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아직 잠자게 내버려두어라. 만일 그대가 일찍 미래를 깨우면 잠에서 덜 깬 현재를 맞이하게 된다.
: 28쪽 '참된 길은 풀잎 위에 뻗어 있다' 중에서

 

 

집에서 밖으로 반드시 나갈 필요는 없다. 책상 앞에 앉은 채로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아니 귀를 기울일 것도 없다. 오직 기다리는 것이다. 아니, 기다릴 것도 없다. 그저 가만히 혼자 있는 것이다. 그러면 세계는 스스로 가면을 벗으려고 올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네 눈앞에서 세계는 황홀하게 몸부림칠 것이다.
: 46쪽 '참된 길은 풀잎 위에 뻗어 있다' 중에서

 

 

나는 잠을 잘 수 없다. 오직 꿈을 꿀 뿐이다. 잠 없는 꿈을.
: 51쪽 '참된 길은 풀잎 위에 뻗어 있다' 중에서

 

 

살기 위해 맨 처음 두 가지 과제는 너의 생활권을 차츰차츰 축소하는 일, 그리고 너의 생활권 밖의 그 어느 곳에 네가 몸을 숨기고 있지 않는지를 되풀이하여 살피는 일.
: 57쪽 '참된 길은 풀잎 위에 뻗어 있다' 중에서

 

 

자기가 자신을 지켜야 한다.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말할 줄 모르면 남들은 진정한 사실을 꿈에도 알아주지 않는다.
: 145쪽 '참된 길은 풀잎 위에 뻗어 있다' 중에서

 

 

존재한다는 것은 다만 '거기에 있다'라는 것뿐만 아니라 '거기에 속한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 168쪽 '낙원은 아직 파괴되지 않았다' 중에서

 

 

자신을 인식하라고 함은 자신을 관찰하라는 말이 아니다. 자신을 관찰하라고 함은 뱀의 말이다. 이는 자신이 자기 행동의 주체가 되게 하라는 말이다.
그러나 너는 이미 그렇게 되어 있다. 즉, 네 행동의 주인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 말이 뜻하는 것은 너를 오인하라, 너를 파괴하라는 것으로서 이는 좋지 않은 일이다.
다만 깊숙이 고개를 숙일 때에만 인간은 자신의 선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너를 만들기 위해'라고 말하고 있다.
: 191쪽 '낙원은 아직 파괴되지 않았다' 중에서

 

 

나는 한 마리의 까마귀입니다. 한 마리의 카프카(Kavka, 까마귀)인 것입니다. 데인호프에 사는 석탄 상인이 한 마리 가지고 있더군요. 그 카프카는 나보다 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날개를 잘리기는 했습니다만......
내 경우에는 날개를 잘릴 필요조차 없습니다. 내 날개는 퇴화되어 있으니까요. 나에게는 높이도 거리도 없습니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인간들 사이를 뛰어다닐 뿐입니다. 인간들은 나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아무튼 나는 위험한 새요, 도둑이요. 까마귀입니다. 하지만 반짝이는 까만 날개를 가져본 적은 없습니다.
: 217쪽 '미래는 이미 내 가슴속에 있다' 중에서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의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내리쳐서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그 책을 읽는 거지?
: 223쪽 '미래는 이미 내 가슴속에 있다' 중에서

 

 

책이란 무릇 우리 내면의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 224쪽 '미래는 이미 내 가슴속에 있다' 중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책은 큰 고통을 주는 불행처럼,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처럼, 우리가 모든 사람에게서 떠나 숲속으로 추방당한 것처럼, 자살처럼 충격을 주는 것이다.
: 224쪽 '미래는 이미 내 가슴속에 있다' 중에서

 

 

글을 쓰려면 굽히지 말라.
희석시키지 말라.
논리적으로 만들려고 애쓰지 말라.
유행에 맞추어 당신의 영혼을 편집하지 말라.
당신의 가장 강렬한 집착을 무조건적으로 따라가라.
: 237쪽 '미래는 이미 내 가슴속에 있다' 중에서

 

 

위로가 된다면 단 하나,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것은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리고 네가 원하는 것은 눈에 띄지도 않을 만큼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뿐이다. 위로 이상의 것은 너도 무기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 247쪽 '미래는 이미 내 가슴속에 있다' 중에서

 

 

나는 항상 나의 뼛속에 간직하고 있고 이 뼛속에서만 체험되는 그 무엇인가를 말하고자 했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려고 했으며, 전달할 수 없는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이미 자주 언급했던 불안일 것 같습니다.
그 불안은 가장 거대한 것뿐만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가지고 있는 불안이며, 한마디 말을 하는 데에 있어서도 경련을 일으키는 불안입니다.
: 255쪽 '미래는 이미 내 가슴속에 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