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두꺼운 책을 읽는데 얼마나 걸려요?

- 재밌으면 밤새워 하루에도 다 읽지만 아까워서 참으며 읽어요.

 

그렇다. 지난 2010년. 미친듯 읽어댔던 그리스 로마 신화와 그리스 비극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그때는 읽느라 바빠 서사분석만 했지 독후감을 쓰지 못했다. 그리고 서사분석을 하고보니 독후감을 쓸 다른 말이 없었다.

 

맛난 음식을 배고파 허겁지겁 먹다보니 배는 채웠으나....맛을 음미할 여유가 없었다.

 

책을 읽고 싶으나 책 살 돈은 없고

학원엔 원장도 읽지 않은 새책이 넘쳐나지만 내가 읽는건 싫은가 보다.

 

- 선생님. 책은 외부로 절대 반출하지 마세요.

 

이런이런....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을 읽고 있었는데 싫었나보다. 말을 하지.....ㅎㅎ;;

 

꼴랑 30만원의 월급으론 새 책을 읽는 다는 건 꿈도 못 꾸고 있었기에

학원에 넘쳐나는 책을 보면서 얼마나 행복했던지...허나...그림의 떡~~~!!!

정신 차리고 내 책장을 뒤지니 독후감을 안쓰거나 못쓴 책들이 날 노려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허나허나...밀린것 쓴다기 보다는 쓰고 싶고, 읽고 싶은 책으로 다시 펼쳐들 생각을 하니 이 책을 제일 먼저 들게 되었다.

 

	신은 무엇이고, 신이 아닌 것은 무엇이며, 그 사이에 있는 것은 또 무엇인지, 인간들 중에 누가 알아냈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예측할 수 없는 운수에 따라 신의 섭리가 이리 뛰는가 하면 저리 뛰고, 그런가 하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는 자는 사실상 인식의 궁극에 도달했다네.
페이지 : 61 "헬레네"중에서

 

역시 좋다. 다시 읽으면서 흥미 떨어질까 두려웠으나 별~~헛~~~ 생각 이었다.

 

문장들 어찌나 깔끔하신지....물론 번역한 글 이지만

이리도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내용엔 혀가 쭉...나온다...

2500년 전의 글이 나를 아직도 그리소 충분히 흥분시킨다.

 

	차라리 철저히 불행한 사람이 부러워. 어려서부터 불행에 익숙한 사람은 고난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으니까. 불행은 행복으로 반전되기 마련. 그러나 행복이 불행으로 반전한다면 그것은 인간들에게 힘든 운명이라네.
페이지 : 132 "타우리케의 이피게네이아" 중에서

 

각 챕터별로 있는 이야기를 단 10줄로 요약하도록 했던 그때의 서사분석이 지금에 생각하니 아주 좋은 독후감의 기본이었다.

내용을 10줄로 요약하면서 극이 어떻게 전개되는가를 스스로 정리를 하게 하니 말이다.

 

하여간 다시 읽어도 감동은 여전하다.

그리고 다시 읽으니 깊은 맛을 더 음미 할 수 있어서 좋다.

 

 

 

 

 

책으로숨는건아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