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랏~! 이게 무슨 소리냐.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우리'를, 그러니까 글의 주체자이자 중심 시점을 '진보주의'에 두고 있는것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는데,

'그들' 그러니까 '보수주의자들'이 전혀 비열하지도 탐욕스럽지도 추잡스럽지도 이기적이기만 한게 아니라고 말한다.

 

타인의 고통을 자기 식대로, 이기적인 생각으로 마음대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그러한 인간들은 대체로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지칭하기에, 난 그러한 부류에 속하고 싶지 않기에 그러한 뉘앙스의 단어를 쓰는 덩어리들이라면

난 그 속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그 반대편인, 그러니까

 

타인의 고통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그러한 덩어리에 속하고 싶지 않고, 그러한 사람들이 비난하는

타인의 고통에 몸과 마음으로 동참하는 사람들을, 자칭 보수주의라고 하는 사람들이, '진보주의자'라고 하길래

그렇게 타인의 고통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더 나은 무리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런데 왜 '그들'이 내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란 말인가.

왜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이 왜 비열하지도 탐욕스럽지도 않다고 말 하는가.

 

우리에게는 국가를 하나의 커다란 가정이라고 보는 은유가 존재(25쪽) 하는데, 그 속에는

'엄격한 아버지'모형의 가정과 '자상한 부모'의 모형이 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엄격한 아버지 모형'에는 '아버지'라는 남자의 성별이 명시되며, 그렇게 남자가 한 가정을 이끌어가니, 남성 중심이 되는 가정으로,

'엄격한 아버지'모형은 세상은 본래 험한 곳이고, 세상은 경쟁이 치열하기에 살기 힘들고, 어디에나 승자와 패자가 있고, 자녀는 아버지에게 순종해야 하며, 아버지는 도덕적 권위자이고, 옳고 그름을 가르치기 위해 잘한 일에는 상을 주지만 체벌로 훈육을 한다.(27~29쪽)

'평안은 부'라는 일반적 은유가 포함되며, 자신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도덕적 행동이며, 이것은 정의와도 연관되며,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규율을 잘 지켜 부유하게 될 것이며, 부유하지 못하다는 것은 성실하지 못한 삶의 결과적인것으로, 가난은 성실하게 살지 못한 것의 벌(30~31쪽) 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엄격한 아버지 프레임에서는 이것이 매우 단순한 문제이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한 사람들, 즉 자신들의 충분한 절제력과 도덕적 역량 덕댁에 성공한 사람들에게 주는 상(31쪽)'으로,사회복지에 세금을 쓰는 것은 낭비(33쪽) 이다.

왜냐하면, 도덕적(성실, 절제, 등)이지 못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인데 그들에게 사회복지란 이름으로 세금을 쓰는 것은 낭비성 지출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사회복지, 유아 교육, 빈곤층, 죄저 인금 인상, 실업 보험 등에 세금을 쓰는 것도 반대하는 것이다.

 

'자상한 부모'의 모형은 이와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명시되지 않는 '부모'가 강조된다. 그러니 어느 한 쪽의 성별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평등하게 시작한다.

부모는 자녀를 키우는 데 동등한 책임을 지고, 어린이는 본성이 선하며 더욱 선해질 수 있으며, 세상도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으며, 그렇게 바꾸어야 하며,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자상하게 보살펴야 한다.

자상한 보살핌이란' 감정이입', '책임', '헌신'이다.(38~39쪽) 그러니까, 사람은 원래 선하며, 세상을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서 타인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 전제한다.

 

'동성애'를 중심으로 둘 사이의 견해자를 보자면

'엄격한 아버지'에서 동성애는 아버지 자체의 존립을 흔드는 것으로, 가정 파괴를 암시하는 일 이고

'자상한 부모'에서는 원래 '부모'가 가 가정으로 돌보는 것으로, 성별이 구별되고 나눠지지 않는다. '공동'으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 가정이므로, 동성으로 부모가 되고 가정을 이루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예를 읽는데, 어랏! 무언가 머리를 치고 간다!

 

 

이렇게 읽으면서 '감정이입'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그들은 '감정이입'하지 않는다는 말에 잠시 멍~ 하다가, '공감'이라는 단어를 만난다.

