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정말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최근 몇 달간 경영전략을 다루는 신간 서적에서 '스마트 프라이싱'을 제외하고는 괜찮은 게 없었는데, 이 책 '전략퍼즐'로 인해 짧지만 기쁜 날들을 보냈습니다. 심지어 '전략3.0'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브레인 데미지가 어느 정도 회복된 것 같습니다 ㅋㅋㅋ

 

저자는... 잘 모르겠습니다. HBS에서 출간한 최초의 비즈니스 소설이라는데, 흥미를 돋울 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진가는 바로 원서 제목에 숨어 있습니다.

 

"What I didn't learn in business school"

 

제목처럼 이 책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배워온 '경영학'을 실제로 컨설팅 회사에서 혹은 기업의 전략 수립에 적용할 때 발생하는 '상이함'을 배경으로 합니다. 저는 MBA 학위는 없지만, 경영학부 졸업생으로서 컨설팅 회사를 첫 회사로 다니며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열심히 배워온 모든 경영 도구들이 실제 의사결정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는 것입니다.

 

예컨대, 책에서 주인공이 적용한 '마이클 포터의 5 Forces Theory'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tool은 산업의 매력도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나, 이 자체가 산업의 매력도를 측정하는 공식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단적인 예로 '카페베네'를 들 수가 있습니다. 포화 시장이라고 여겨졌던 국내 커피 시장에서 기라성 같이 나타나 500호 점 이상의 매장을 내고 최근 뉴욕 진출까지 계획중인 카페베네의 성공은, 산업의 매력도를 기반으로 했다면 나올 수 없는 전략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tool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으며, 이 것을 간접경험을 통해 알려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이 책은 훌륭하게 해냈습니다.(물론, 하나하나의 세부 tool에 대해서는 불가능이지요. 그러한 '컨셉'을 인지하고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설명하고 싶은 것도 많고, 말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참겠습니다^^ 재미있으면서 insightful한 책입니다. (아쉬운 점은, 이런 류의 책들이 그렇듯이 생각보다는 내용이 좀 짧습니다)

전략퍼즐whatididntlearninbusinesssch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