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시간에는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읽어봅시다.

 

 그렇게 시작하면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그에 대한, 그리고 그가 쓴 책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 무지 읽기 싫었다. 하지만 어쩌냐. 독서 모임에서 정한 것이고, 그렇게 나 스스로는 읽지 않을 책을 만나기 위해 난 이 모임에 들었으니 입 다물고 읽었다.

 

 읽는 내내 또 잘난 척이 도졌다.

 

 - 이건 뭐야. 이건 마케팅 책인감? 심리학이라고? 어쩌라는 거지?

 

 읽기도 전에 첫 마음이 삐딱했으니 읽는 내내 편치않은 마음에 딴지를 걸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책이, 발 끝만 살짝 담궈본 마케팅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꼴랑 <블루 오션 전략>, <보랏빛 소가 온다>시리즈, <소비의 심리학>, <포지셔닝> 정도의 책을 그것도 한 십여년 전에 읽어 놓고는 그 류에 속한하는, 그리고 그 정도는 '나도 안다! 라면서 읽었다. 그리고 난 그 마케팅류의 책에선 <보랏빛 소가 온다>를 넘어서는 책이 없다라고 감히 단언하기에 더 그랬다. 그래서 난 이 책은 그저 그랬다.

 

 재미있고 다양한 사례를 정말 잘도 구분하고 분류하고 있다.

 

 '소수의 법칙', '고착성의 요소', '상황의 힘' 등으로 나누면서 이야기를 해대는데, 처음 접한다면야 기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마케팅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귀에 딱지가 질 정도로 들어본 내용이 또 나올 뿐이다.

 

 물론 이 책이 2004년에 나온 책이라니 그 때, 처음 나왔을 때 읽었더라면 더 좋게 평가할 수도 있겠으나

 난 그때 즈음엔 <보랏빛 소가 온다>로 이미 뒤통수를 유쾌하게 한 대 맞은 터라 난 그 당시에 읽었더라도 좋았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심리학'이라는 단어에 코웃음치는 사람으로 그렇게 남의 속마음을 잘 알아서 무엇에 쓸건지

 그리고 그 쓰임새가 결국 '어떻게 남을 속여서 더 팔아 먹을까' 라면 더더욱 내키지 않는다.

 

 물론 '나 하나가 바뀌면 그것을 시작으로 큰 세계도 바꿀 수 있다'라는 구호가

 단순히 '남에게 무언가를 팔아 꼭 이익을 남겨야 겠다'라는 것에 머물지 않고

 그렇게 세상을 바꾸는 시작으로 생각한다면 좋게도, 내가 행동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겠다.

 

 독서 모임에 가면 남들은 두어권 이상의 책을 읽고도 묵묵히 다른 참여자의 이야기를 듣는데

 매번 꼴랑 한 권만 간신히 읽어놓고는 젤로 떠들어대는 바람에 매번 민망했기에, 어짜피 떠벌려대는 입을 막을 방도가 없다면

 최소 두 권은 읽자라는 마음에 <다윗과 골리앗>도 주문을 해놓았는데

 

 지금 이 독후감은 <다윗과 골리앗>도 읽은 상태라 솔직히 말하는데 <다윗과 골리앗>은 간만에 유쾌하게 뒤통수를 맞았다.

 

 어찌보면 같은 작가가 쓴 뻔한, 수 많은 사례를 구분에 놓은 <티핑 포인트>와 별 다를게 없는 책일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다윗과 골리앗>은 정말 좋았다. 그 이유는 <다윗과 골리앗>의 독후감을 쓸 때 쓰겠다.

 

 

	티핑 포인트의 매력은 이름없는 우리의 행동 하나가 어느 순간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 하나라도'라는 생각이 소리 없이 번져나가면서 이루어내는 변화가 어느 지점에선가 우리 삶의 질적인 도약을 가능케 한다는 발상은 유쾌하기까지 하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티핑 포인트를 찾아 실천한다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페이지 : 추천의 글 / 구자홍 (동양시스템즈 사장)

 

 저런 추천의 글을 한 회사의 사장님이 하시니 그 저의가 좀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하여간 '나 하나라도'라는 말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