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는데 어재 독후감을 쓰지 않았다. 아마도 제대로 이해했다고 못했다고 생각했거나 혹은 생각을 정리하지 못해서 그랬던듯.

 

 1부는 주인공인 윈스턴에 대한 설명이 2부는 줄리아와의 사랑을 3부는 그들이 어떻게 몰락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시 읽으면서 영화 <이퀼리브리엄>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그건 다만 전체적인 분위기와 장치들만 그럴 뿐 책 속의 주인공인 윈스턴을 중심으로 보면 이야기의 흐름까지 그런 건 아니다. 하여간

 

 이 책을 예전에 읽었으나 이해가 잘 안된다는 아이의 말에 이 소설로 수업을 하기로했는데

 나와의 수업을 위해서 다시 읽으니 전체적인 이야기는 물론 세부적인 것도 잘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결국 텍스트를 이해하기위해선 누군가의 도움 보다는 스스로 제대로 읽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다시 한다.

 

 재미가 없거나 혹은 잘 모르겠는 이유는 대체로 그 대상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지 못했을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내용이야 누구나 다 알겠으니 나까지 덧붙일 필요는 없겠으니 뻔한 말을 그만할랜다.

 그런데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새롭게 머리에 꽂힌 단어가 있는데 "Duckspeak" 이다.

 

	자네도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오리말(duckspeak)이란 오리처럼 꽥꽥거린다는 뜻이지. 이건 두 가지의 상반된 뜻을 지닌 재미잇는 낱말 중의 하나로서 적에게 사용하면 비난이 되고, 뜻을 같이 하는 동지에게 사용하면 칭찬이 된다네.
페이지 : 79

 

 물론 읽으면서 지금의 우리 사회와 너무나도 비슷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텔레스크린이나 마이크로폰이나 유년대, 혹은 골드슈타인과 빅브라더, 이분간 증오, 이중사고 등....

 범죄예방을 빌미로 무작위로 사람들을 감시하는 CCTV와 편리한 소비를 빌미로 사생활을 노출하는 카드사용과 미래를 지배하기 위해 과거를 수시로 고치려드는 행태,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증오의 대상을 만들고, 내부로 똘똘 뭉치게하려고 공포의 대상을 만들고, 나이지고 있음에대한 환상을 실제라 믿게하려고 수시로 숫자를 통계라는 이름으로 들이대는 행위들...

 

 다시 읽으며서도 열받고 신음하게 했던 여러 행태들이 감탄을 자아내는 문장으로 나를 피끓게 했는데

 

 읽으지 한참 지나니 이제는 생각이 안으로 숨어들더니 duckspeak 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좀체 지워지지 않는다. 아마도 요즘 내가 나 자신을 머리는 없이 입만 떠들어대고 있다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아서 더 그런듯 하다. 생각없이 다른 사람의 말은 들을 생각을 하지않고 '꽥꽥'거리는 오리같다라는 생각이 말이다.

 

 그는 그가 살았던 1940년대에서 무엇을 보았기에 1984년을 그렇게 상상했을까.

 그렇게 될 것이다라는 예언자적인 확신 보다는 그렇게 될까봐 걱정을 하면서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썼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는 지금은 그의 상상을 확신시켜줄 뿐, 그리고 1984년보다 30년이 더 지난 지금은 더 심하다라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한다.

 

 하여간 답답하지만 그 인간성의 상실을 막을 방법을 그 또한 '사랑'이라고 한다.

 

	당신을 사랑 합니다.    그는 너무 놀란 나머지 파멸을 부를 지도 모를 그 종이쪽지를 기억통 속에 던져 넣는 것조차 잊고 있엇다. 아무리 궁금해도 그 쪽지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그는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 글이 정말 거기에 쓰여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페이지 : 153

 

 열렬한 당원인 줄리아를 보면서 수시로 죽이고 싶다라는, 불과 닷새 전만 해도 그는 그녀의 머리를 돌멩이로 후려칠 생각을 했었다.(P155) 는 그는 그녀의 그 쪽지를 보자마자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이 어찌 황당한 일이.

 

 정말 그 모든 것들의 해답은 오로지 하나이고 그건 사랑일까?

 

	다섯 개로 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페이지 : 351

 

 사람들 속에 있어도 제대로 속하지 못하고 외톨이가 된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저렇게 생각을 했었다.

 내 눈에 보이고 내가 느끼는 것 말고 남들처럼 보려고 노력해야한다라고 말이다. 다르게 보는 건 틀린 거고 내가 나도 모르게 특이해보이려고 그러는 걸 것이라며 나를 훈련시키려고 했었다. 그리고 아주 잠깐을 그렇게 되고 있다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 훈련으로 되겠나. 가끔은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결국엔 제자리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러니 어쩌냐. 그냥 생긴대로 살자라는 자조섞인 한탄만 남았다.

 

 읽으면서는 너무 우울해서 절망에도 빠졌고 멋진 문장에 감탄을 하고 속터지고 열도 받았으니

 결국엔 내 문제로 되돌아와서는 한참이 지난 책을 붙잡고 하소연이나 하고 있다.

 

 duckspeak!

 

요즘 나의 화두인데 한참을 괴롭힐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불길한예감은틀린적이없기에술을먹지말아야겠다라는다짐만반복한다