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왜 그렇게 비관적이고 우울하게 생각을 하는거야? 그게 멋져 보일 거라는 생각을 하는건가?

내가 그랬나? 내가 그렇게 비관적이었나? 
혹여 내가 그렇게 말하고 행동했던건 정말 그녀의 말처럼 "멋져"보이려고 그랬던가?

- 듣고 싶은 말을 해줄까,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해줄까!

친구가 나에게 고민을 말할때 내가 종종 하는 말이다.
무언가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 그들은 자기만의 답이 이미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나에게 물어본다.
그러면 난 나의 생각을 말하기 전에 질문을 먼저 던진다.

당신이 듣고자 하는 것이 네가 원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들을 마음이 있느냐고.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도 들을 마음이 있느냐고. 
내가 하는 말에 당황하지 않을 자신 있느냐고.

	하루 숙박비가 3만 4000달러인 호텔방, 월스트리트 버거숍에서 파는 금박을 입핀 175달러짜리 리처드 누보 햄버거, 알곤킨 호텔의 1만 달러짜리 온더록(술에 넣는 록은 대개 얼음이지만 여기선 다르다. 보석상의 선별한 다이아몬드다).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게걸스러운 최고 자본가들의 도저히 믿기 힘든 생활방식과 일하는 습관을 얘기하자면 이런 것은 서론에 불과하다.
페이지 : 249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경제를 무너뜨렸나" 중에서

저러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말한다. 
긍정적인 사고만이 이러한 삶으로 "당신"을 이끌어 줄 수 있으며 아직도 이러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아직도
부정적인 사고에서 제대로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이다.

	"거듭 말하지만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페이지 : 44  "마태복음 19장 24절" 중에서

           : "성서" 국제가톨릭성서공회. 도서출판일과놀이. 1998년 3월 12쇄.

	세속적인 긍적적 사고 관련 글들이 물질적 욕망을 발현하라고 사람들을 부추기는 한편 오스틴이나 달러 같은 목사들은 당신이 아름다운 집을 비롯해 멋진 것을 누리기를 하느님이 ’바라신다’고 주장한다. 조엘 오스틴은 "긍정의 힘"에서 아내가 더 크고 우아한 집으로 이사 가자고 했을 때 처음에는 반대했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몇 달 동안 아내는 신념와 승리의 말을 통해 마침내 나를 설득해 냈다. ...... 빅토리아가 내 비전을 넓히도록 설득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느님은 당신을 위해서도 더 많은 것을 준비해 두고 계신다."
페이지 : 253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경제를 무너뜨렸나" 중에서

싸잡아 "부자는..." 이러면서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긴 하지만 
물질적 부의 축척만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믿는것이 당연시 되어버린 요즘도 문제는 아닐까.
그러한 생각들을 완충하는 역할을 해야할 듯한 교회마져 저렇다니.
하느님이 마련해 두신 부유한 삶이 진정 저러한 물질적 부란 말인가.
그렇다면 낙타와 바늘귀를 비유한 저 성서의 말씀은 예수의 말이 아니고 마태오의 구라란 말인가.

작가는 유방암에 걸리면서 "유방암을 선물로 여기라"라는 긍정주의 슬로건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좋은 생각"을 갖았다면 절대 걸리지 않았을 것이고
어짜피 걸렸더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았다면 꼭 나을 것이며
아직 낫지 않았고 재발했다면 환자 자신이 아직 완벽히 긍정적인 사고를 갖지 않았음이므로
좀 더 자신을 채찍질 해서 완벽한 긍정주의자가 되면 그 병은 꼭 나을 것이라는 그 슬로건에서
아픈 환자에게 그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에 화가 났다고 말한다.

그렇게 눈을 뜬 작가는 그놈의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이데올로기"덕분에 생긴 많은 폐혜를 보여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버블 경제, 9.11사태, 이라크 전쟁....

그런데 어째 그녀가 이야기한 "긍정주의 이데올로기"의 폐혜의 예가 낯설지만은 않다는게 더 심각하다.

	긍정 이데올로기는 국민의 비판 의식을 마비시키고 저항 의지를 잠재우는 탁월한 효과 때문에 종종 정치적으로 이용된다. 4대강 사업의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국민 다수의 목소리를 ’불필요한 정치 논쟁’ 으로 폄하하고 ’개발 뒤에 이익을 기대하라’라는 논리를 반복하는 것은 ’긍정 이데올로기’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유방암 경험에서 시작해 시중에 넘쳐 나는 자기계발서의 메시지, 초대형 교회의 모순적인 설교, 동기 유발 강사들과 기업들의 커넥션, 그리고 세계를 재난에 빠뜨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차근차근 더듬어 가며 긍정주의의 실체를 우리에게 전하는 저자의 시각은 날카로우면서도 시종 유쾌하고 재치있다.
페이지 : 13 "한명숙 추천사" 중에서

그렇다고 긍정적 사고의 대안으로 "절망"하자는 말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 제대로 보는 현실적 눈을 갖고 "방어적 비관주의"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매사에 투덜거리고 짜증을 내며 삐딱하게 보자고 강조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무엇이든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긍정적이라는 것이 "좋은" 뜻임으로 무조건 모든 것에 이 단어를 대입하고 
무조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것에 대한 폐혜가 얼마나 심각한것인지를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난 아직 작가처럼 그렇게 요목조목 유쾌하게 반박할 근거를, 나만의 근거를 갖고 있진 못하다.
항상 밝고 쾌활하게 행동하고 마음도 그렇게 먹으며 생활했건만 벌어지는 일들은 하나 같이 배신의 시간들 이었다.
그럴때마다 난 자책하기 바빴다.
대안을 찾고 미리 대비하는 그러한 행동까지 "비관적"으로 치부하며 천하태평 낙관적이지 못했던 나의 모든것을
채찍질 하며 그 모든 것이, 나 자신 조차 인지하지 못한 그 깊숙한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는 아주 자그마한
티끌같은 부정적인 마음이 있었기에 그러한 일들이 벌어진것이 아닌가 고민하며

죄를 용서받기 위해 일부러 죄를 짓는 듯한 그러한 자책의 시간들을 보냈었다.
그러다가 열받고 울화가 터진건 "씨크릿" 이었고 위로가 된건 이 책이다.

무턱댄 긍정주의 전에 노력을 하고 대비를 하고 그 다음에 긍정적인 사고로 벌어질 것들을 유연히 받아 넘기는 것이 꼭 정답은 아닐 것이지만 난 그럴련다.
이젠 지긋지긋하다.
모든 것에 긍정적이려고 모든 것에 낙관적이려고 그리고
지금은 아주 좋은듯 괜찮은듯 날 보는 사람들에게 "나 정말 멀쩡해요~~~!!"라고 보이려고
일부러 쌩긋쌩긋 웃는 짓은 안하련다.

아프면 아픈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있는 그대로 표현할테니
당신들도 그것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인정하며 "긍정적"으로 보아주길 바란다.
괜찮은 척, 나아진 척, 행복해 죽겠다는 척, 지금 생활에 만족하는 척 하는 그놈의 가식을 벗는데 이만큼의 시간이 걸렸다.
이젠 나좀 있는 그대로 봐주길 바란다. 

어쩌겠는가 나란 인간이 이렇게 생겨먹었거늘.





오래간만에성경을펼쳐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