 

 

이렇게 쓰다간, 이렇게 보수와 진보의 생각 차이를 쓰다간 날을 꼬박 샐것만 같아서 밑줄 친것 중에서 골라 조금만 쓰자면

 

1. 사적인 것은 공적인 것에 의존하다. (107쪽)

2. 사실은 노동자들이 이윤을 창출하며, 기업주와 투자자의 이윤에 기여하지 못하며 아무도 고용되지 않는다. (134쪽)

3.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연금은 이미 수행한 노동에 대한 지연된 급여이다. (135쪽)

4. 생산에 의한 부의 획득 보다는 재투자에 의한 부가 압도적이다. (147쪽)

5. 주유소, 슈퍼마켓, 대형 마트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형태의 '셀프 서비스'도 마치 우리의 편의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공짜로 일을 시키는 수단이다. (174쪽)

 

 

이렇게 흥분하며 즐겁게 읽었으나, 그렇게 '행동'하기에는 정말 힘들다.

편협으로 중무장하고 있으면서, 치졸하고 난잡하며 비열하게 갑자기 공격하는 '그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이에대한 저자의 답변은 나에겐 너무나도 어렵다.

 

 

물론 더 많은 것이 있지만 조금만 적겠다.

 

이 책은 10년 전에 이미 나와서 많은 사람에게 지지를 받았던 책으로, 그 10년 사이의 일들을 책에 다시 넣은 개정판이다. 그리고

이 책은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으로 끝나는 책이 아니다. 그 시간동안 보수는

 

보수의 이념을 끈임없이 반복하고 재생산하면서 사람들에게 프레임화 시켰고, 성공했다. 그들이 성공한 이유는

반복과 재생산을 위해 자본을 투자한 것도 있지만, 영악하게 '프레임'화 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보주의자들이 보수의 정치 쟁점에 반기를 들고 토론에 임한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반대를 하기 보다는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거나 그것을 비트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면서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해야하고, 그렇게

그들이 강조하려는 프레임을 부셔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잘못된 것이니 사실을 들춰내면 사람들이 알아들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그 사실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란 것을 하면, 프레임을 떠올리고 생성하기에,

들춰낸 사실은 프레임에서 튕겨나가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 그렇기에 프레임화를 하는것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인 것이다.

 

'사람들이 반드시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를 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투표를 하며,

자신이 동일시하고픈 대상에게 투표를 한다.

빈곤층에 좋지 않은 말을 한 공화당의 롬니의 주장을 듣고도

가난한 보수주의자들의 대다수는 롬니가 속한 공화당에 투표를 했다'(50쪽 부분발췌)

 

그러니 사람들의 머릿속에 어떠한 프레임이 구축되어있는가가 그래서 중요하다.

 

사람들이 사실을 받아들이기위해선 그 사실이, 사실이고 진실이라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받아들일 수 있게 은유화되고 프레임화 되어야 한다.

 

미국인 저자이니, 이 책에서 언급하는 정치적 논쟁은 미국의 정치에 바탕을 두고 있으나

지금 우리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고, 그래서 더 무섭다.

 

- 그래서 종편을 보면 안 되는 거라고!

 

서거일을 맞아 연화장에 갔다가 '바보 주막'에서 시원한 '봉화 막걸리'를 마시며 이 책에 대해 좋다는 말로 침을 튀기니

친구가 답한다. 그렇다. 그래서 그것들이 종편을 만들어 다양한 방법으로 보수의 이념을 주입하는 것이다.

대놓고 시뻘건 방송질을 해대는 '북조선tv'도 문제이지만, 세련됨으로 포장한 'jtbc'도 조심해야한다. 손석희라는

한 인물로 'jtbc' 전체를 무조건적으로 좋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 돈이 '조중동'의 '중앙일보'에서 쓰일테니. 하여간

 

크게 보면 '프레임'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고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진보'와 '보수'에 대해 명확히 구별할 수 있어서 좋았고

나에게 들이대면서는 내가 왜 '그들'보다는 '우리'에 가까운지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 이 책은 '인터파크의 5월 신간 리뷰단'으로 책을 기증받아 쓴 독후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