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툴 가완디, 이 사람 참 대단한 사람입니다. 저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나는 고백한다. 현대 의학을'이라는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의학에는 전혀 문외한이고 관심도 없지만, 여친님께서 한의학을 공부중이라 저에게 읽어 보라고 추천해서 읽어 보았습니다 (제가 추천한 경영/경제 서적은 들춰보지도 않으면서 말이죠 ㅋㅋ) 그런데 체크리스트라는 책을 사서 저자를 확인했는데,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이다 했더니 동일인물인 것입니다. 의학과 경영, 이토록 다른 분야에서 이토록 훌륭한 책들을 또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생각해보니 박경철 씨와 안철수 씨가 있었네요 ^^;)

 

만약 누군가 이 책에 대해서 얘기할 때, 이 책은 '체크 리스트'라는 것이 왜 필요하고 그것이 적용될 때 주의해야 될 사항에 관한 책이다, 라고 답한다면, 저는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은 표면적 독서에 그쳤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전 리뷰에서 썼던 것처럼) '아웃라이어'의 핵심 메시지가 '일만 시간의 법칙'이 아니듯이, 이 책의 핵심 사상도 '체크 리스트'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다시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체크 리스트'가 맞습니다. 그러나 체크 리스트는 솔루션으로서 저자가 제시한 강력한 도구이지, 책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에 핵심 사상은, '얼마나 전문성을 쌓던 간에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 들일 때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라는 것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체크 리스트라는 것은 간단하기 짝이 없는 아이디어입니다. 몇 가지 주의 사항을 나열한 종이로서,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것을 항목별로 확인해 가는 것이 주 프로세스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체크 리스트의 배경이 되는 핵심 사상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전문성과 관계없이 실수 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서, 두 병원을 비교할 때 한 달에 실수를 10번 하는 병원과 한 달에 실수를 100번 하는 병원, 어디가 더 신뢰할만 하겠습니까? 당연히 전자라고 생각 하겠지만, 정답은 후자입니다. 그것은 의료진들이 100번의 실수도 인정하고 받아들일만큼, 실수에 대해서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번의 실수로 해고의 위험을 지닌 병원에서 누가 자신의 실수를 보고 할 수 있겠습니까? 100번의 실수가 '기록'되었다는 것은 실수의 발생 가능성을 인정하는 문화와 실수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료진의 의지의 증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주장하는 '체크 리스트'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상상을 상회하는 체크 리스트의 효과는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체크리스트아툴가완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