매료되는 이유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공포가 하나라면 연대감이 다른 하나이다. 연대감은 반려동물에 대한 애착, 야생동물에게 다가가고 싶은 인간의 본성에서 나온다.  』 - p41

 

옥시토신 호르몬 생성과 연관해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가장 효과 있는 옥시토신 생성 촉발 인자 중 하나라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인간과 동물의 유대를 생화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동물은 삶을 지속하고 인간은 계속 돈을 버는 새로운 경제의 출현은 동물보호운동은 도덕적, 법적 승리도 중요하지만 그 일이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재 그리고 미래의 동물보호운동 방향이 가늠된다. 소비자가 양심에 따라 소비하게 되면 공장식 축산업자들의 시장점유율은 낮아지겠지만 보다 인도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자와 식물성 대체식품업자는 더 큰 이익을 볼 것이며 소비자의 탄력적인 열정에 따라 돈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공장식 축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게 된 사람들은 양심과 사회적인 책임감을 지닌 기업을 찾고 있다. 인도주의적인 새로운 경제의 출현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통해 동물과의 더 나은 유대관계로 전향해야 한다.

동물 실험과 관련된 쟁점사항도 언급하고 있는데, 동물실험을 나쁜 방식으로 좋은 목적을 달성하려는 전형적인 사례로 지적하며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 제품을 생산하도록 바뀐 여러 사례와 비동물 실험방법을 개발하는 최첨단 과학적 연구 등 다양한 진척상황을 소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잔인한 도살을 통해 개체 수를 조절하는 방법을 쓰고 있는 개체조절 문제도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다.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실현 가능한 비수술적 피임제 개발 연구는 죽어가는 동물에게 연민을 느낀 인간의 창의력이 만들어 낸 실질적인 해결책이자 인도주의적인 미래경제의 한 모습이라는 것.

 

 

공장식 축산산업의 사례들을 보며 상상하지 못할 만큼 처참하고 비통한 마음이 들었고

인도주의적 방향으로 접근하는 휴메인 소사이어티 단체의 노력을 보며 덕분에 더 나은 방향으로 진척되고 있는 부분들을 보며 안도를 하게 된다. 전통적 서식지를 우리가 침범했다는 점을 기억하고 지구를 공유하며 동물을 관대하게 대하는 방식을 배우게 된다. 인간이 가진 권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도덕적 고민을 해봐야 한다.

 

작가 애너 스웰이 1870년 <말을 친절과 연민, 이해심으로 다루길 바라며> 라는 책에 언급된 이후 노아의 방주 역할을 하는 미국의 블랙뷰티 목장의 출입문에 걸린 안내문이 기억에 남는다.

『 과거는 끝났으니 더는 두려울 것이 없다. 내 고통은 지나갔고, 나는 이제 집에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