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은 태어나는가, 아니면 만들어지는가?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어떻게 그러한 악에 대응하야 하는가가 좀 더 적절한 답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책은 저 개인적으로 표현하자면 '두 악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책이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에 대한 내용은 다른 분의 리뷰를 보시는 게 좀 더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책에 대한 감상을 적기에 앞서,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는 참 매력적인 작가입니다. 그의 바라보는 시선은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따뜻한 희망을 말하는 작가입니다. 이것은 그가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동화속 얘기를 말하는 이상주의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가 그려내는 현실은 몸서리칠만큼 '현실적'이어서 두려울 정도입니다. 이것은 특히 그가 그려내는 인물들의 악함에서 드러납니다.

 

다시 책 얘기로 돌아와서, 두 악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명의 악인은 전형적인 양아치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 세상에 대해 악만 남은 그런 사람입니다. 조금 다르다 하다면, 그의 어머니가 자식에게 행사하는 '폭력'은 좀 더 은근하고 그렇기에 더욱 치명적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가 오히려 어머니를 때리는 망나니로 보이지만, 사실 그의 인생 전반은 거머리같은 어머니에게 빨려 죽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쨌거나 그의 이러한 악함은 어느 정도 교육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가하는 폭력은 세상이 그에게 가르친 사랑이며, 그가 저지른 죄악은 세상이 그에게 진 빚입니다.

 

반면, 또 다른 악인은 다릅니다. 그는 앞서의 인물과는 다르게 부유한 집안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악인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 말은 옳은 말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는 그런 가정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타락(spoiled)하고 탈선했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그는 그가 자라온 환경과 상관없이 악인이 되었다' 입니다. 그는 이를테면 앞서의 인물을 꼭두각시처럼 조작하는 조종사라고 할만 합니다. 그는 뛰어난 두뇌로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그것을 즐기며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결국 그가 망하는 것도 자신의 악에 스스로가 당했다고 할 만 합니다. 빛나는 계명성 루시퍼도 악마로 만든 '교만'이라는 악 말입니다.

 

스토리 만점, 흥미도 만점, 반전 요소 만점입니다. 무엇을 더 말하겠습니까? 미야베 미유키는 일본 최고의 소설가이며, 이 작품은 그의 최고의 작품입니다^^

미야베미유키, 모방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