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에서 처음 '말콤 글래드웰'이라는 이름을 듣고, 그리고 작가에 대한 약력과 히트를 쳤다는 책들의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는 '이걸 읽어야하나'하는 생각이 앞섰다. 그리고 <티핑포인트>를 먼저 읽으면서 괜히 작가의 책을 두 권이나 산 것을 후회했고, 후다닥 읽어버리려는 마음에 꾸역구역 읽었다.

 

 시작을 뜬금없이 - 사실 제목이 다윗과 골리앗이니 꼭 뜬금없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 구약 성서의 내용중 하나인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을 이야기하면서 골리앗이 사실은 말단비대증을 앓고 있었으며, 다윗의 무기는 단순한 돌멩이가 아니라 가죽에 빙빙 돌려 그 탄력으로 정확이 목표물에 맞추는 무시무시한 무기였기에 다윗이 이기는 것이 불가능이 아니라는 이야기로 시작을 하는데, 처음엔 '이건 뭐지?' 했었다. 이러저러한 증거를 들이대긴 하지만 첫 마음이 삐딱했기에 어이없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이야기들을 통해 나는 두 가지 생각을 탐구해보려한다. 첫째,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많은 것들은 이런 식의 일방적 우위를 점한 충돌 속에서 나온다는 생각이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맞서는 행동이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는 항상 이런 종류의 충돌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충돌을 잘못 읽고, 잘못 해석하고 있다. 거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거인에게 힘을 주는 원천인 것처럼 보이는 요소는 종종 커다란 약점을 낳는 원천이기도 하다. 그리고 약자라는 사실은 때때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 약자로 존재한다는 것은 문을 열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자신을 가르치고 일께우며, 그런 처지가 아니었다면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페이지 : 20 "머리말" 중에서

 

 이런 글로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어떠한 신념으로 주변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삐빡했던 마음은 어느새 감동으로 다가오면서 흥분하면서 읽었다.

 

 그렇다고해서 인간극장류에 나오실만한 분들만 늘어놓으며 '도전하라', '노력해라' 따위의 희망으로 분탕질을 하는 건 아니다.

 그들의 그 신념으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저지른 그만큼의 부작용도 보여주기에, 좋았다. 그리고 난 그 부작용을 읽으면서 뒤통수를 맞았다.

 

 <티핑포인트>의 수 많은 사례를 읽으면서 는 "나도 알아"라는 생각만 했는데

 <다윗과 골리앗>을 읽으면서는 내가 아는 것이 아닌 내가 믿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리고 그 신념을 주변에 굴복하지 않고 결국엔 해 낸 성공담으로 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굽히지 않는 신념이 많은 부분에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주기에

 

 감동에서 끝나지 않고 뒤통수를 한대 맞는 느낌까지 있었다.

 

 -휘어지느니 부러지겠다! 비겁을 감추는 타협은 없다!

 

 난 적어도 잘못된 생각은 하지말자라는, 그렇기에 나름 정의와 정도에 가까운 생활을 한다라는 생각을 하기에

 그래도 그것이 가끔은 옳지 않을 수 있다라는 유연함도 갖고 있는 인간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이러한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제5장에 들어있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의사 '에밀 제이 프레이레이히', 제6장에 들어있는 작은 속임수에 대한 이야기나, 제8장 용서하는 실용적 전략 내용은 두고두고 읽으면서 나의 행동을 재점검 할 생각이다.

 

 그들은 각자 선의로 대의를 위해 대단히 용감했고 또 행동했다. 실의에 빠져 시간을 흘려 버리면서 그냥 지나칠 수 있었음에도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 실천은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한 만큼의 보람이 있을수 있었던것 만큼

 자신은 옳고 정의로운 행동이라 생각하며 했던 그것이 사실 꼭 그런것만은 아녔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옳다고 믿는 것은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그것의 위험성을 모르는바는 아니나,

 비겁과 게으름으로 타협하는 경우가 더 많다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하지만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우리의 정의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문을 닫아버리는 것에 불과할 때가 많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페이지 : 231 "제6장 물어뜯겨도 물러서지 않는다" 중에서

 

	" 대부분의 혁명은 우선 혁명 세력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멍청함과 잔인함이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페이지 : 244 "제7장 부당함 앞에서 부른 노래" 중에서

 

	권위를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질서 있게 행동하기를 원한다면 이는 무엇보다도 먼저, 권위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처신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이를 '정당성의 원칙'이라고 하며, 정당성은 세 가지 원칙에 바탕을 둔다. 우선, 권위를 따르도록 요청받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발언권이 있다는 생각, 다시 말해 그들이 목소리를 내면 상대는 들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둘째, 법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내일의 규칙이 오늘의 규칙과 대략 같은 것이라는 합리적인 예측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셋째, 권위는 공정해야 한다. 한 집단을 다른 집단과 차별 대우해서는 안 된다.
페이지 : 249 "제7장 부당함 앞에서 부른 노래" 중에서

 

	권력은 과도하게 사용하면 정당성의 문제를 낳고, 정당성이 없는 힘은 항복이 아닌 반항을 낳는다.
페이지 : 323 "제9장 엘라 계곡의 양치기를 만나라" 중에서

 

 책을 읽은지는 열흘이 넘었고 독서 모임을 갖은지는 일주일이 넘었으니 심장이 뒤고 뒤통수가 띵~ 했던 기분을 생생하게 전할 수가 없다. 사실 읽자마자 썼더라도 제대로 썼을지는 의문이지만.

 

 하여간 좋았던 이유는 아는 것에 대한 확인을 하는 차원이 아닌, 마음으로도 믿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흥분이 되었다가,

 그렇게 믿는 것에대하여 점검을 해봐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기에 무척 좋았다.

 

 남들은 다 알고 있을 수 있겠으나 중요한건 내가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배우고 쌓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