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게도 정말 적절한 타이밍에 이 책이 나에게로 와 주었다.

미친듯이, 그동안 책 못읽고 산것이 억울했던 귀신이 붙은듯 
1년에 100권 읽고 독후감은 1000자 이상 쓰기를 3년째 하고 있다.
1주일에 두권정도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1000자 이상 쓰는 것이 처음에는 정말 힘이 들었지만
책에 대한 목마름이 워~~낙~~ 컸기에 즐겁기도 했다.
출, 퇴근의 왕복 4시간을 서서가는 한이 있어도 틈틈히 단 5분이라도 짬을 내서 책을 읽어나갔던 시간들이 너무 좋았다.
그렇게 읽는 것도 읽는 것이지만 
독후감을 꼭 쓰려고 한 것은 읽을 당시의 내 느낌을 꼭 적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읽었어도 어떠한 메모가 되어있지 않으면 읽었어도 읽었는지 조차 잊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읽는 것에도 나를 죄어들지 않기로 했었다.
10년 동안 책을 못읽은 한을 풀기 위해서라도 난 너무나도 허겁지겁 읽어대기 바빴다.
그러하기에 허기진 배를 움켜쥐듯 가리지 않고 잡식성으로 닥치는 대로 읽어나갔다.

질적인것을 따질 수준이 아녔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고.....난 정말 활자에 굶주려 있었다.
그리고 올해는 숫자에만 집착하지 않기 위해서 
그동안 읽었던 책에서 50권, 읽지 않은 책으로 50권으로 정하면서 역시 매진 중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요즘은 좀 슬럼프에 빠졌다.

아무리 빨리 읽어도 문장을 통째로 외울 정도록 머리에 박혀버렸던 그 글들이 요즘은
정말 집중해서 읽었는데 덮고 나면 머리가 멍해지면서 백지가 되어버리는 것 같다.
그리고 블로그로 어쩐 블로거에게서 쪽지가 날라왔는데
빨리 읽으면 제대로 이해는 되냐는 비아냥 거리는 내용에 좀 마음이 상해 있었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난 정말 집중해서 읽기에 시간이나 양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읽으면서 오타나 편집이 잘못된 것을 찾아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집어주는 정도가 되면 
설렁 거리며 눈만으로 읽어대는건 아니지 않은가.

하여간 지금 내가 읽는 것이 그냥 많이만 읽으려고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분야에만 너무 빠지는 것이 싫어서 닥치는 대로 어떠한 사람을 따라하기도 하면서
그러다가 꽂히면 계보를 만들기도 하면서 읽고 있는 것이 맞는건지 옳은건지 
아니면 다른 좋은 방법이 있는건 아닌지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 난 정답을 찾았다.

정답은......안갈켜 줄꺼다. 나도 이책 다 읽고 나서 알았는데 쉽게 알려주면 억울하다...ㅋㅋㅋ

	우리의 감정은 결코 튼튼하지 못합니다. 변하기 아주 쉬운 것입니다. 또 홀로 우뚝 설 것 같기도 하고 무너져 내릴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공감이 우뚝 섬과 무너짐의 경계 지점으로 향하는 것입니다. 즉, 여기에는 '긍정의 영역'도 있고 '부정의 영역'도 있는 것입니다. 이 양쪽의 경계에서 일어날 법한 것을 찾으려는 저는 책을 읽어 왔습니다. 이런 책읽기를 '순수한 책읽기 naive reading' 혹은 '부서지가 쉬운 책읽기 fragile reading' 라고 해도 좋습니다. 이것은 자기 안에 결여가 부족이나 구멍이 생길 수도 있는, 조금은 아슬아슬한 책읽기입니다.
페이지 : 266

책을 어렵게 대하지 말라시며 전집속의 한책에 지폐를 숨겨 놓으시고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찾게도 만들고
읽는 책들이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게 수시로 잡지를 손에 쥐게도 하시며
책장 정리를 수시로 시키시며 1000여권의 책을 항상 가깝게 해 주시고
눈만 뜨면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던 모습을 보고 자란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신 엄마가 생각났다.

나도 모르게 해왔던 독서습관들이 좋은 쪽으로 가고 있었음을 이 책 덕분에 확인을 할 수도 있었고
내가 몰랐던 방법들도 소개를 받았더니 머리가 많이 개운해 졌다.

책은 더이상 종이에 활자로 된것만이 존재하는 세상은 아니다.
저자는 그래도 종이로 된 책에서 책의 미래가 있음을 이야기 한다.
난 그래도 그의 생각만을 쫓진 않을 것이다.

이것도 저자의 말처럼 내가 보고 내가 느끼고 내가 확인하면서 나의 것을 찾을 것이다.

이것도 저자에게 배웠다.

모든 감정을 나 스스로 깨닫고 느껴야 한다는 것을.






단순한책읽는방법에관한책이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